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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4724
    작성자 : 데이바이데이
    추천 : 17
    조회수 : 3680
    IP : 211.104.***.24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1/26 17:17:25
    http://todayhumor.com/?panic_84724 모바일
    [BGM] 철원에 있는 군대에서 겪었던 실화[스압]
    옵션
    • 펌글


    군대 있을 때, 실화입니다.
    강원도 철원 소재의 군부대에서 있었던 일 입니다.
    연대직할중대라 FEBA와 GOP를 주기적으로 번갈아가면서 생활을 했었습니다.
    FEBA는 연대본부에서 여러 타중대들과 함께 생활하여 부대규모가 컸고,
    GOP에 생활을 하게 되면, 우리 중대에서 1개 소대만 GOP 격오지에 투입되어 3개월 간 임무수행 후
    다음 소대와 교체하는 식으로 생활을 했었습니다.
    일은 제가 병장 시절에 GOP 격오지에 있을 때 발생했습니다.



    GOP소대가 위치한 주둔지는 철책근처가 아니라 철책에서 
    약 5~6km를 거리를 둔 후방이었습니다.
    GOP 지통실을 기준으로 지통실과 소대 사이에 낮은 능선을 두어 
    적의 직사화기로는 타격이
    불가능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낮은 산으로 둘러쌓인 소대격오지 
    근처에는 사람이 주둔하는 막사나 소초가 없었습니다.

    거의 고립상태인거죠.

    격오지 소초이다 보니 상황병은 많으면 세명, 보통 두명으로 
    격오지 생활하는 내내 반복되는 생활을 합니다.
    오전 상황병은 매일 오전만 서고, 오후는 오후만, 
    야간은 야간만 이렇게 말입니다. 
    사실 군대에서 야간 근무는 익숙한 사람에겐 꿀이죠.
    야간에 부대장 방문이라거나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대부분의 시간이 조용하고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잖아요.
    아침이 오면 근무취침하고 되도록이면 늦게 일어나서 소대장 눈치만 보면 
    하루 해가 또 저물어가는 생활의 반복
    저는 병장이 되기까지 상황 근무를 여러차례 경험해보았기에 
    격오지 상황근무야 말로 바라던 바였습니다.


    병장이 되어 GOP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짬이 안되서 근무는 근무대로 
    다서고 오후에 일과나 작업까지 도맡아하던


    오전 상황근무를 보았습니다.
    야간 근무를 서보니 참 좋았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안나는 부소대장이 당직을
    보던 날이면, 야식도 만들어 먹고 시간도 빨리가고 꿀 빤다면 빠는 그런 생활을 했었습니다.


    소대 막사의 병사들이 자는 곳은 일반적으로 군대라면 알고 있는 구막사처럼 복도를 중간으로
    양쪽에 평상이 길게 나있는 형태였고,
    막사 입구를 바로 들어서자마자 양쪽으로 소대장방과 부소대장방 2개가 있었습니다. 
    간부라고 각자의 방을 따로 둔 것 같은데 사실상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으로 소
    대장이나 부소대장이나 각자의 방에 짐이나 
    풀정도고 잠은 밖에서 병사들과 함께 자곤 했습니다.
    저희 소대뿐만 아니라 다른 소대들도 다들 그런다고 하더라구요.
    특히나 부소대장방은 더욱 안쓰는 방이었습니다.


    소대장방은 해뜨는 쪽에 창문이 나있고, 
    부소대장방은 그 반대편에 창이 나있어서 더욱 그늘지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여름에 선풍기 없어도 창문만 열면 서늘하고 
    어떨때는 이불까지 찾게 될정도로 시원했습니다.
    그렇게 여름날에 잠들기 좋은 방인데도, 
    부소대장방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었습니다.
    다른 소대 부소대장들도 방에서 자면 악몽을 꾼다
    거나 잠을 설치고, 가끔 가위까지 눌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부소대장은 약간 겁도 없는 편이고 그런걸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어서 GOP로 올라오고 나서
    저녁에 잘 때 부소대장방에서 잠을 자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소대장이 취침하는 날이었고, 소대장 야간당직 근무 때였습니다.


