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묘가정 애묘인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아이였어요.
선천적으로 다리 하나가 기형인 아가였고,
눈도 못뜰 시절부터 병원에 들락달락하고
추운겨울 수건을 겹겹이 싸고 그래도 찬바람 들까봐
손난로는 점퍼 안쪽 호주머니에 넣고
가슴에 품고 병원에 다니며 참 고생 많이 했엇죠.
그러던 아이가 부쩍 잘뛰어놀고 잘 자라주어서
내심 참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한살쯤 되었을까요
아침에 일어나 어김없이 야옹이 화장실 치우려고
아가 ~ 화장실 치워야되니 저리로 가서 자야지
하고 살짝 밀었는데. 물컹 한게 아니라, 아가가 굳어있더라구요.
밤새 사후경직이 온 거에요.
전날까지 밥도 잘먹고 잘뛰어 놀았는데
외상도 전혀없고 너무너무 놀란 마음 슬픈마음에
어찌어찌 할지 모르게 반나절쯤 지난거 같습니다.
화장을 해야하나, 묻어줘야하나 좋아하는 박스에
담아놓고 한참을 고민하다
동네 뒷산에 묻어주자고 결심합니다
(알고보니 이게 불법이라네요...그치만 자기가 키우던 자식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릴 사람이 세상천지 어딧겟습니까...)
눈이 엄청 오는 날이 었어요.
이 날씨에 묻어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을 하며 멍하니 있다. 발걸음을 옮깁니다.
날씨 탓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정말 펑펑 쏟아지는 날씨.
그렇게 산 중턱즘에서 한참 눈을 치우고
그나마 말랑한 땅을 찾겠다고 해매이다
아가를 묻어줫습니다. 좋아하던 쥐돌이 하나.
좋아하던 수건 하나 덮어주고,
추운 날씨에 어쩌냐머 정말 꺼이꺼이 울고 있엇어요.
미안한 마음에 흙으로 못 덮겟더라구요..
그렇게 10분즘 그러고 있는데,
제 뒤편에 왠 길고양이 한마리가 그모습을 지켜보고 있더라구요.
인적도 없고, 눈오는 날씨인데 산 중턱에 있는 바위에 앉아서 저를 물끄러미 보고있는데,
아- 이제 그만 울고 내려가자는 얘기를 하는 것만 같더라구요.
"왜, 이제 그만하구 내려가자고 마중나왔니?" 하고 물었어요. 반쯤 미친 상태였거든요.
그 얘기를 햇더니 바위 아래로 내려가더니 뒤돌아서서 고개만 돌려 저를 보더라구요.
그래 가자가 하면서 눈물닦고 정리하고
일어서는거 보고 길고양이가 산을 내려 가기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뒤돌아보며 따라오는걸 보더라구요.
그렇게 등산로 입구까지 저를 마중(?)해주고 제가 한참 내려갈동안 그자리에 서있었어요.
그러더니 다시 산으로 올라갑디다.
인생 통틀어 가장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바로 그느낌?! 뭔소린지 모르겠네요.
상황 이해가 안가시면 죄송합니다. 필력 미아...
무튼 야옹이들도 영혼이 있어요!
야옹이계의 신선이나 저승사자같은 것도 있는거 같음...
제가 산에서 만났던 그 아이가 아마 저승사자나 차사쯤 됬지 않았을까요
우리 삼돌이 거기서는 네발로 폴짝폴짝 신나게 뛰어놀고 있지! 헝아도 나중에 따라갈께!!
마무리를
어케 해야대지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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