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낙태죄 폐지 청원과 관련해 26일 내놓은 대답에 대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며 집회나 시위를 주도하는 중소 여성단체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성(性)과 재생산 포럼'의 기획위원이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의제행동센터장으로 있는 여성운동 활동가 나영 씨는 "청원은 낙태죄 폐지 요구를 한 것인데 청와대가 폐지 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이어 "현행법이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생명권 대 결정권의 구도에서 생명권을 제대로 안 보는 것을 지적한 부분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실제로 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사실상 답변이 될 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대책으로 내놓은 피임 교육, 상담, 입양 활성화, 실태조사 재개 등에 대해서도 회의적 전망이 나왔다.
나영 위원은 "피임 교육은 당연히 기본적으로 진행돼야 하고, 상담은 임신중절이 불법이라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며, 입양 활성화는 사실 낙태죄에 대한 대안으로 나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 '건강과 대안' 젠더건강팀의 이유림 연구자는 "실태조사가 필요한 지점도 있겠으나 지금은 법이 문제"라며 "그렇다면 법을 해결해야 하는데 법이 아닌 정책 등으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은 모순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헌법재판소도 낙태죄 위헌법률심판을 다루고 있어 새 공론장이 열릴 것"이라고 한 대목에 대해 "헌재와 정부는 독립 기관이고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나영 위원도 "실태조사가 딱히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며 "낙태죄의 문제가 많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실태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구용 자연유산 유도약으로 알려진 '미프진'의 신속한 도입을 촉구했다.
이 연구자는 "청와대 발표에 미프진 문제 언급이 없다"며 "정부가 확실히 의지를 갖출 수 있는 부분인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나영 센터장은 "미프진 복용은 굳이 수술을 통하지 않고 안전하게 임신 중절하는 방법으로, 도입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미프진 자체가 낙태죄가 없어져야 허용될 수 있는 거라 제대로 입장을 밝힐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및 자연유산 유도약 도입 청원에 대한 찬성이 20만건을 넘어서자 이날 공식 답변을 내놓고 임신중절 실태조사 재개 등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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