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며칠 전에 제 차를 폐차할 수준의 교통사고를 겪고 나서 느낀 것을 알려드리고자 작성하는 글입니다. 이 글은 특정 종교와 아무 상관이 없으며 우리가 조심해야할 한 가지를 알려드리고 싶어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30일 이었습니다. 새벽 5시 17분에 저는 교회 새벽기도를 가려고 나서려다가 전날 체육대회를 한 탓에 너무 피곤하여 5분만 더 눕고 가야지 하고선 그만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다시 깨어 시계를 바라보니 시계바늘이 이상하게 생겨 몇 시인지 한참을 바라보니 6시 30분이었고 그 후로도 원래 저 시계 바늘이 저렇게 직사각형이었던가 생각하며 여서 참 기이하게 생각하고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잠이 들었고 또 다시 일어나 늘 하든대로 아이를 깨우고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버스를 놓치면 전화를 하라고 말 하였습니다.
8시 22분에 딸아이가 버스를 놓쳤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때 까지도 아직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아들에게 지금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소리치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딸아이를 학교에 내려다 주고 나서 지각할 것 같은 아들을 태우기 주기위해 급한 마음으로 서둘러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사거리를 지나기 직전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저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는 도로 가운데 설 것 같아 조금 늦었다고 생각하였지만 오히려 가속을 하여 지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거리에 진입하는 순간 좌회전 대가중인 차가 출발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차가 너무 일찍 출발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그 차가 전방을 달려오는 저를 본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 차는 계속 가속하면서 진행을 하여 저는 피해가야겠다고 생각하였고 그때까지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지나가려는 찰라 그 차는 브레이크 한번 밟지 않고 그대로 가속 진행하여 저의 좌측 꼬리부분을 가격하였고 전력으로 달리다가 발이 걸린 사람처럼 제 차는 균형을 잃고 여러 바퀴를 굴러 황단 보도를 지나 공원 돌 축대 담을 받고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차가 딩구는 동안 운전석에서 제게 처음 든 생각은 “안전벨트를 할 걸...”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한참을 운전석에 앉은 채로 차는 회전을 하였고 한참 후 운전석에서 떨어진 저는 어딘지 모르지만 여기저기로 부딪쳤고 왜 이리 오래 부딪히나 하고 생각하는데 결국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조수석으로 부딪쳤습니다. 다행히 딱딱한 금속의 촉감이 아닌 푹신한 풍선의 촉감이 오른쪽 뺨에 닿았고 제 목이 꺾이는 걸 느끼면서 차는 멈추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그렇게 큰 사고임은 실감하지 못하였고 매우 침착한 상태로 어디 몸에 문제가 생가지는 않았는지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체크를 하였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리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느끼고선 옆으로 누운 차에서 일어났습니다. 조수석 문짝을 딛고 서서 운전석 문을 열려고 시도를 하였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서 저는 문이 찌그러진 생각은 하지 못하고 문이 무거워서 위로 열리지 않는 것이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때 밖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머 안에서 사람이 움직이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 뒤를 돌아보니 뒷 창문이 깨어져 있어서 그 쪽으로 기어나가려는데 밖에서 또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직 엔진이 걸려있어” 그 소리를 듣고 화제의 위험을 느껴 다시 돌아가서 시동을 껐습니다. 밖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머 직접 시동을 껐어.” 저는 다시 기어서 뒤로 나가려는데 뒷좌석의 목 받침이 길을 막고 있었고 살짝 짜증이 나더군요.
저는 그것을 뽑아서 안으로 던져버리고 나가는데 손발 무릎에 유리파편에 의해 상처가 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나가려고 하는데 밖에서 사람들이 구조대가 다 왔으니까 나오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 하였지만 저는 그 말이 살짝 짜증이 나더군요. 차가 전복되어 화재가 날지도 모르는데... 싶기도 하고 사고가 났다는 자체가 몹시 짜증이 났습니다. 기어 나와서 온통 다 찌그러진 차를 보니 속이 상하기도 하였고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대 운전수는 나이가 많이 들어보였는데 경찰과 구조대가 오고 나서 자기는 안전벨트를 하였으므로 다친 곳이 없다고 말하였고 블랙박스가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저는 한 번의 브레이크도 밟지 않고 그냥 저돌적으로 들어온 상대운전수가 원망스러웠지만 그때까지도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에는 오른쪽 뒷목이 조금 아프고 뻐근하다는 것 외에 아픈 것도 느끼지 못하였으나 구조대가 와서 앰블런스에 실려 가는 동안 급속히 통증이 밀려와서 목을 움직일 수 없었고 구조대원에게 전화를 빌어서 누나에게 사고를 알리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처음엔 나에겐 평생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사고가 난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고 지금도 무척이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너무 속상하고 답답하고 갑갑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가까운 거리도 안전벨트를 꼭 하고 다니던 내가 왜 오늘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습니다. 왜........
그런데 누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저는 많은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형수님이 아침에 깨어난 후 새벽 6시 30분에 깜빡 잠이 다시 들었는데 꿈에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목을 다치신 채로 나타나셨다는 겁니다.
제가 사고가 난 시간은 8시 30분경이었고 형수님의 꿈은 제가 시계를 바라보며 기이하게 여기던 6시 30분이었으니 이 사고가 예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사고의 원인은 나의 조급함이 불러온 욕심에서 출발을 하였고 새벽기도를 갈 때 마다 자주 신호를 위반하며 다니던 나의 교만에서 출발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면으로 부딪혔으면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던 저는 거의 사망하였을 텐데 어디 한 곳 부러진 곳이 없으니 원망할 일이 아니라 감사할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깊은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장황하게 상황을 묘사하여 실감나게 이야기를 전개하였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안전벨트를 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사고가 난 저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하죠. 실상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사고는 누구의 충고보다도 더 강력한 경고니까요. 게다가 저는 옆자리에 사람이 안전벨트를 안 하면 잔소리를 할 만큼 평소에 안전벨트를 늘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왠지 느슨하여 운전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으니까요. 그런 제가 왜 하필 사고 난 당일 운전에서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을까요.
오래전에 저는 사람들 보다 유독 많이 세차를 하면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착각인지 실제인지 장마철을 제외하고 2년간 기록을 해 보았는데 실제로 제가 세차를 하면 70퍼센트가 넘게 당일이나 다음날 비가 왔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 어릴 때 저는 비오는 날 씻는 것을 무척 좋아 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세차를 해서 비가 오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오려고 하면 제가 세차를 하고 싶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미 비가 올 것이 정해져 있고 저는 세차를 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마치 이번 사고는 정해져 있는데 마침 제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안전벨트를 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갑갑하다는 이유로 안전벨트를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 자체가 이미 식상하여 당신에게 아무런 경각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당신이 어느 날 안전벨트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날이 바로 예정된 사고의 날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날이 되면 악한 기운은 당신의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그런 건 다른 사람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일 뿐이야” 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