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학원강사입니다.
유치부~입시반, 장수생 성인반 다년에 걸쳐서 전부 가르켜보고 대학도 잘보냈고 나름 잔뼈있는 학원 강사인데
재작년즘에 새로운 아동학원에서 애들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전 동네수준이나 생활수준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어느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는데....
정말...........말도 못하게 힘들어요... 죽을거 같아요. 제 모든 경력이 여기서 무너지는 느낌이에요...
전교 꼴등도 가르쳐본적 있고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이나, 자퇴생, 부모도 포기한 자칭 꼴통 패밀리도 어르고 달래고 가르쳐서 사람 만들어놓고 고맙단 소리도 들어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천직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서 다 무너졌네요...
학부모들 진상은.. 원장님이 어느정도 커버치기도 하고 제가 그리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서 넘어가는데....문제는 아이들....
요즘 애들 조숙하다 조숙하다 말로 항상 들어왔고 저도 해가갈수록 느끼고 있는데
이번에 옮긴 학원 아이들은 정말... 제 속이 자글자글 끓다 못해서 하루에 수명이 1년씩 줄어가는거 같아요. 동네만 옮겼을 뿐인데ㅠㅠ...
단순히 말을 잘듣고 안듣고의 차원이 아니라... 제가 초등학교 1-2학년을 선생으로서 대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저랑 동년배의 여자들을 대하고 있는지 헷깔려요. 남자애들은 단순하고 의외로 상하관계에 본능적으로 순종적이여서 여자애들보단 힘들진 않아요. 물론 힘으로 나오면 달라지지만.. 많이 맞았네요ㅋ 무슨 초등학교 1,2학년 여자애들이 암투며 반항이며, 비꼬기 인격모독, 협박,외모비하,욕설,외설적인 언행,맘에 안들면 그자리에서 바로 엎어져서 난동부리고 발작, 들어줄때까지 소리지르고 울고...ADHD성향의 아이들도 많고, 분노조절장애 기미인 아이들도 많고...
지금 이글 읽으신 분들중에서도 부모님들이 있을테고, 애들 좋아하시는 분들 많겠죠ㅠㅠ... 부모들은 몰라요..자기애가 밖에서 어쩌고 다니는지..
괜히 학교폭력 가해자 부모들이 우리애들은 그런애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자기애가 어떤지 하나도 몰라요ㅠㅠ
자기가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한테만 그래요ㅋㅋㅋㅋ 혼내도 들어먹히지도 않고, 체벌은 택도 없죠ㅋㅋ
제가 조금만 잔소리를 해도 이 학원 끊고 다른학원 간다고 협박을 해요 ㅋㅋㅋㅋ8살짜리들이ㅋㅋ원장님이 요즘 많이 힘들어하셔서 그러지도 못하겠고... 아동심리치료 전공했던 다른 강사분 한명은 못견디고 그만두셨어요. 그동안 많은 학원, 아이들 가르쳐봤는데 이런애들 처음본다고...
사랑과 관심으로 보듬으라는 사람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그런건 부모들이 해야하는거죠, 학원에다가 왜 부모들이 해야할 일을 전담시킨답니까. 제가 이렇게 쓰면 매정하고 책임감 없는 강사라고 욕들 하실텐데... 책임감도 여력이 있을때네 부리는거겠죠..
제가 그동안 겪고 당한것들 썰 다 풀면 논문쓸수도 있네요...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요즘 성격 다 버린거 같다고 걱정된다고 하고
살짝 우울증기미도 오는거 같아요.. 학원 옮기고 나서 그 좋아하던 친구들 모임이나 약속 일체 안나가고 휴일엔 사람도 안보고 저 혼자만 있어요..
오로지 저를 위한 휴식이 필요해서요... 기피증초기인가 이거ㅠㅠ... 부모님도 걱정하고 천직이라 생각했는데 일 그만두고 이직을 권유하시네요...
앞으로 평생 애들 가르치며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지금 혐오증이 올거같아요...
끊었던 담배도 일이 너무 힘들고 정신이 피폐해졌을때 집에 가기전에 한까치씩 피기 시작했고... 불면증도 와서 맥주마시고 잠드네요...
학원관련 업종분들..... 다른분들은 이 난관을 어찌 헤쳐가시나요..
방금 1학년짜리 여자애 둘한테 당하고 너무 우울해서 화장실간다 하고 나와서 조금 울고 점심시간 짬내서 글올립니다ㅠㅠ
정말 이직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ㅠㅠ 참고 버텨야하는지... 그래도 아동학원 강사인데 애들을 싫어하면 안돼는데ㅠㅠ아아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