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유라는 프로그램의 논란아닌 논란(?)을 보면서,
이제 30대를 바라보는 나이에서 내가 살아오고, 겪었던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잊고 살던, 기억도 하기 싫던 의무 중고등교육과정 6년의 시간이 되살아 난김에 썰을좀 풀고 싶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때 지방에서도 시골에서, 지방의 대단지의 도심으로 이사를 했었다.
지방인데도 시골에서 왔다고 촌놈이라고 왕따를 당했다.
아마 내 세대가 왕따 1세대 였을거다.
티비에서 왕따랍시고 떠들어대고 피씨방이 생기고 인터넷이 보급되니까, 철없는 아이들이
더 '왕따'라는걸 유행처럼 따라하기 시작했고, 가장 좋은 타겟이 시골에서 온 시커먼 키작은 나였지 뭐.
보통 교실에 창문쪽에 중간에 시계달린 기둥에 밑에 끌려가서 웅크려서 밟혀도 보고
저녁에 학원갔다가 나오는데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끌려가서 상가에서 훔쳐온 계란으로 떡처럼 맞아도 보고 ㅋㅋ
화장실 가려고 복도를 걸어가는데 뒤에서 따라와서 걷는 다리에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는건 뭐 너무 자주 있어서
가끔 낌새가 나서 다리에 힘을주고 버티면 뒤통수를 때리면서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고 ..
초등학교 들어갈때부터 검도를 배운것도 있고 시골에서 뛰어다니면서 자라서
사람이라는게 무섭다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이 무섭다 라는걸 느껴봤었다
중학교 올라가도 아파트 대단지는 학교가 다 붙어있고 다 거기서 거긴지라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것도 없었고 아니 오히려 처음 들어가본 중학교는 선배라는것들때문에 공포심이 어마어마 했지
특히 일진이랍시고 깝치는애들이 더 무서웠던게 선배들이랑 친하다고 함부러 반항도 못하고 ..
운동을 꽤 오래했는데-대회나가서 수상도 몇번하고- 키가 작아서, 키순으로 매기던 번호가 항상 한자리 때 였으니까. 더 맞고 삥뜯기고.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는 없었던 괴롭힘이 었다는게 제일 괴로웠던것 같다.
단지 전학와서 기존의 무리에 속해있었던 사람이 아니라는게 이유였고,
더 재밌던건 그 어린새x들도 꼴에 자존심? 자존감? 양심?
이딴게 있어서 있지도않은 변명과 정당성, 대의 명분. 구실을 만들어 댔지
예를들면 뭐 체육시간에 평가 시험?같은걸 하면 운동을오래해서 이런건 잘했으니까. 내가 학교에서 잘나가는애보다 성적이 항상 좋았는데
그걸가지고 비겁하게 했네 뭐 정당하지 않았다 선생이 편애했다 이런 말같잖은??
진짜 거지 같았던게 , 나중에 사회생활하면서도 비슷한걸 많이 봤는데
명분을 구실로 일을 하는게 아니라 일을 벌리고 그걸 수습하기위해서 명분을 찾고 변명을 찾고.
왕따 패턴도 항상 그런식이었던것 같다.
그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제 일진들도 양심의 가책을 못느끼게 되더라???
그럼 그때부터 즐거운 게임이 되는거지. 지루한 학교생활의 하나의 여흥거리가 되는거고.
그나마 나는 다행이었던게 왕따 생활이 2년으로 끝났다는거?
중1 여름방학때 성적표가 나왔는데, 그때는 등수는 안나오고 실업계 인문계 기준을 알수 있게 전체 퍼센테이지는 알려줬는데
난 상위 70%였다
아직도 생각나는 영어점수 43점 ... ㅋㅋ
초등학교6년을 올 수만 받았는데...아니 대부분 수.....거짓말은 못하겠네 ...
어쨋든 시험성적과 점수때문에 자녀 학업을 위해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부모님은 매질을 해댔고
거기에 반항아닌 반항을 했다. 애들이 때려서 학교다니기 싫다고 공부하기 싫다고 아빠한테 울면서 불쌍한척...이게 그당시 최대의 반항이었다..
