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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3805
    작성자 : 기분♡전환
    추천 : 21
    조회수 : 4447
    IP : 211.226.***.68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15/10/14 05:48:42
    http://todayhumor.com/?panic_83805 모바일
    [reddit] 크리스티나에게 문제가 있어
    *장문 입니당^.^ 불펌은 안 돼요..
    *오역 발번역 익스큐즈미..
     
     
     
     
     
     
    "크리스티나는 좀 말괄량이 같은 기질이 있어서 문제야."
    그녀의 엄마가 종종 하던 말이다.
    크리스티나는 옆 집에 살던 소녀다.
    내가 어렸을 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던.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며 옛 생각에 잠겨본다.
    이제보니 마치 중국인형 같아 보인다.
     
    크리스티나의 엄마는 직접 딸에게 옷을 해 입히시곤 했었다.
    어찌나 촌스러웠던지.
    온통 프릴이 달린 드레스에 구불거리는 금발머리는 언제나 반짝였었다.
    그리고 항상 리본으로 머리를 묶고 다녔다.
     
    "크리스티나는 자기 또래 애들이랑 잘 어울리질 않아서 문제야."
    언젠가 선생님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마 우리가 듣지 못한다고 생각했었나보다.
     
    한 번은 교실 밖에서 예닐곱명의 친구들이랑 놀았던 적이 있다.
    어떤 애가 크리스티나가 입은 옷이 이상하다며 마구 놀려댄 적이 있었는데
    결국 운동장까지 나가서 치고 박고 싸웠다.
    물론 그렇게 유아틱한 옷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우리가 학교에 다닌 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저 다른 아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뿐.
     
    "크리스티나네 엄마가 문제야."
    우리 엄마가 말씀하셨었다.
    "애가 무슨 인형도 아니고 다 큰 애를 그렇게 입히면 되나."
    나는 그 어린 나이에도 무슨 뜻으로 말씀하셨는지 알아 들었었다.
     
    우리 부모님은 워낙에 태평하신 분들이라
    애들은 그저 나이에 맞게만 크면 된다고 생각하셨었다.
    다섯 형제 중 막내였던지라 나에게는 물려받은 옷들 뿐이었고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더러워져도 크게 개의치 않아 하셨다.
    바지에 구멍이 나도 잔소리 한 번 들은 적 없고
    내가 정말 멍청한 짓을 하지 않는 한 어디가 까지고 멍이 들어도 그저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에 크리스티나는 거의 나가 놀지를 못했다.
    더러워져도 안되고 흐트러지지도 못했다.
    언젠가 한 번은 우리집 마당에서 친구들이랑 튜브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데 
    크리스티나가 우리 쪽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던 모습이 기억난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크리스티나는 눈에 띄게 됐다.
    학교를 다니는 일곱살 어린이가 입고 다닌다면 너무나 예쁠 프릴 드레스였다.
    하지만 열 살이라면 좀 우스꽝스럽지 않나.
     
    크리스티나네 엄마는 출산 전후로 종교에 빠졌다고 했다.
    정확히 무슨 종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크리스티나에게 많은 제재가 가해졌다.
    교리 때문에 학교에서 몇 몇 수업은 듣지 못하게 하신 적도 있었다.
     
    어쨋든 나는 크리스티나를 늘 좋아하고 있었다.
    우리 둘은 가장 친한 친구였고 더 크고 나서는 몰래 숲 속으로 놀러다니기도 했다.
    그녀의 신발이 더러워지면 놀러다니지 못할까봐 내 신발을 빌려줬었다.
    숲 속을 돌아다니며 계곡에서는 물수제비도 해보고 나무 막대기로 칼싸움을 하기도 했었다.
    엄마가 너무 엄격하신 것 빼고는 크리스티나는 아주 평범하고 재미있는 친구였다.
     
    크리스티나네 엄마는 혹시나 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고 생각하셨는지
    나를 포함한 그 어떤 친구들의 집에도 놀러가지 못하게 하셨었다.
    하지만 내가 집으로 놀러가는 것은 허락하셨었다.
    먼지 하나, 지문 자국 하나 없는 집이었다.
     
    우리가 어느 정도 컸는데도 크리스티나네 엄마는 늘 인형을 가지고 놀거나
    다과 놀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셔서 자주 놀러가지는 않았다.
    크리스티나는 프릴 드레스를 입고 있고 집에는 유아용 다과 세트가 준비되어 있었기에
    때때로 내가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있는 불청객처럼 느껴졌었다.
    다행히 그녀의 엄마가 간호사에 싱글맘이어서 우리끼리 하고 싶은 대로 놀 수 있는 시간은 충분했다.
     
    열 한살이 되던 어느 여름 날 크리스티나와 그녀의 엄마는 몇 주 간 어디론가 떠나있었다.
    그녀가 너무 그리웠고 학교도 가기 싫었다.
    행방을 알 길이 없어서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크리스티나가 홈스쿨링을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학교가 끝나고 곧장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다.
    그녀의 엄마가 나오셔서는 이제 다시는 크리스티나랑 놀지 말라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를 붙들고 펑펑 울었다.
     
