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BGM을 동시에 틀으시면 더욱 몰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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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의 이야기는 작성자의 아버지가 지금까지 겪었던 충격적인 일 및
추격하는 군인때문에 제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어 정환이라는 사람의
아들을 동굴속에 재워논것도 잊어버리고 무작정 몇날몇일을 도망만 쳤고,
그렇게 여차저차 정신없이 도망쳐 색달동(현재의 중문관광단지)에 도달하여
그 곳에서 몸을 숨기며 살아온게 현재까지 이어졌으며
작성자의 아버지는 몇 년 간은 매일같이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야 했고, 그로인해 하루하루를 술이 없으면
버티지 못하는 반 폐인이 되어서 전전긍긍 하루하루를 살다 여차저차 작성자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하고 그 곳 중문에서 살림을 차려 현재까지 살고있다고 나와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대목에는 놀라운 사실이 적혀있었다.
"혹시나 도깨비도로에 가시는분은 4월, 특히 저녁 9시 이후를 조심하세요.
만약 그 곳에서 행동을 거꾸로 하는 사람을 본다면, 절대로 뒤도 돌아보지말고
백미러도 보지말고 빠르게 그 도로를 벗어나세요.
혹여나 태우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 망자중에서도 도깨비의 저주를 받은 망자는
살아있는 자가 어떠한 자든 반드시 저승길로 데려가려 할 겁니다.
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꾸로 행동하는 사람?
난 저번에 이사장과의 저녁약속자리에서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글쎄 그 귀신이 분명 반대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거리가 오히려 가까워 지더라니까??"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형수님은 내가 이 얘기를 하자 그렇게 신기한 표정으로 봤던건가?
이제서야 왜 형수님이 일단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라고 한 건지 이해가 되었다.
근데...도깨비의 저주를 받은 망자라는건 대체 뭐지?
귀신에도 종류가 있단 말인가? 그 영화에서나 나오던 그 끔찍한 원귀를 말하는 것인가?
본래 나는 이런 분야엔 관심이 없어서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건지 당최 알 수 없었다.
순간 나는 지금 내 모습이 어떨지 궁금해져 고개를 돌려 옆쪽 거울을 바라보았다.
술기운으로 드려진 붉은 홍조는 어느새 사라지고 내 얼굴은 식중독이라도 걸린 것 마냥 창백해져 있었다.
"왁!!!!!!!!!!!!!!"
"와 씨!! 뭐야!!!!!"
나는 옆에서 갑자기 들리는 큰 비명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그만 노트북을 위로 던져버리고 말았다.
노트북은 낮게 붕 뜨더니 이내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와나!! 이 미친놈이!! 얌마 그 노트북이 얼마짜린줄 알어???"
"아니!!! 미쳤어요??? 갑자기 옆에서 튀어나와갖곤!!!....하 심장떨어지는줄알았네 진짜!!"
날 놀래킨건 방금전까지도 시체처럼 뻗어있던 성진이 형이었다.
형은 항상 이런식이었다. 술을 먹다 어느새 시체처럼 뻗어버리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갑자기 멀쩡히
일어나서 술을 다시 마셔대곤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특이한 주사를 하는 인간을 뽑으라고 하면 단연코 이 인간이다.
"너 오늘 좀 이상하다? 평소엔 이런거에 눈하나 꿈쩍 안하던놈이 오늘은 갑자기 왜 이렇게 소스라치게 놀라냐?응?
해도 다 안졌는데 귀신이라도 봤냐??"
형은 의아하다는듯이 바닥에 널부러진 노트북을 바로세워 그 곳에 활성화된 인터넷 창을 보더니 이내
그 특유의 높은톤의 키득키득 거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푸끄흐흐흫크킄큭!! 천하의 강준혁이 내가 알려준 괴담을 보고는 완전 넋이 나가버렸구만???!! 푸하하하핳
야! 너 귀신 안믿는대매~본적도 그런거 느껴본적도 없대매??"
"그런적이 없다는거지 그게 안무섭다는 건 아니잖아요!"
"어...?그건 그렇네...쩝..암튼 이 이야기 다 읽어본거냐?"
"...네"
"졸~라 무섭지? 그치?"
"아니 뭐 무섭다기보단 솔직히 좀 딱하네요..."
"맞아. 참 안됐지. 뭐 이게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아이고 우리 마누라 쫄딱 젖었네
어딜갔다왔어? 우산도없이."
현관문을 바라보니 후드만 입고 나갔다가 온몸이 빗물로 젖은 형수님이 들어와 있었다.
"참, 갑자기 비가와서 어제 옥상에 널어둔 이불들을 걷으러 갔는데 이놈의 이불들이
사방에 널부러져 있는거 아니겠어요? 분명 비는 와도 바람은 안불었는데 집게로
꼼꼼히 집어둔 이불들이 무슨 태풍이라도 분 듯이 옥상 사방팔방에 널부러져 있더라니까요.
덕분에 다시 더러워진 이불 기왕 나간거 세탁소까지 가져가서 맡겨버리고 왔죠 뭐."
"그래? 또 애새끼들이 옥상가서 장난치면서 이불을 막 널부러뜨렸나보지 뭐"
"어휴 짜증나...! 아, 근데 준혁씨는 글 다 읽어보셨어요?"
"아, 네. 다 읽었습니다."
형수님은 짜증이 난 표정을 풀더니 어느새 상냥한 표정으로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제가 이런얘기를 엄청 좋아하거든요~호호~ 그래도 꽤 재밌었죠?"