근데 아버지가 하는 말씀이 더 가관...
'맞고 다녀서 학교 불려오게 하지말고, 차라리 때려서 학교 불려오게 해라'
고작 중학생애들이 친구랑 치고박고 싸울수 있는건 당연한거고 공부도 못하는 새x가 그럴꺼면 차라리 이기기라도 하라고....
안그래도 참고 있었는데
부모님도 내편을 안들어준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고 욱해버려서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를 갔을때 사고를 쳐버렸다.
괴롭히던 제일 잘나가는 일진이 개학 맞이 삥을 뜯으려고 하길래 이제 못주니까 건들지 마라고 한마디 날렸다.
속으론 엄청 떨렸지. 내가 뭐라고. 시골에서 올라온 촌놈이.
근데 제일 싸움 잘하는 그 일진이 오늘 학교 끝나고 아파트 사이에 있는 놀이터겸 공원같은 곳으로 나오라고 통보를 했다.
아 진짜 내가 뭔짓을 한거지 라는 생각도 들고, 손도 막 떨리고, 무섭고,
그와중에 점심시간에
우리는 급식을 했기때문에 전교생이 밥을먹을때 얼굴을 한번씩은 거쳐가는데, 그때다른반이나 윗학급 여자 선배들 보면서 설레..
아무튼 밥을 먹을때 선배들부터 소위 논다는 일진들은 한번씩 다 나를 다녀갔다.
니가 걔 냐 뭐 배짱 좋네 오늘 재밌겠네 지렁이가 꿈틀꿈틀 밥먹고 있네 최후의 만찬인데 맛있게 먹어라 등등
뭐 쌍욕을 포함한 단어도 많았지만 참 욕을 많이 먹어서 밥이 밥이 아니었고
군대서 훈련갔다가 거름냄새나는 풀숲에서 살기위해 먹던 그때보다 더 서글펐던 식사시간이었다.
3시쯤 수업이 다끝나고, 도살장 끌려가는 개처럼 질질 끌려갔는데
일진과 마주보고, 수많은 일진패거리와 선배들이 빙 둘러싸서, 아 이제 죽도록 맞는 시간만 남았구나. 라는 생각만들고
앞에서 현란한 스텝을 밟으면서 욕설+조롱 으로 까불거리고 있는 일진이랑 그앞에서 가만히 땅만보고 서있는 나..
갑자기 옆에 일진선배(?)가 시~작! 이라고 소리지르니 일진이 현란한 스텝으로 점점 다가 왔다.
이제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 일진이 주먹을 슉슉 내지르는데
한대도 맞지 않았다.
아니 한대도 맞지 않았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피해졌다.
아무리 중1이라지만 운동을 5년이상 해왔는데..
한대도 안맞으니까 약이 올랐는지 일진이 몸으로 달려들었는데 그것마저 피해 버리자 스텝이 꼬여서 지풀에 혼자 넘어졌다
자신감이 붙은 나는 넘어진 일진 위로 올라타서 한손으로 목을잡고 한손으로 때릴 자세를 취했는데
차마 때리지를 못하겠더라.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때리고 난후의 뒷일이 영화처럼 머릿속에서 상상이 되었고 왕따인 내가 때렸다가는 저 수많은 일진 패거리들이
나를 무참히 짓밟을것만 같았다.
일진과 내가 숨이 어느정도 고를수있을 만큼의 정적이 지나고
한참을 일진을 바라보다가 겁이 많은나는 그대로 일어서서 집으로 도망쳐버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뒤에서 일진 패거리들이 뭐라뭐라 하는 소리가 들린것 같기도 했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냥 너무 무서웠고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 뿐이었다.
일하면서 중간중간 기억나는대로 쓰다보니 길어지기도 하고 생각보다 지루하네요
반응좋으면 내일 또 후속편 계속 쓰겠습니다.~~~~
긴 연휴에 오늘 하루 다들 힘드셨을텐데 좋은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