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가입하고 글을 쓰게 되네요. 저와 같이 군생활하시면서 귀신을 본 분들이 많으시네요.
언제나 이 맘 때쯤이면 그 때 경험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제 경우 10월의 어느 날 근무를 서면서 겪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펼쳐보려합니다.
인생 3재(재능, 재미, 재수)가 없는 놈인지라 글 솜씨 없고 재미 없어도 이해해주세요 ㅋ;
편의상 반말과 글에 약간의 사실적인 느낌을 살리고저 욕설이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해주시면서 양해바랍니다.
군대 전역한지 어느 덧 13년이란 세월이 흘렀구나 언제나 10월 달만 되면 어김없이 그날의 추억이 떠오른다.
귀신을 직접 목격하게 되었던 그 때를...
때는 10월 중반쯤 이었던거 같다. 이제 상병 6호봉이었던가 짬이 좀 되는데 꼬인 4월 군번이라 아직도 일병같은 느낌이다 ㅋ
이곳은 그 유명한 12사단..." 인제오면 언제오나 그래도 양구보단 나으리..." 이런 말 한 번 쯤 흘려들어 봤을 것이다. 아니면 말구 ㅋ
우리 연대는 내가 첨 연대대기 할 때 사고가 많이 터져서 전방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ㄷㄷ 그래서 전방에 투입되는 대신 많은 훈련과 작업
그리고 부대 경계근무가 주였던지라 특별할게 별루 없다...
는 개뿔 아주 군생활 나름 버라이어티하게 보고 듣고 경험하게 되었던 것이 었으니 삼천포로 빠지는거 같은데 각설하고
대대에서 한개 중대가 따로 선점중대라고 해서 aop가 있는 군 시설인데 거창한거 같지만 걍 한개 중대가 생활하는 시설이라고 보면 된다
연대에서 순찰도 오고 가끔 사단장님이 오시는 ㄷㄷ 아마 12사 나온 분들 중에 진부령 스키장하면 다 감 잡으실거다 ㅋㅋㅋ
바로 그곳에서 생활하다가 우연찮게?! 겪게 된 일이였으니 때는 앞에 말한 10월달 쯤 이었다 그 곳에서 생활하는 중 여전히 훈련과 작업
그리고 근무의 연속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부대내가 어수선해지는 일이 벌어졌는데...
3소대 7월 군번이던 후임이 있었는데 귀신을 봤다는 거였다 무슨 근무서는 와중에 막사를 따라가는 길(위병소로 이어져 있다)이 있는데 그 길로 뭔가 검은 봉지 같은
물체가 자기들 쪽으로 오는 거 같아서 자세히 보는데 검은 사람 머리가 날아 왔다나...
우린 다 같이 그 놈을 비웃었다
나: "미친 졸았네ㅋㅋㅋ 지가 졸다가 헛 것보고 귀신 봤다고 구라를 치네 안 그냐? ㅋㅋㅋ"
후임들: "그러게 말입니다 귀신이 어딨다고 졸았지 말입니다 ㅋㅋㅋ"
평소 하는 행동으로 봐서 우린 결코 그 놈을 믿을 수 없었다 하도 빠져가지고 오죽하면 상병달고 부사수를 하랴 ㅋㅋㅋ
그런데 그 와중에 윗 고참들이 한 말이 떠올랐다 예전에 위병소(사실 위병소라고 하기엔 뭣하고 2인 1조로 부대 입구에서 작은 콘크리트 호에서 근무서는게 다임)에서 근무서는 자기 고참들이 검은 사람이 나타나서 수하를 했는데 도망갔다더라 혹은 근무 중에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더라
부대내 야외화장실 내지 쓰레기 소각장(실제 소각은 안하고 분리수거하는 곳임)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등의 말들에 대해서... 첨 이곳에 왔을때 이등병
일병때 들었었다 하지만 심심해서 공포 조성해서 놀려먹으려는 수작인 줄 알았지 경청하는 척만 하고 믿진 않았다
그런데 우리 소대 김뽀(시설관리병을 이렇게 불렀음 ㅋ)가 저녁에 물을 틀러가는데(수도시설을 작동하는 시설이 밖에 있었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음 기억이 가물가물함) 나오는데 "병신아" 이런 소릴 들었다고 했다 우린 김뽀의 얼굴을 한참보다가 모두 다 비웃어줌
나와 후임들: "야 넌 또 왜그러냐? ㅋㅋㅋㅋㅋ"
"에이 김뽀 어디 아파?! ㅋㅋ"
"김xx일병님 장난치지 마십시요 ㅋㅋ"
김뽀: "정말 들었습니다 정말 들었는데...;;"
당황하다가 작업하러 가는 김뽀를 보면서 난 후임들과 수근수근 거렸다
나: "와 행보관 너무하네 얘를 얼마나 혹사시키면 헛소릴 듣냐 그래 ㅋ"
후임: "그러게 말입니다 불쌍합니다 ㅋㅋ"
애꿎은 행보관을 씹으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드디어 우리 소대가 근무를 설 차례였다 머 평소와 다름 없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별 거 없었는데
마침 내가 근무를 설 차례가 온 것이다 날씨는 이미 밤이 되어 서늘해졌으므로 우린 야상을 착용하고 근무에 투입되었는데 새벽2시 쯤이였던거 같다
행정반에 가니 일직사관 2소대 부소대장 미친개와 가수 김광석과 이름이 같은 전혀 김광석 스럽지 않은 2소대 일직분대장 김광석병장과 행정병 몇이
아직도 졸지 않고 우릴 맞이한다
행정병: "이상병님 오늘 연대 순찰 온답니다"
미친개 왈: "야 오늘 연대에서 순찰 온다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근무 똑바로 서 알겠어?! 근무 똑바로 안서면 아주 뒈질줄 알아 알았지?!"
