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유인들이 흔히 말하는 스르륵 망명객입니다.
스르륵에는 2003년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십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포럼에서 카메라 관련 정보들을 습득하고, 자게에서 온갖 잡다한 지식을 얻고, 시국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며 함께 분노하고 위로받고, 온갖 유희를 접하면서 혼자 미친놈처럼 낄낄거리기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스르륵 운영진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했지만, 이번 여성시대 사태로 막장과도 같은 운영방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다보니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울고 웃으며 정들었던 스르륵에 대해 오만 정이 다 떨어집니다.
드넓은 인터넷 공간에서 마음 둘 곳을 찾기위해 오유에 왔습니다.
이곳에 와보니 오유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의문이 너무 포괄적인가요?
오유인들은 스르륵 망명객들을 '아재'라고 부르며 연륜에 대해 말씀하시던데, 오유인들은 연령대가 많이 젊은 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로 말씀드릴것 같으면 20대 중반의 나이에 디씨인사이드를 통해 폐인 문화를 향유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극적인 대통령 당선과정을 경험했고, 이후 디씨인사이드가 소위 찌질이들에게 점령당하며 예전의 좋은 분위기를 많이 잃어가면서 디씨를 떠나 스르륵으로 옮겨왔습니다.
모르긴 해도 스르륵 회원분들 중에는 저와 같은 과정을 밟아서 스르륵에 정착하신 분들이 상당수를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저의 경우와 같이 첫번째 매개체는 사진이었을 것이고 두번째 매개체는 대한민국이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한 공감대였을 것입니다.
저는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는데, 잘은 몰라도 제 나이, 그러니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정도가 아마 '스르륵 아재들'의 평균적인 연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유인들에게 '아재'라고 불릴 나이가 맞긴 한건가요?
오유에 마음을 두고 정착해보려고 결심을 하게되니 오유인들은 어떤 분들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오유에 정착하신 것인지, '스르륵 아재'들과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문득 궁금해져서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 주저리주저리 글을 남깁니다.
스르륵 아재들을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