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한지 얼마 안돼서 겪은 일임
무기탄약고 경계근무가 있는 날이라 새벽부터 일어났음
나는 미천한 짝대기 하나였기 때문에 새벽2시에도 눈이 빠릿빠릿했음
그때가 10월쯤 이였던거 같았는데 우리부대 경계지는 산 밑에 계곡까지 끼고있어서 새벽에 오질나게 추웠음
사수는 상병이였는데 츤데레가 아니라 거의 시발데레 수준이였음
전에 한번은 방탄을 줄일줄 몰라서 끙끙대다가 그 상병한테 물어봤다가
그런건 니가 알아서해 시x새x야 등등의 욕을 듣고 시무룩해져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방탄이 내 머리에 아주 알맞게 조절 되어있었음...
여튼 내 사수는 초소에 들어서자마자 아주 자연스럽게 바닥과 혼연일체가 되어버림
나는 눈 빠릿하게 뜨고 전방주시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빠릿하던 눈이 너무 졸린거임
거의 자는둥 마는둥 서있는데 앞쪽 순찰로 쪽에서 뭔가 움직이는거 같은거임
순찰로는 산에서 부터 내려오는거라 엄청 가파른 계단이였음
초소에서 바라볼때 순찰로는 좌측 산쪽에서 내려오는 형태였음
긴장되서 그런지 졸린게 싹 사라지고 눈이 말똥말똥해짐
총기 꽉잡고 순찰로쪽 주시하고있는데 갑자기 순찰로 위쪽에서 부터 뭔가 엄청 빠른속도로 내려오는 형태가 보임
시발 뭐야 저거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옴
나는 순찰로쪽 주시하면서 OOO상병님!!OOO상병님!!! 불러서 깨웠는데 미동도 없음
죷됐다 싶어서 계속 주시하고있는데 빠르게 내려오던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음...
나는 보자마자 온몸의 소름이 돋으면서 뜨거워 지는느낌을 받았음
그 가파른 계단을 검은색 사람형태가 포복으로 사람이 아닌듯한 속도로 미친듯이 내려오고있었음
보자마자 뒤돌아서 자고있던 상병을 발로 걷어차서 깨움
' 아 시발 뭐야 '라면서 일어나는 상병한테 'OOO상병님 저기 이상한게 있습니다!!'
진짜 빛의 속도로 일어나서 밖을 보고는 나에게 욕을 했음
'아무것도 없잖아 새끼야 이새끼가 미쳤나'
'아닙니다 순찰로에서 누가 포복으로 내려왔습니다....'
상병은 나를 진짜 존나한심하단듯이 쳐다보고선 초소 지키라고 하고 혼자 순찰로 근처 싹 돌고옴
결국 아무도 없었고 나는 상병한테 남은 근무시간내내 갈굼당함
진짜 너무생생하게 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날 밤새 뒤척이다 기상함..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서 글쓰는데 소름이 너무 돋아서 몇번 쉬면서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