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자극적인가요? 한문장으로 표현하기가 힘들어서 일단 그렇게 적었는데요.. 특정 글 보다보니까 차별받고 자란 입장에서 짜증도 나고, 눈물도 나고 해서 적어보려고요.
전 누나고, 나이차이가 좀 나는 남동생이 있어요.
남동생은 어릴때부터 몸이 약하게 태어났고, 저랑은 나이차이도 나니까 저는, 어린시절부터 쭉 누나였어요.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야 하는 자식이 아닌, 몸 약한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누나요.
참고로, 저희집 못사는집 아니에요. 저 초등학교때까진 가정부도 썼었고, 지금도 못살진 않아요.
혹시 집이 못살아서 아끼려고 했던거다 하는말 나올까봐 사족인 것 같아도 미리 붙여요.
안아픈 손가락이었던 저와 같은 모습으로 자란 분들 고게에도 많으실거에요.
아들은 절대 손에 물묻히면 안되고 부엌엔 들어가서도 안된다고 키우신 친할머니 밑에서 자란 아버지와
몸약한 아들을 끔찍히 아끼는 어머니 사이에서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집안일과 설거지, 동생 밥해주는걸 강요받았습니다.
맞벌이하시던 부모님이 집에오셔서 동생이 배고프다하면 제가 혼났죠. 동생 밥도 안챙겨줬다고.
성인이 된 지금도, 동생도 성인이지만 동생에겐 지금도 전혀 집안일은 안시키세요.
같이 밥먹고 있을때도 저에게만 빨래 널어라, 설거지 해라 하시고요.
물론 저 절대 안해요. 멋도 모르는 어릴땐 했죠. 지금은 집에서 나보다 더 많이 노는 동생한테나 시키시라고 하고
그다음에 '너는 누나가 되어서~' 로 시작되는 비난은 귀닫고 안들어요.
얼마전엔 남동생이 지 손으로 밥을 했다고 그렇게 칭찬하시더라고요.
밥하는거 어렵지 않았냐, 어떻게 밥을 다했냐, 그리고 결론은 누나는 밥안해주고 뭐했냐..
어쩌다가 제가 쉬는날에 집에 있으면 그렇게 빨래해라 밥먹었으면 설거지좀 해라 닥달하면서
매일 집에서 게임하고 놀고있는 동생에겐 그런말 단한번도 하신적 없습니다.
저는.. 확실한 기억으로는 중학생 이후론 생일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없어요. 초등학교때의 생일은 기억이 잘 안나고요.
늘 저에겐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생일선물을 준다고 하셨죠. 전교 한자리 등수까지 해도, 더 좋은 성적을 받아야 준다고요...
전교 1등을 한번도 해본적은 없어서, 결과적으론 선물을 받아본적 없네요.
동생은 고등학생때까지 매년 비싼선물 많이 받았죠. 딱히 생일이 아니더라도요.
컴퓨터면 컴퓨터,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온갖 게임기들, 갖고싶다는거는 다요.
동생성적은 늘 하위권이었지만, 10과목중에 9과목이 50점 이하고 1과목이 80점대면 잘한과목 칭찬해주고
10과목중에 9과목이 90점대고 한과목이 80점대면 들들볶이고 혼나고 밥도 제대로 못먹던 저는, 늘 억울했어요.
그런성적 받고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그런말도 들어봤고요.
기대치의 차이라는 변명은 더이상 듣고싶지 않아요.
이틀 이상 쉬는날에는 무조건 친구들이랑 약속 잔뜩 잡고 밤 12시 다되야 들어와요.
여자애가 밤늦게까지 나돌아다닌다고 뭘 그렇게 놀러다니는걸 좋아하냐고 하는데
밖에서 노는게 좋은게 아니라 집에 있는게 싫은거에요.
왜 집안사정 힘든건 나만 알고있고, 나한테만 털어놓고
왜 동생은 그런거 모르고 하고싶은거 다하고 받고싶은거 다 받으면서 풍족하게 사나요.
그런데 차별중에도 제일 치사하고 비참하게 느껴질때가 언젠줄 아세요?
먹는걸로 차별받을때에요.
동생이 집에 없을 때 뭔가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늘 동생 몫을 남겨야 했어요.
그건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제가 없을 때 가족끼리 맛있는거 먹으면 제몫은 없어요. 동생이 다 먹죠.
