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내무부 장관 로날트 플라스터르크는 국회에 서한을 보내 특정 정부 조직을 위해 일하는 '국가 행위자'(state actors)들이 "네덜란드의 정치적 결정이나 여론에 영향을 끼쳐 이득을 취하려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행위자란 이 같은 의도와 실행 능력을 모두 갖춘 이를 뜻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기존 선거에서 소지역 단위는 수작업으로, 대규모 지역 단위와 전국 단위에서는 전자 시스템으로 각각 개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RTL 방송은 지난달 30일 전문가와 심층 조사결과를 인용해 네덜란드가 2009년부터 사용해온 투표 집계 소프트웨어가 손쉽게 해킹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현재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선거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선제조치 차원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는 약 1천260만 명의 네덜란드 유권자가 붉은 연필로 종이 투표용지에 표기하고, 각 선거구에서 이 투표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센 뒤 개표결과를 국가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게 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를 포함한 외부 세력이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네덜란드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 정보기관은 지난해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하는 등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발표했다.
플라스터르크 장관은 RTL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선거에서 우리는 구식이지만 좋은 펜과 종이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네덜란드에서는 '반(反)난민' 기치를 내건 극우파 포퓰리스트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자유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개월째 선두를 달리고 있어 '해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상황이다.
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이번 총선에서 27∼31석을 얻어 최대 정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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