    소대장은 왜 이렇게 피곤하냐며 하품을 몇번 쩍쩍하더니 
    조금만 잘테니까 뭔일있으면 깨우라고 말하고
    병사들 자는 곳 옆에 누워 쪽잠에 들었습니다.
    혼자 근무를 서면 누구 눈치도 안봐도 되고, 
    짬으로 밀면 근무자들도 대충 휙휙 보낼 수 있기에
    느긋느긋 상황 근무를 섰습니다.


    그러다 결국 눈꺼풀이 천근만근이 되어
    소대장이 한말 그대로 탄약고 후임 근무자한테 말하고 저도 상황실에서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그렇게 한없이 졸다가 잠이 깰 즘이라 소리가 들린건지... 
    아니면 소리가 들려서 깬건지
    고양이 우는 소리가 많이 나길래 잠에서 스르륵 깼습니다.


    -야옹야옹


    잠에서 깨고, 

    정신을 차리려고 고개를 몇차례 흔들 때까지도 고양이 소리가 좀 들리다가 이내 사라졌습니다.
    어느 부대든 짬타이거는 거의 부대원이잖아요.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 새벽에 부소대장 방의 문이 열리고 부소대장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고양이가 왜 이렇게 울어대냐."


    러닝, 반바지 차림에 머리는 부스스하고 눈은 퀭한게 잠을 제대로 못잔 표정이었습니다.


    "아 저도 들었습니다."


    "거의 잠들기 직전부터 울어대서 깨고 아니 지금까지 울고 있더라. 
    어우 고양이가 발정이났나."


    그때 조금 의아했습니다.
    제가 완벽하게 기억을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래전부터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는 느낌은
    못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까? 근데 지금은 안나지 않습니까?"

    "어. 이제 좀 진정이 됐나보다야."



    저는 부소대장의 농담에 웃으며 그냥 시간 떼우기 위한 제 할 일을 하려했고,
    부소대장은 식당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와서 다시 자러 들어갔습니다.
    조금 졸아서 그런가 그 이후로 저는 더이상 잠을 안자고 뜬눈으로 그날 근무를 마쳤습니다.
    아침이 되어 소대장과 부소대장이 근무교대를 하고, 저도 다음 상황근무자에게
    인수인계를 하는데, 부소대장이 상황실로 오며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야 어제 그 우는 고양이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어떤 말입니까?"


    "또 자는데, 잘 땐 몰랐는데 그 이후에 몇 번 더 깼거든? 근데 와 그때도 계속 울더라."

    "어제 저 계속 안잤는데 고양이 우는 소리 안났지 말입니다."

    "아녀 고양이 계속 울었어."

    "아닙니다 진짜 고양이 안울었습니다. ㅋㅋ"



    부소대장은 고양이가 계속 울었다고 말했고 저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소리가 근무지 근처인 것 같은데 근무자들도 들었을 걸 분명히."

    "제가 못들은 것일 수도 있는데.. 아 근데 진짜 안 울었습니다."

    "내기할래?"


    부소대장은 근무시간표 쪽으로 가서 근무시간을 확인하고 자신이 고양이 소리를 들었을때
    근무를 했던 애들을 불러놓고 물어봤습니다.


    "야 니들 고양이 우는 소리 들었어 못들었어?"

    "고양이 말씀이심까? 넌 들었냐?"

    "못들었습니다."


    이등병이랑 근무를 섰던 상병이 뭣모르는 표정을 지었고, 
    이등병은 바짝한 차렷자세로
    대답했습니다. 아마 상병은 근무시간에 졸거나 잠들었겠죠.


    "이 새끼 근무 중에 쳐잤구만."


    부소대장이 금방 알아채고 상병을 갈궜고, 
    갈구느라 그 상황은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때 당시 부소대장이 27살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굉장히 어린 나이였네요.