몇번 짜증도 부렸어요. 왜 맨날 나없을때만 맛있는거 먹고, 나한텐 동생몫 남기라고 하면서 내몫은 맨날 없냐고요.
그럼 사람 진짜 치사하고 비참하게, 너는 누나가 되어서 먹을거가지고 동생한테 질투하냐고 해요.
너는 누나니까, 맛있는걸 먹어도 동생을 챙겨야 하니 남겨둬야 하고요...
그 맛있는게 조금밖에 없을 때에는 너는 맛만 보고 동생이 배를 채워야 하니 많이 먹으면 안되고요.
저 없이는 동생이랑 셋이 외식 자주 하시면서 동생없이 셋이 해본적은, 동생이 안간다고 했을때 딱 한번 빼고 없네요.
왜 나만 빼고 외식했어? 라고 물어보면 너는 친구들이랑 밖에서 맛있는거 자주 사먹잖아, 라고 하시고요.
어릴때, 초등학교땐가 중학교떈가.. 너무 배가고파서 냉장고에서 두부를 꺼내서 먹은적이 있었어요.
다먹은것도 아니었고 반정도 잘라먹고 반은 봉지에 싸서 넣어놨었죠..
저녁때 돌아오신 엄마한테 혼났어요. 냉장고에 있는거, 물어보지도 않고 함부로 꺼내먹었다고요.
나중에 엄마가 요리할때 쓰려고 사둔건데 니맘대로 먹으면 어떻게하냐고요.
다음부턴 뭐 먹기전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먹으라고요...
지금도 생각나요. 그뒤로 배가 너무고파서 혼자 몰래 참치캔같은거 까서 먹을때면,
다 먹고 캔을 밖에다가 버리고 왔었어요. 그것도 참치캔이 많을때만 한번씩 먹고...
캔이 많으면 내가 하나 먹어도, 빈 캔이 집에 있지 않은 이상 모를테니까요.
그게 어린마음에 너무 상처로 남았는지 저는 지금도 냉장고에 있는거 함부로 안먹어요. 아니, 못먹어요.
무의식중에 이거 먹어도 되나... 그냥 먹지 말자, 하고 라면같은거나 먹어요.
그냥 사실 집에서 뭘 잘 안먹어요. 나가서 먹거나 사다먹거나...
아니면 엄마한테 물어보고 먹거나.. 아님 해서 먹으라고 한것만 먹거나..
제가 뭐 먹을때마다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얼마전엔 엄마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그냥 냉장고에 있는거 아무거나 꺼내 먹으면 되지 왜 일일히 물어보고 먹냐고요...
부모님한테 차별하지 말라고 짜증도 많이 냈고 좋게 얘기도 해봤어요.
근데 언제나 돌아오는 답은 같아요. 너의 피해망상이다 혹은,
너는 동생보다 몇년이나 빨리 태어나서 사랑을 독차지한 시절도 있어놓고
동생한테 질투나 하냐고 되려 저한테 화내고 들으려고도 안하세요.
몇년, 기억도 안나는 아주 어린시절 몇년 혼자 사랑받았기 때문에
그뒤로 20년이 넘는 시절을 차별받는게 정당한 이유가 되나요?
아무리 대화를 해보려 해도 늘 제가 나쁜년이고, 동생 배려할줄은 모르는 주제에 질투나 하고,
차별받고 자랐다는 피해망상에나 사로잡힌 이기적인 딸일 뿐이에요.
오유 말고 다른 싸이트에서도 차별관련 한탄글 보면 댓글에 꼭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해라,
강하게 나가라, 짜증내고 뒤엎으면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 라고 하는 사람 꼭 있는데요,
그건 사랑받고 자란 자식이나 가능한거지 차별받은 자식한텐 택도없는 말이에요.
이해할수 없다고요? 이해 못하겠죠. 겪어본적 없고 앞으로도 겪을리 없는 일을 어떻게 이해해요.
해달라면 다해주고, 이미 어릴때부터 원하는거 다 하고 다 받고 자란 자식이, 차별받은 자식을 어떻게 이해해요.
부모님한테 해달라 했을때 다 받아낸 자식이, 해달라 했을때 거절만 당하는 자식을 어떻게 이해해요.
차별했다고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 부모님을 보면
저는.. 애 하나만 낳으려고요. 나도모르게 차별하고 키우면 어떻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