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무렵, 도호쿠의 어느 현으로 여행을 갔었다.
가는 김에 거기 사는 먼 친척 분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
꽤 시골 마을이었는데, 거기서 사촌 자매 부부와 아이들, 그리고 사돈댁 부모님이 같이 살고 있었다.
나는 결혼식 이후로 처음 뵙는 거라 깍듯이 인사를 드렸다.
마침 사돈 어르신과 내 취미가 열대어 기르기로 같아,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꽤 허물 없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도중, 밭에서 뭐라도 좀 뜯어오겠다고 하시기에 나도 도우려 따라가 나갔다.
낫을 든 어르신과 집 뒤편 밭으로 걸어간다.
도중, 작은 오두막 앞에서 어르신은 [잠깐만 기다려주게.] 라고 말하고 오두막을 들여다 봤다.
나도 뒤에서 슬쩍 살피니, 큰 골판지 상자에 헌옷이 깔려 있고, 갈색 개가 들어 앉아 있었다.
주변에는 갈색의 쬐끄만한 것들이 세마리, 꼬물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강아지인 것 같았다.
[태어났구만~]
어르신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 사이, 어미개가 한 번 크게 짖더니 강아지가 또 한 마리 태어났다.
이번 강아지는 몸이 검고, 머리만 핑크색이랄까, 갈색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그 녀석은 어미개를 혀로 핥으며 우리 쪽을 봤다.
어...?
얼굴이 개가 아니다.
머리털이 없는 사람 같은 얼굴이었다.
[산...]
그 강아지가 첫 울음을 마치기 전, 어르신은 그걸 손으로 잡고 낫으로 목을 베어버렸다.
사람 얼굴을 한 강아지는 그대로 숨을 거뒀다.
나는 놀라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어르신은 [저런 건 살려두면 안 되지.] 라고 말하며, 그대로 밭에 가 쓰레기를 태우는 드럼통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는 불을 붙여 강아지 시체를 태워버렸다.
어르신은 [미안하네. 집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주게.] 라고 당부했다.
나는 아무 것도 묻지 못하고 채소를 뜯어 돌아왔다.
그 후에는 평범하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채소를 선물로 받은 후 돌아왔다.
그 강아지는 단순한 기형이었으리라 믿고 싶다.
하지만 그 때 강아지는 뭘 말하려던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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