그러더니 젖은 후드를 현관앞에 탁 벗어두고는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근처에 착!하고 붙으며
귀엣말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집에 붙어있는 이 부적들중에 주위의 귀신을 차단해주는 아주 강력한 부적이 있는데
좀 가져가실래요?? 새 집이 도깨비도로 바로 옆이라면서요?"
나는 순간적으로 다가오며 말을하는 그녀에게 당황하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닙니다...저한텐 그냥 무서운 이야기일 뿐 전 이런걸 안믿는 타입이여서 하하.."
우리는 어느새 이 이야기는 까마득하게 잊고 다시 즐거운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또 얼마나 흘렀는지 어느새 해는 모습을 감추고 완연한 어둠이 찾아왔다.
형수님은 많이 피곤했는지, 노을이 지기 시작할 떄 부터 이미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하~~오늘 정말 잘~마셨다. 우리 언제 또 이렇게 마셔보냐??"
"뭐 다음주에 계약서 쓰고 바로 새 집으로 이사할거니까 그 때 집들이오시면 또 먹죠 뭐"
"오~그럴까?? 그럼 날을 미리 비워둬야겠군.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갈거냐?"
"그러고 싶긴 한데...내일 또 일찍 브리핑하러 가봐야 돼서 집은 가야겠네요."
"쩝..아쉽네. 그럼 슬슬 대리불러서 가야지. 대리불러줘??"
형은 옆에있는 집 수화기를 들어 능숙하게 번호를 눌렀다. 번호를 외우고 있는 것을 보니
한 두 번 불러본 솜씨가 아닌 듯 했다.
딸칵!
"야 5분내로 온다니까 바로 내려가야겠다. 그럼 다음주에 보자?"
"네. 아, 근데 형...그 괴담말인데요..."
나는 갑자기 머리속에서 무언가 한가지 의문점이 생겨서 말을 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또 뭐가~"
"마지막 부분에, 도깨비도로에서 행동을 거꾸로하는 사람을 보면 조심하라고 하는데,
원래 도깨비도로라는 곳이 그 이름이 붙게 된 이유가 그냥 도로가 착시를 일으켜서
내리막길이 오르막처럼 보이는 것 뿐이잖아요.
근데 왜 행동을 거꾸로 하는 귀신이 나오죠? 게다가 이 괴담의 배경은 1960년대인데,
제가알기로 도깨비도로는 1980년대쯤에 발견된 것으로 아는데..."
확실히 이상한 점이 많았다.
도깨비도로라는 명칭은 무슨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단순한 착시현상 때문에 붙여진 도로명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도로가 도깨비도로라고 불린것은 불과 30년전, 50년이 더 된 과거에도
이 도로가 도깨비도로라고 불렸을리는 없잖은가?
내가 이렇게 질문을 해놓고 혼자 생각을 할 때, 형도 형답지않게 진지하게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알 수 없는 이상한 말만을 나에게 던졌다.
"야, 그것까진 나도 잘 모르겠다. 난 사실 그 도로가 언제부터 그렇게 불렸는지도 몰랐어. 니가 지금
말해줘서 안거지... 근데 준혁아, 형이 한가지 말해줄게."
"..뭐요?"
"때로는 항상 옆에서 바라보는 사람보단, 멀리서 그 사람을 쳐다본 사람이 더욱 더 그 사람에
대해 잘 꿰뚫어 볼 수도 있는거야. 항상 가까이서만 봐서 몰랐던 그 사람의 면목을
멀리서 봐야만 비로소 진실되게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거지."
"...뜬금없이 뭔 소리야?"
"그냥 그렇다구 임마~야! 벌써 대리운전기사 도착했겠다. 얼렁 집이나 가셔."
나는 동문서답을 하고있는 형을 보고는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피식 웃곤 현관문을 나섰다.
대리기사는 어느새 아파트 1층 현관에 와 있었다.
나는 대리기사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내 차 보조석에 앉았다.
성진의형의 집에서는 멀쩡했었는데, 차에 오르니 사라졌던 술기운이 다시 오르며 몸이 급속도로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xx동..xx아파트요............"
나는 갑자기 밀려오는 노곤함에 차에 타자마자 흐늘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는 목을 뒤로 젖히곤 눈을 감았다.
.....................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는 게슴츠레 눈을 떴다. 피곤함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였는지
눈꺼풀이 무거워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몸 역시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축 늘어져있는 상태였다.
차는 아직도 깜깜한 도로 한복판을 달리고 있었다. 이상하게 주변엔 지나가는 차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
'꽤 오래 달린거 같은데 아직도 도착을 안한건가? 게다가 이상하네...끽해봐야 10시정도일텐데, 원래 이시간에 도로에 사람들이 이렇게 없나?'
나는 고개를 살짝 돌려 대리기사를 바라봤다. 대리기사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며 운전을 하고 있었다.
'A걸그룹 xx곡이네. 생긴건 한주먹 하실거 같은데, 저런노래를 흥얼거리니 묘하구만.'
나는 다시 고개를 살짝 반대쪽으로 돌렸다.
내 눈에 차의 오른쪽 백미러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는 무언가가 상당히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느꼈다.
대리기사는 분명, 노래가사를 거꾸로 흥얼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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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드디어 긴 과거편을 끝내고 현재로 돌아왔군요.
저도 제 생각보다 스케일이 훨씬 커져서 앞으로 어떻게 써나가야할지 막막합니다 ㅜㅜ
콘티는 짜놨는데 이게 퍼즐이 맞듯이 딱딱 들어맞아 줄지...
한회한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현실감있게 잘 적어야 될 거 같네요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