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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내가 숫자를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지난 회차의 번호를 확인하고 있거나,
아니면 흐릿한 화면의 3을 8이라고 읽었거나, 또는 7을 1이라고 읽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1, 8, 13, 25, 42, 46, 49
일, 팔, 십삼, 이십오, 사십이, 사십육, 사십구
몇번을 확인해 봐도 틀림이 없다. 총 상금 170억, 세금이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만일 오십퍼센트를 땐다고 해도 170 나누기 2, 85억. 이 돈이면 이 편의점 뒷방 생활도 청산할 수 있다.
일하고 집어온 폐기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에 김치만 먹던 생활도 끝이라니!
지금까지 풀빵장사하는 홀어머니 등골만 빨아먹던 인생도 효도하는 인생으로 바꿀 수 있다.
혼자사는 작은 집이지만, 혹여나 누가 불까 두려워 얼른 로또 당첨번호 사이트를 꺼버리고, 로또 영수증을 손에 꼭 움켜쥐었다.
내 손바닥 보다 작은 이 종이가 내 인생을 바꿀거라니! 이젠 백미터 달리기를 하고 난것 마냥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목언저리에 동맥이 폭발할 듯 힘차게 뛰는 심박이 느껴졌다. 귀가 멍멍해 지고 내 심장 소리밖에 들을 수 없었다.
‘심장이 튀어나오는 것 같아서 심장을 부여잡으려고 했는데, 뭐지 이건? 이 뾰족한건 뭐지?’
내 초록색 편의점 유니폼에 달려있을리 없는 은색 뽀족한 삼각형이 달려있다.
분명 초록색인 내 옷이 검게 물들고 있다. 이건 뭐지? 이건 뭐지?
가위 눌린 것 같이 뻣뻣해진 목을 돌려 뒤를 돌아봤다.
아, 사장님, 우리 편의점 사장님, 내가 자기 아들같다고 항상 힘내라고 말해주던 사장님, 편의점 뒷방도 내준 사장님.
엄마, 엄마, 무서워 엄마.
“미안해,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잘해줬잖아!”
‘사장님, 아니 사장새끼, 안돼.’
유니폼이 물들어 갈 수록 몸에 기운도 빠지는 것 같다.
모든게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다.
사장놈 찡그린 얼굴 주름, 모공이 다 보인다. 그래도 안돼 이건 우리 엄마돈이야. 안돼.
마지막 힘을 짜내서 영수증을 구겨 입속에 넣었다.
삼켜! 삼켜! 멍청한 목구멍아 삼켜!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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