    부소대장은 이미 결혼을 해서, 
    태어난지 얼마 안된 어린 여자아이까지 있었습니다.
    정말 초고속으로 결혼식을 치르고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상,병장일 때아이가 태어나, 
    아이 때문에 집에서도 전쟁터라는 농담을 듣곤 했습니다.
    GOP 격오지에 올라오면 GOP에 있는 2~3달 동안 GOP에 
    상주하고 주말에 어쩌다 한번씩 집에 가기 때문에,
    더욱 집에 마누라와 갓난아기가 항상 보고 싶다고 말하는 
    가정적이고 딸바보 부소대장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며칠간 부소대장은 부소대장방에서 잠을 잤는데, 
    계속 새벽에 깨고 잠을 쭉 못자더라구요.
    잠을 못자서인지 좀 신경 날카로운 듯 민감해지고, 
    고양이 울음 소리를 자주 말했습니다.
    저도 상황실에서 깜빡 졸거나 잠들면 종종 
    고양이 소리를 듣곤 한터라 그러려니 했는데
    저는 솔직히 잠귀가 어두운 편이라 부소대장이 민감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엔가 새벽에 함께 야간근무를 서다가 말하더라구요.


    "야 꿈 반복적으로 꾸면 이상한거지?"

    "꿈 말입니까?"

    "어 요즘 막 태어난지 얼마 안된것 같은 아기가 그냥 계속 우는 꿈을 꾸네. 
    내 딸내미랑 개월수 차이 얼마 안날 것 같은데..
    막 내 아이 같아서 꿈에서 안타까워서 안아주고 싶은데 다가가질 못한다."


    "그 꿈을 반복해서 꾼단 말씀이십니까? 
    이거 뭐 부대 전설이야기로 남는거 아닙니까 ㅋㅋ"



    농담조로 별신경 안쓰고 그냥 흘려 듣고 대답했는데, 
    그 때 상황이 상황실 창문으로 바깥에 새벽에 왠 안개냐 싶은게 쫙 깔려있어서 
    분위기 스산하고 약간 그냥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은 이질감?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부소대장이 계속 말하는데,


    "근데 그 꿈꾸고 잠에서 깨면 항상 고양이가 울고 있다. 
    고양이 우는 소리가 아기 우는 소리랑 똑같아서 그런 꿈꾸나.."



    그 때 이상하게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아기 울음 소리를 연관지어서 생각도 못했는데...
    그냥 그 이야기 듣는 순간에 그동안 들어왔던 고양이 울음소리가 
    아기 울음소리 같이 팍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 소름 돋았습니다 부소대장님."

    "그치, 근데 그게 무섭고 나발이고 꿈이 반복된다고... 아기가 우는 꿈."


    부소대장은 집에 있는 딸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닌지 
    그 새벽에 전화해본다고 그러고 나갔다 들어왔는데 다행히 아이는 이상없이 잘자고 있더랍니다.
    며칠 뒤에 주말에 부소대장이 집에 다녀오더니 딸아이 모빌 같은거를 가지고 오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그거를 부소대장 방에 달았습니다. 뭐 다른 사람들한텐 별말 안했구요.
    다른 애들도 뭐 부소대장님 그게 뭡니까 ㅋㅋ 하고 웃고 별신경 안쓰더라구요.
    저는 꿈 이야기를 들은터라 아 그래서 가지고 왔나? 
    생각이 들었고, 그것 때문이라면 되게 민감하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모빌을 달고 딱 그날 해가 깊게 저문 새벽이었어요.
    부소대장이 자다가 문을 벌컥 열었는데 약간 숨이 거칠고 식은 땀이 흐르더라구요.
    그리고 저한테 말했습니다.


    "야. 이거 보통 일 아닌 것 같다 진짜로. 나 미친거 아니다."


    소대장도 안보이는 곳에서 졸고 있고, 
    문이 진짜 벌컥 열려서 약간 놀란 맘에 부소대장 쳐다보고 있는데,
    부소대장 얼굴이 찌푸려진게 장난치는게 아니고 진지하더라구요.


    "야 방금 내가 꿈 꾼게 뭐냐면. 
    모빌 달았잖아 모빌 달고 잠을 잤는데 애기 울음소리가 또 나는거야.
    내가 모빌 달아줄정도면 얼마나 애가 안타까워서겠냐. 나 딸아이 같기도 하고, 
    이제 그만 울라고 애기 달래려고막 말도 걸고 있는데 
    창문쪽이 스산해서 쳐다봤는데 창문 밖에 
    어떤 소복 입은 젊은 여자가 옛날 사람으로 보이는데, 
    아이 우는 걸 쳐다보면서 같이 울고 있더라." 