나와 후임: "네 알겠습니다"
탄창 인계받고 일지적고 그렇게 막사 정문을 빠져나와 근무지로 향했다 날은 여느 때와 같은 고즈넉한 가을의 조용하고 선선한 날씨였다
금방 가을이 가고 짜증나는 겨울이 오겠지 아 겨울이 싫다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근무지에서 사수(바로 밑에 후임녀석)과 부사수에게 근무인계 받는데
후임사수: "이 상병님 조심하십쇼 귀신이 나옵니다"
이러는거임 평소 내 성격을 아는 후임이라 괜한 허튼 소릴 않는데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섬뜩해지고 머리털이 쭈뼛서는 공포를 느꼈다
후임부사수: "저기 길 가에 나무에서 귀신이 나옵니다 조심히 근무서십쇼 ㅋ"
나: "그..그래?! 그래 알았다 가봐라 수고 많았다"
이러면서 유유히 우리 눈가에서 멀어져 가는데 군대라는 특수한 곳에 있고 내 손에 총기가 들려있기 때문일까 두려움은 금세 사라졌다
근무를 서면 언제나 무료하고 시간이 잘 안간다 하지만 노가리까고 이빨까고 그러다보면 다음 근무자가 나올 시간이 되었다
왜 그랬는진 기억이 안나지만 한명 부대 바깥을 한명은 부대쪽을 보라고 중대장이 시켰던거 같다 하지만 밤에 그러고 있으면 시간도 잘 안가고
노가리도 못까니 걍 같이 있으면서 근무를 섰다 그러다가 순찰자가 오면 수하하고 근무자 오면 수하하고 근무교대하고
아무튼 나는 쫄따구들의 말을 반신반의 하면서 나무쪽을 쳐다보면서 후임 놈과 노가리를 까기 시작했다 내 부사수였던 놈도 엄청 빠져가지고
고참인 내가 이빨까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 반응보이고 그런 놈이었는데 나중에 내 뒤통수까지 친다 썩을놈 ㅋ
한참 얘기하는 와중에 눈이 감기는 후임놈 좀 보소 나도 안 조는데
나: "야이 쓰레빠 졸지말라고 임마 일직사관이 미친개잖어 연대에서 순찰온대잖어 졸지말어라 엉?!"
후임: "죄송합니다 ㅋ"
나: "야 피곤한건 알겠는데 연대순찰 온대잖냐 더군다나 일직 사관이 저 미친개고 조심하자 알았지?!"
후임에게 갈굼을 시전하고 입털면서 주변을 훑어봐도 귀신은 커녕 귀뚜라미 소리만 들릴고 막사에서 나오는 불빛들과 멀리 알프스 스키장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만이 은은하게 보일뿐 별일은 없었다 어느 새 근무시간이 반이 흘렀고 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조용히 막사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이름은 김광석이지만 결코 김광석과 같지 않은 김병장이 부대 정면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분명히 저 체형과 생김세는 김병장이 확실하다
잉??? 그런데 사열대로 내려와???? 뭐지???? 평소 순찰자들이 저런식으로 순찰을 돌지 않기에 이상함을 느꼈으나 분대장들 중에 장난치는 거 좋아하고
순찰루트도 제각각 이였으므로 소각장에 먼저 가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순간
"다다다다다닫다다다다닫다다다다다다다닫..."
사열대에서 우리 정면 그러니까 막사 정면에서 우측 철조망쪽으로 뭔가가 엄청난 속도로 뛰어오는게 보였다?! 아니 느껴졌다?! 왜냐면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순식간에 어둠속에 스며들듯 사라졌으므로 우린 깜짝 놀라서 소리가 난 곳으로 부랴부랴 수하자세를 취했다
한참이 지났는데 별 일이 없었다 후임과 뭐지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나: "에이 김병장님 우리 놀래켜주려고 전력질주했나보구나 ㅋㅋ"
나는 소각장으로 갔는지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길래 다시 좌우 경계총자세를 취하며 시간이 빨리 가기를 기다렸다 김병장이 몰래 순찰을 올 것에
대비하면서... 아무리 지나도 별 일이 없길래
나: "야 순찰가서 노가리까나 왜케 안오지? 아니면 다시 복귀했나 키 가지고 이층 문쪽으로 갔나보다..."
