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의 게시판이 공개된 게 없습니다.
다만 지금 공지게시판인가 하는 상단의 게시판이 열려있고
그녀들의 댓글들 만이 유일한 정보의 습득 창구였습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 얻은 정보로는
1. 회원들이 '운영토론'이란 단어에 대해서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지금 내가 하는 말이 혹시 '운영토론'에 해당하는 말인지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습니다.
알고보니 '운영토론'과 '분란조장'은 가장 대표적인 여시의 강퇴 사유였더군요.
여시에서 '운영토론=정치참여'와 같고, '분란조장=국가보안법'과 같아 보였습니다.
2. 그녀들의 조직은 마치 전시 상황의 군대조직처럼 완벽한 상명하복을
유지하고 있었고, 일반회원들은 중간보스에게, 중간보스는 큰보스에게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3. 이런 느낌은 DC사람들이 김유식씨에게 향하는 애정(?)과도 좀 달랐고
다른 어떤 커뮤니티에서 느낄 수 없었던 - 그나마 근접한 건 조지오웰의 1984의 빅브라더 정도랄까요.
MLBPARK에 한국야구 게시판에 보면 응원하는 팀과 자신을 혼동하는 열혈팬을
비꼬는 말로 '팀아일체'라는 단어가 있는데.... '여시=운영자=자아일체'라고나 할까요.
4. 오래보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특이한 커뮤니티 였습니다. 특히나 이들이 지난 몇 년동안
시국사건과 여권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던 민주주의 수호를 강조하던 집단이었던 걸 감안하면
그녀들의 주눅듬, 자기검열, 집단과 자아를 분리못하는 습관, 심지어 4만명이 넘는 대규모의 실정법 위반까지.
5. 이해 할 수 없는 건 그녀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성폭력적인 글과 사진, 동영상을 왜
자신들의 열혈회원에게 서로 나눔을 할 장소를 위법인줄 알면서 마련했던 걸까요?
40명도 아닌 4만명 이상이 움직이는데 그게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아니면 이 조직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들켜도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같은 마음이었을까요?
제 짐작으로는 "우린 굳건한 조직이기 때문에 들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유아틱한 운영자 + "들켜도 어쩔 수 없어. 여시의 동력은 탑씨다" 라는 약간의 자포자기가 섞인 결정이지 싶었습니다.
( 반성문이나 기타 공지, 여지의 운영규칙을 읽어보니 "유아틱"쪽에 더 큰표를 던지고 싶기는 합니다.)
6. 마지막으로 그녀들의 몇 백개의 걸친 사과댓글을 보면서 뭔가 사춘기없이 그냥 커버린
여중생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상당히 묘하게도 (자주 비교대상이 되는 ) 일간베스트 회원들의
자아성찰이 마비된 중학생들 같다는 느낌과도 연결이 되더군요. 둘 다 몸은 커졌지만
다른 건 거의 성장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단 같았습니다.
학교일진이 각급 학급의 일진을 지휘하고, 그 중간 일진들이 나머지 학생들을 착취하는 구조의
커다란 여자중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을 이끌고 가기 위한 '당근'으로 '탑씨'라는
금지된 공간에 입장권을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명목적으로 60만이 넘는다고 했지만 아마도 들추어보면 탑씨에 입장을 허락받은 45,000명 정도가
액티브한 유저가 아닐까 봅니다.
* 주변에 혹시 회원이 있으면 아이디 빌려서 들어가 볼까 했는데... 댓글들을 보니 흥미도가
떨어져서 포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