    이 때 진짜 뒤통수부터 꽉하고 소름이 조여오는데 
    등을 타고 허벅지 종아리까지 소름이 퍼지는게 느껴졌습니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닌게 시발 야 내가 꿈에서 여자는 처음봐가지고 놀라고 엄청 당황스럽더라고
    근데 창문 밖에서 여자가 바라보기만하는줄 알았는데 창문으로 여자 손이 쑥들어와서 휘젓더라고 울면서...
    엄청 크게 울면서 나는 놀라서 뒤로 물러섰고...
    근데 방안으로는 못들어오고 손만 뻗어서 그런지 나한테도 안닿고 아기한테도 안닫더라."




    이 새벽에 창문 밖에서 손뻗어 마구 휘젓는 모르는 여자 모습을 생각하니까 
    소름이 안가시고 진짜 섬뜩해지더라구요.
    그냥 듣기만하면서 으어.. 으어 이런 신음으로 대답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귀신 믿는 편이라 막 부정도 안했거든요.



    "그 여자가 아기한테 손이 안닿으니까 고개를 확 돌려서 
    나를 정면으로 쳐다봤는데, 헉하고 진짜 숨막히게 무섭더라.
    잠은 안깨고 계속 울음소리 들리고 미치는 것 같은데 그 여자가 나보고."






    [아이가 추워서 우는데... 흑흑흑]

    [아이가 배가 고파 이렇게 우는데...흑흑흑]

    [장난감이 무슨 소용이야!!]



    와 진짜 부소대장이 저한테 마지막 조금 큰소리로 말하면서
     손 뻗는데 기절할 뻔 했습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서 고양이 우는 소리 느끼고 문 벌컥 열었다는 겁니다.
    그 때 저는 확신 합니다만 백프로 고양이 우는 소리 안들렸거든요. 
    부소대장 방과 상황실 정말 가깝습니다.
    부소대장은 작고 좁아서 창문에서 우는 소리 상황실에서 무조건 들립니다.
    근데 고양이소리를 부소대장이 확신하더라구요.
    안되겠다 보고를 하자. 부소대장이 결심한듯이 말했습니다.


    "근데 뭐라고 말합니까? 솔직히 믿어주겠습니까 소대장님이."

    "야이씨 다른 소대 부소대장들이랑도 이야기했어 다들 가위 눌려서 안자잖아 여기서."

    "맞습니다. 근데 그걸로 좀..."

    "아냐 이거 진짜 수상해."



    부소대장은 진짜로 다음 날 행보관한테 보고했고, 
    의외로 행보관이 수긍을 하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멍청한 놈들이라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말라고 
    개무시할줄 알았는데 알겠다고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부소대장은 그 방에서 다시 안잤습니다. 
    방 문은 거의 딱 닫아놓고 안들어갔구요.
    가끔 짐꺼내려고 문 열면 그냥 느낌이 싸하고 어두침침했습니다.
    며칠 안되어서 행보관님이 GOP로 올라왔고, 대낮에 제초작업 뭐 
    이런거 다 미루고 갑자기 부소대장 방을 뜯는 작업을 했습니다.


    저는 근무서고 근무취침인데 뭐 뜯고 부시고 
    옮기는 소리가 워낙크니까 잠 제대로 못자고
    결국 비몽사몽 끌려가 작업도 하는 둥 마는 둥 쉬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졸립고 귀찮아서 사람 안다니는 식당에 숨어서
    몰래 앉아있는데 남자들 우어어 하고 비명지르는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내무실 부소대장 가보니까 애들 막 우왕좌왕하고, 
    바닥은 공구리였는데 그게 꽤 깊게 패여있었고
    축축하고 단단한 흙속에 있었습니다.
    아기의 해골이.
    네 당연히 부대가 난리가 났습니다. 유해 발굴부대가 왔구요. 
    전 유해가 찾아지면 발굴해내는 건 금방인 줄 알았지만 아니더군요.
    주변 상태 꼼꼼히 체크하고, 한구 파내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렸어요.