말을 끝마치는 순간 나와 후임은 대경실색하며 다시 부랴부랴 수하자세를 취하는데 벙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다다다닫다다다닫다다다다다다다다닫"
바로 우리의 바로 앞 15~20m 지점에서 무언가 사람의 형체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연병장 한복판으로 뛰어가는게 보였으므로
그런데 우릴 당황케한건 단순히 그 형체가 사람의 형체를 닮았으며 오직 허리 아래쪽 하체만이 달려가는 것 처럼 보였다
나와 후임: "... ...?!?!?!"
한참 후에 내가 먼저 후임에게 물었다
나: "야 봤냐? 봤지?! 나만 보인거 아니지?!"
후임: " 예 저도 봤습니다"
그것은 순찰자 김병장이 아니었다 뭔가 사람의 다리형상이 뛰어가는 모습이었다
황당한 상황에서 벗어난 우리는 다시 일어서서 그것은 필시 귀신이란는 존재하는 것을 인지하고 귀신을 보았네 와 군대에서 귀신을 보네 하면서
공포심을 느끼기 보단 약간의 흥분을 느꼈다 귀신을 보다니... 그러다가...
"다다다다다닫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닫"
또 나타났다 예의 그 사람의 다리 형상이 이번에도 역시 같은 방향 같은 빠르기로 달려간다
수하를 취하려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려다 다시 어깨에 총을 매고 후임을 쳐다보면서 와 뭐지 또 나왔네 이러면서 두 번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
시켜준 귀신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
또 나왔다 점점 그 형제가 눈에 들어온다 똑같은 방향 믿을 수 없는 속도 같은 패턴으로 귀신은 지나갔다
나: " 야 군복 하의 같지 않냐 형체가 군복 같은데?!"
후임: "잘 모르겠습니다 ㅋ" (졸리고 귀신보고 정신 못차림 -_-)
한참 있다가 또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닫"
나: "이런 염병 또 지나간다 뭔 귀신이 저래?! 똥개훈련하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
후임 :ㅋㅋㅋㅋ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나: "야 또 지나간다 또 지나가... ㅋ" (지겨움;;)
후임: 네...
정확히 내가 본 귀신의 형상을 얘기해 줄게 우선 귀신의 형상은 허리 아래 하체만 뛰어가고 있었음 형태는 군복하의에 전투화?! 딱 그 느낌이고 엄청나게 빠른 우사인 볼트 쌍싸대기 때릴만큼 빨랐고 그리고 이게 정확한 표현 같은데 마치 옅은 그림자가 입체적으로 일어나서 뛰는 느낌이랄까?
다 느껴짐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무슨 말이냐면 정말 사람이 뛰는거 같은 느낌이었다는거다 한 4~5번 뛰어 다닌거 같은데 괴기스럽지만
한편으론 별거 없이 우습더라
근무교대하고 행정반에 갔다 우리 타임에 연대 순찰은 오지 않았고 일직사관은 자고 있었다 김병장은 책을 보고 있었다
나:" 김병장님 소각장 순찰돌때 무섭지 않습니까? 혼자서 소각장도 가시고 담력 좋으십니다 ㅋㅋ"
김병장:" 읭?? 나 순찰 안갔뜸~ 뭔소리??"
나:?!?!?!?!?!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긴글 읽어 주신분들 감사합니다 ^^;;
참 다음날 전근무 섰던 후임에게 귀신 봤다고 하니까 다른 선후임들이 도무지 믿질 않음 ㅋㅋㅋ 그래서 함께 근무한 후임한테 야 너도 귀신 봤지?
이러니까 글쎄 본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이렇게 제 뒷통수를 칩니다 졸라리 열라리 빠져서는 고참은 정신 멀쩡히 근무서는데 옆에서 쳐 졸고 자빠져
있었으니 쯧 아무튼 저 말고도 제 후임들 그 둘과 다른 소대 몇이 보게 된 귀신이야기 였습니다
이 때부터 귀신을 믿게 되었습니다 ㅋㅋㅋ 군대 가기전에는 믿질 않았었죠 막상 귀신이란 존재를 군대에서 보게 되었는데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귀신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거 같아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귀신 봤으면 그 자릴 이탈했을텐데... 귀신에 대한 무서움보단 군대 그 자체가 더 공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ㅋ 별로 무섭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글 솜씨가 형편없지만 제겐 너무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라 이렇게 글을 남겨봤습니다 ^^
참 궁금한 사항은 댓글 못 달아드려요 시간내서 적었습니다 짬짬이 들르기는 할건데 기약없네요 죄송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