    다른 사람들은 크리스티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나한테는 상관 없었다.
    나랑 가장 친한 친구였던지라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주말에 나는 그녀의 엄마가 출근을 하기만을 기다렸다가 집으로 찾아갔다.
    크리스티나가 소리를 치며 지금 갇혀있는 상태이니 집 옆 쪽으로 돌아오라고 알려줬다.
    부엌 창문을 열어줘서 그리로 기어올라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물어보고 싶은 게 수천개였지만 크리스티나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11년을 살면서 누군가가 그 정도로 우는 모습은 처음 봤었다.
    그녀는 울고 나는 하릴없이 달래기만 하면서 어찌된 일인지 대충 감이 왔었다.
     
    일면식도 없는 크리스티나의 아빠가 석방된 것이다.
    그녀의 엄마를 강간한 죄목으로 감옥에 있었다.
    그가 석방됐다는 뉴스를 보고 그녀의 엄마는 불안감을 느껴
    크리스티나를 데리고 멀리 어딘가에 있는 모텔에 데리고 갔던 모양이다.
    모텔에 있는 동안 크리스티나는 엄마에게 맹장 수술을 받았다.
    몇 주가 더 지나고 그녀의 엄마는 조금 진정이 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크리스티나의 안전 때문에 홈스쿨링을 하기로 결정하고 엄마가 동행하지 않는 한 절대 집 밖을 나갈 수 없었다.
     
    크리스티나를 꼬옥 안아주고서 내가 언제까지나 지켜주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바로 그 때 그녀의 엄마가 집 앞에 도착한 소리가 들렸다.
    "젠장! 엄마가 다시 나가시면 이거로 나한테 연락해. 바로 달려올게."
    새로 산 나의 스마트폰을 그녀에게 쥐어줬다.
    두 번이나 물려져서 완전 구식이었던 노키아폰을 버리고 받은 생일선물이라 애지중지하던 물건이었지만..
    "조심해 줘. 이거 망가지면 울엄마한테 나 죽어."
    이 말을 남기고 부엌 창문으로 가서 조용히 집 밖으로 나왔다.
    그 날 밤 침대에 누워서 만화책을 뒤적이며 스마트폰을 괜히 줬나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내가 거의 잠에 들던 찰나 크리스티나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는 엄마가 받으셨는데 평소 같았으면 밤늦게 전화한다고 한소리 하셨겠지만
    크리스티나를 걱정하고 계셨던 터라 바로 나에게 바꿔주셨다.
    "여봐 꼴통. 크리스티나한테 전화가 왔는데 지금 울고 있어. 괜찮은지 한 번 받아봐."
    침대에서 겨우 기어나와서 졸린 눈을 꿈뻑이며 전화를 받았다.
    "으험험"
    "당장 이리로 좀 와 줘. 내가 엄청난 짓을 해버렸어.."
    "뭐? 왜? 무슨 일인데?"
    이때까지만 해도 멍한 상태였다.
    "내가 엄마를 죽인 것 같아."
    크리스티나는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알았어. 내가 금방 갈게."
     
    "무슨 일이래니?"
    "엄마. 크리스티나가 자기 엄마를 죽였대요."
    그리고 나서는 어른들이 일을 처리 하셨다.
    내 머릿속에 그 날 밤은 조각난 파편처럼 남아있다.
    침실 창문으로 경찰차와 구급차가 도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사람들이 크리스티나를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오던 장면이다.
    그녀의 긴 잠옷드레스는 온통 피범벅이었다.
    그리고 분명 크리스티나가 차 안으로 연행되기 전에 나를 쳐다보고 미소를 지었다.
     
    오늘 날까지도 그녀가 나를 용서해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부모님이 개입하시지 않고서는 도저히 그녀를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당시에 부모님께서는 크리스티나의 엄마가 딸에게 매질을 했는데
    크리스티나도 엄마에게 대들다가 실수로 죽이게 됐다고 말씀하셨었다.
     
    수 년이 흐른 후 엄마가 진짜로 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셨다.
    크리스티나와 그녀의 엄마는 엄청난 말다툼을 했었는데 그러던 와중에 크리스티나가 엄마에게 두드려 맞게 되었다.
    자기 방어를 하기 위해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가 머리 쪽을 때리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한다.
    그 날 내가 크리스티나에 준 스마트폰 덕분에 나와 연락이 가능했지만 문제는 그녀가 인터넷에도 접속할 수 있었다.
    크리스티나는 평생 그녀의 엄마가 숨겨왔던 비밀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모텔에서 제거한 신체 부위가 맹장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크리스티나에게 정말 문제가 됐던 점은
    그의 출생 신고서에 적힌 이름이 크리스토퍼였고 그의 아빠가 딸을 갖고 싶어했다는 것.
     
     
     
     
     
     
     
     
    출처 The Trouble With Chris.
    https://redd.it/3nv7xj by hrhdaf
    기분♡전환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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