    부드러운 붓 같은 도구로 여러번 훑어서 유해가 
    상하지 않도록 하는데 보통 일이 아니더라구요.
    그렇게 작은 아기의 몸이 차가운 땅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부대원 전체가 전부 다 놀랐습니다. 말도 안되는 초자연적인 일이 눈 앞에서 벌어졌으니까요. 
    각소대 부소대장들끼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이 그냥 기분 탓이 아니었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던 모양이었습니다.


    여느 이야기에 나오는 해피엔딩처럼, 
    다른 인원들은 이제 앞으로 이런일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저희 부소대장은 여전히 표정이 심각했습니다. 저도 물론 찝찝했구요.
    그 이유는, 아기를 쳐다보며 다가가지 못했던 아이의 엄마로 추정되는 여자였습니다.
    부소대장이 발굴부대 지휘자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옆에서 보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도 되지만, 
    벌어진 일이니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막사를 드러낸 이유도 이런저런 꿈을 꾸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소대가 소초를 드러내고 유해가 발굴된 상황에서 발굴
    부대가 호출된 것이기 때문에, 
    발굴부대 지휘자도 차분하게 부소대장의 말을 들어줬습니다.



    "꿈에 아이의 엄마가 아이에게 손을 뻗었고 닿지 못했습니다만... 
    그 여자가 서있던 곳이 바로 창가 근처입니다."



    좁은 부소대장방은 생각보다 커진 작업에 이미 거의다 무너져 있었습니다.
    그 쪽을 살펴보려면 벽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땅만 파보면 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작업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창가쪽 벽을 허물고, 땅을 파냈습니다.
    건물 바닥 기초공사를 할 때 충분히 땅을 깊고 넓게 파내고 
    다져올라오면서 시멘트로 바닥을 평탄화하잖아요?


    그 바닥 기초 공사를 할때 건물 바닥이 될 공간으로 확보되지 못한 공간.
    즉 땅을 파낸곳과 파내지 않는 곳 경계에 많이 훼손된 한구의 유해가 있었습니다.
    시멘트 벽을 사이에 두고 아이의 유해와 아기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시신이 분리가 된 것이죠.
    개인적인 추측으로 피난중에 폭발 공격으로 인해 엄마의 몸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날아가며 아이를 놓치게 되어 떨어지게 된 것 아닌가 합니다.



    뼈가 온전한 것이 아니라, 대체로 부러져 일반적인 사람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혼란스럽고 지옥이었을 그때를 상상하자니 끔찍했습니다. 
    죽어가는 엄마는 얼마나 슬펐을까 아이는 그때 죽지 않고 살아있었을까.
    그 시신 두구를 수습해서 격오지 뒷산에 나란히 묻어드렸습니다.


    지금도 그곳엔 저희 부대원이 관리하는 봉분 두 기가 있습니다. 
    한 기는 어른 봉분이지만, 다른 한 기는 작고 아담한 아기 봉분.
    부대원들 전통마냥 추석이나 명절엔 잊지 않고 음식을 드립니다.
    아 그리고 그 일 이후 저는 행보관님한테 물어봤었습니다. 
    근거없는 유해발굴 작업을 어떻게 망설임없이 진행시켰냐고.


    행보관님도 우리부대에 뼈가 굵었던 사람인데 그런 비슷한 꿈을 꾼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행보관이 짬밥이 안되던 시절엔 의견 개무시당했었고
     그때부터 거의 방을 쓰지 않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중대가 머무는 이곳 소초는 워낙 따로 동떨어져있고 
    야산에 둘러쌓여있어 고라니 멧돼지가 가끔 보입니다. 
    그것들 서로의 영역 때문에 짬타이거.. 
    그러니까 고양이가 없다고 하네요..
    지금도 생각하면 섬뜩합니다.
    제가 들었던 고양이 소리 아직도 선명합니다.



    아무래도 그건 아기의 울음 소리였겠죠?



    야옹~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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