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시 게지 4호씨,
난 당신 얼굴도 모르고 말 한번 섞어보지도 못한 쌩판 타인인 오징어지만,
어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여시들중 다른 누구보다도 떨고있을 당신에게 해주고싶은 말이 있어
아마도 스르륵 사태가 불거지고 당신에게 많은 설득과 회유가 쏟아졌을거야
공동체를 위해, 대의를 위해, 모두를 지키기 위해, 당신에게 쏟아진 말들은
당신을 여시의 수호자로 치켜세울정도로 비장하고 달콤했을거야
하지만 그 속에 들어찬건 맹독이라고 봐야해
당신이 왜 아직도 움직이지 못하는지 이해해
등업하기가 그리도 힘들다는 여시에서 당신은 60만 회원중에 열명도 안되는 게지자리까지 올랐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당신이 여시에 쏟아부은 열정, 그 시간동안 여시와 쌓아온 추억,
그리고 당신에게 여시 게지라는 자리를 허락한 대빵에 대한 무한한 감사와 애정.
처음엔 고작 비밀 게시판 문제 하나 책임지고 혼자 욕먹는것쯤은 비할 바가 아니라 생각했겠지
그런데 지금은 어때?? 아직도 그때와 같은 생각이야??
당신은 아직도 그 공동체가 맹목적으로 충성할 가치가 있어보여??
그 게시판이 열릴땐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축제처럼 즐겼으면서,
막상 사건이 터지니 모두가 '거기가 그런데였어??' '너희의 일탈이었어??' 라며 선을 긋기 시작했지
당신이 그토록 충성한 대빵은 당신과 일부 4만명을 버림패로 본진 지키기에 들어갔어
아군의 성문은 굳게 닫혔고 당신들을 절대 들여보내지 않을거야
(난 사태 수습을 위해서라며 대빵이 탑씨 4만명을 모두 부털시킨대도 놀라지않을거야)
당신들의 메일 몇통에 운영 관리도 없이 호스팅 서버를 내줬던 그 회사는 이미 희생양들을 타겟팅했고,
자료 유출은 고소해준다며 든든한 아군으로 보였던 그 법무팀은 희생양들의 영혼까지 갈아마셔버릴거야
그러니 당신도, 함께 일탈했다는 그 일부 회원들도 무사히 넘어가진 못할거야
그리고 지금 가장 큰 위기에 빠진건 여시도 대빵도 아닌 당신이야
일탈했다는 회원들은 개인의 잘잘못만 책임지면 돼
여시야 이번 사건을 해명 하든말든 커뮤니티 자체가 붕괴되지 않음 알아서 굴러갈거야
대빵은 여시의 운영자지 탑씨 소모임의 운영자는 아니야
하지만 당신은??
그 소모임의 불법적이고 음란한 행동들을 단속했어야할 공식적 운영자였고
따라서 당신이 탑씨 사태의 총 책임자인거야 그것도 개인 회원들처럼 책임을 회피할 방법도 없는
이게 무슨 의미인지,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이미 여러 전문가분들이 설명해주셨으니 넘어가자
하지만 당신, 정말 괜찮겠어??
이젠 나 하나 웹상에서 욕먹는걸로 끝날 문제가 아니야
당신이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쓰느냐 마느냐의 문제야
온라인 인생이 아닌 현실 인생이 지옥이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야
아직도 이번 사태에 깊숙히 얽힌 여러 사람들이 당신에게 우리가 힘이 되어주겠다고 붙들고있을거야
랜선으로 말이지
게지 4호야
인생은 랜선에서 펼쳐지는게 아냐
마지막으로 이것만 기억해줘
성모씨도 수십억 뿌려가며 로비했지만
결국 자살 당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