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ㅋ
20대 흔남임
여친이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음슴체로...!
여름인데다가 심심해서 내가 진짜 토크쇼 가서 풀려던 걸 한 번 끄적여 봄 (꿈이 배우라)
(근데 별로 안 무서운 게 함정 ㅋ)
고1 때인가? 고2 때인가
할머니가 좀 편찮으셔서 우리집에서 같이 몇 달 지냈음
그 때 있었던 일임
이해하기 쉽게 발그림 하나 투척함
집구조가 대충 이런 식임
난 내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었고 할머니는 티비를 보고 있었음
그날따라 누나도 없고 엄마, 아빠 두 분 다 늦게 들어오신댔음
11시? 가 넘어가는데도 안 오길래 난 좋다고 컴퓨터를 계속했음
우리집은 현관 들어오면 신발장? 같은 곳이 있음. 현관 들어서면 센서기가 켜지고 신발장에 또 들어서면 센서기가 또 켜짐
한참 게임을 하는데 뒤에 센서기가 켜지는 게 느껴짐
현관 -> 신발장 순으로
엄만가 싶어서 '엄마?!' 불렀는데 아무 대답도 없었음
그래서 가끔 오작동하니까 쿨하게 넘기고 게임을 계속함
그런데 그때였음....
할머니 '애미가~?' (엄마가~? 라는 뜻)
이러심...
나 '할매! 엄마 왔나?'
하면서 거실로 나감
그 때 할머니가 좀 많이 편찮으셨음 누우신 상태로 날 쳐다보시더니
할머니 '느그 엄마 오늘 검은색 치마 입었제'
라고 나에게 물으심
그 때 거짓말 안 하고 등에서 땀이 주르르륵 흘러내림
내가 무서워가지고
나 '할매 그만해라 무섭다' 이러니까
할머니 '그럼 저 빨간 치마 입은 년은 누구고' 라고 하심...
진짜 온몸에 소름이 확돋음
할머니 말은 웬 빨간 치마 입고 검은색 하이힐 신은 년이 센서 켜지면서 들어왔다는 거임...
그래서 할머니는 엄마냐고 물은 거고 얼굴은 못 봤다고 하심. 누워있어서 아래쪽만 봤다고 함
그러면서 할매가 ㅠㅠㅠ
할머니 '니 안방 가서 엄마 왔나 확인 좀 해 봐라' 라시는데...
울고 싶었음...
거기다 안방하고 누나방하고 연결돼 있는데 그쪽에 빈벽이 있음. 거기에 달마도가 붙어 있음
그날따라 달마도가 너무 무서웠음 -_- (사실 지금도 새벽마다 들어와서 보면 무서움...데헷)
나 '할매 싫다... 무섭다'
할머니 '사내새키가!!!' 하면서 막 역정을 냄...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친구한테 전화를 검
친구는 공부 중이었음 독서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끊을라 하는 거 내가 울먹거리며 붙잡음
나 '니 암말도 안 해도 된다.. 그냥 전화만 끊지마라 ㅠㅠㅠ 너무 무섭다'
하면서 드디어 안방에 들어감...
지금도 가끔 안방들어가면 오싹하긴 한데
그날따라 더욱 심했던 거 같음
들어서자마자 온몸에 털은 다 쭈뼛 서는 느낌;;;
나 '야 안 되겠다 내 소금 좀 들고 들가야겠다' 라면서 친구한테 혼자 나불댐
친구는 휴대폰 책상에 놔두고 걍 공부했다 함 -_- ㅅㅂ
내가 소금을 찾은 이유는 그 장례식 갔다오면 등에 소금 뿌리잖슴?
잡귀 ㄲㅈ라고?
같은 논리라 생각함. 그리고 마음을 굳게 먹음
일종의 퇴마사라고 혼자 최면검
닫혀있던 안방문을 발로 꽝! 차서 여는 순간
손에 있는 소금을 막 집어던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썅욕과 함께
'야이 신발라마야!!!!!!!! 니년이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와!!!!!!!!!!!' 라며
혼자 썅욕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휴대폰에서 들리는 목소리
친구 '니도랏나?'
나 '내 지금 이년이랑 싸우는 중이다 조용히 해라' 라며
소금을 막뿌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방 곳곳에 뿌리며 통로를 마주하게 됨.......
그 통로가 화장실하고 연결돼있고 화장대가 있는 곳임
통로 맞은 편에 서 있으면 화장실이 보임. 근데 화장실 문이 열려있으면
또 그 뒷편에 있는 조그마한 창문으로 다용도실이 보임;;; 진짜 이거 사진찍어 보여주고 싶다
레알 무서움
거기서 누가 빼꼼 ~ 하면서 쳐다볼 거 같은 기분임 -_- (누나랑 그런 장난 많이 쳤는데 ㅋㅋㅋ)
일단 통로에 불을 키고 또 곳곳에 소금을 막뿌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옷이며 엄마옷이며 안 가리고 다뿌림 ㅋㅋㅋㅋㅋㅋ 당연 + 썅욕
'야이 애미나이년아!!!!!!!!!!1' 하면서 소리지름
통로도 의식이 끝났다고 생각한 난
(중간중간 할머니한테 '할매!!! 그년 나갔나!!!' 라고 물어보기도 함)
마지막 관문인 누나 방앞에 섬
아 진짜 우리 누나가 이렇게 싫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그 날은 진짜 싫었음
누나방 불지르고 싶었음
미술전공이었던 이 누나... 그리고 가발 모으는 게 취미인 누나...
하아 -_-
낮에 봐도 흠칫 놀라는데 불 다 꺼진 방에 들어갈라니 너무 무서웠음...
그래도 난 퇴마사니까! 라는 마인드로 또 방문을 열고 소금을 막던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큰유리병에 든 소금 그 날 다뿌림 ㅋㅋㅋㅋ 가득 있었는데)
역시나 가발과 이상한 석고상이 날 맞아줌 -_- (석고상 눈빛이 맘에 안 들어서 내가 눈도 그려줌 ㅋㅋㅋㅋㅋ 반짝반짝 순정만화 눈으로 ㅋㅋㅋ)
한참을 혼자 실랑이 벌이다가 기진맥진으로 거실로 나옴
나오니까 할머니가 하시는 소리가
할머니 '나갔다'
이 한마디 하시고 할머니 주무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휴대폰 붙잡고 친구한테 하소연 함
할머니 이상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너무 무섭다고 ㅠㅠ
2시간인가 뒤쯤에 엄마가 돌아오셨는데.....
안방과 누나방을 보고 내방에 오셔서 사자후와 등짝스매쉬를 날리시고 청소하심...
(소금 치울라 했는데... 엄두가 안 남...)
다음 날 할머니한테 어제 왜그랬냐고 따지듯이 물어보니 ㅋㅋㅋㅋㅋ
할머니 기억 안 난다고 함...
내가 직접 겪은 일 중에 최고의 미스테리한 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