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나중에 불만 털어놓지 말고
스포가 싫은 분은 읽지 말길 바랍니다..
시즌4 8화에서 테온은 정체성에 대해서 내적 갈등이 발생하는 듯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온을 연민으로 지켜보기 때문에 언젠가 죽더라도 나는 테온 그레이조이 다 하고 외치고 최후를 맞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동정합니다. ( 지금 흐름으로 봐서는 그다지 희망적이지가 않네요 )
저도 책내용을 전부 읽은게 아니라서 테온이 그저 혹독하게 당한다고만 알고 있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모릅니다.
일단 드라마 기준으로 보면 테온은 이제까지 몇 번의 기회가 있었죠.
1. 램지 스노우(이제는 램지 볼튼)가 자신을 면도시켜 달라고 했을 때
2. 테온 누나가 찾아와서 그를 구하려고 했을 때
3. 램지가 테온을 성에 보내 항복권고 시켰을 때
1. 의 경우에 테온은 램지를 면도칼로 목을 그어 죽일 수 있었습니다. 혹은 램지를 인질로 협박하여 탈출을 도모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 이런 인질극으로 탈출이 성공하는 사례는 그다지 본 적이 없습니다만 )
제가 테온 처럼 잔혹한 고문을 당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만 제가 생각했었을 때 저는 저런 끔찍한 원수를 가만히 내버려두진 않을거 같습니다. 볼튼 진영에 있기 때문에 복수하는 즉시 처형될 것이라고 해도 저 같으면 죽이고 죽는 길을 택할 것 입니다. 사람마다 이건 차이가 있겠죠.
2.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하러 왔는데 스스로 자초해서 탈출을 거부하니 기가막힐 노릇이죠.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것이 이제까지 램지는 비슷한 경우를 만들어 테온에게 희망을 줬다가 뺏고 다시 희망을 줬다고 뺏고 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이성을 파괴시켜왔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나쁜방향의 견해에서 램지는 참으로 뛰어난 정신체적 통합 고문관이라고 평가해주겠습니다. (짱먹어 나쁜놈아)
3. 램지는 테온이 탈출기회가 있었음에도 완전히 굴복한 모습을 보고는 테온을 이용해서 성을 탈취하는데 성공하죠. 이 때 테온 배우의 연기가 일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정체성의 갈등과 공포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정신차려봐 이늠아 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으니. 하지만 그 뒤에 가차없는 반역의 수박쪼개기. 왠지 조금만 더 테온을 갈등하도록 내버려뒀으면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 어차피 램지한테 더 굴려먹히겠지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
테온이 원터펠에서 한 짓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천하의 패륜아로 볼 수도, 인정받고 싶은 안타까운 놈으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쪽 다 좋은 평가 받기에는 절대 무리겠지만요.
하지만 사람이 죄의 경중을 떠나서 잔혹한 고문을 받는 것은 권선징악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가 없네요. 애초에 왕좌의 게임 만큼 권선징악을 비웃는 듯한 이야기도 따로 없을거 같은 정도인데. 제가 테온이 램지에게 당하는 것을 보면서 어렴풋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테온의 상태가 된다면 참으로 괴로운 것이겠지 하고 경계하는 것과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시절에 숱하게 고문을 당했던 역사를 지닌 민족의 핏줄인 것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직접 겪진 않았어도 잊어선 안될 흑역사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인지. 정의의 관점에서 죄의 처벌형태에 대한 것 때문인지 애매하지만 어쨋거나 인간으로써 테온은 연민이 드네요. 예전에 중동지방에 한 종교의 선교사가 테러집단에 붙들려 목이 잘리는 일이 실제로 있었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사건은 세월호가 있겠네요. 이러든 저러든 사람은 죽습니다만 생각을 갖게된 이상 인간으로써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죽음을 저는 맞이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언제가 되든지간에.
근데 내가 테온 이야기하다가 뭔 이상한대로 빠지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