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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3441
    작성자 : 식빵이
    추천 : 20
    조회수 : 3930
    IP : 1.226.***.19
    댓글 : 49개
    등록시간 : 2015/09/28 03:29:53
    http://todayhumor.com/?panic_83441 모바일
    저도 몇 년전에 성폭행 당할 뻔한 여성분 원격으로 구한썰
     이거 예전에 판에도 한 번 쓴 적있는데 묻혔어요. 오유 게시물은 음슴체는 안 되나요?? 일단 모르니까 예의를 갖추어 쓸 게요.
     
     때는 바야흐로 오원춘 사건이 일어나고 1주일 정도 지났을 때였어요.
     저희 집은 아파트인데 제 방 쪽으로 보면 유수지가 보여요. 유수지에는 산책로가 길게 나 있는데 한쪽 끝은 저희 아파트 근처이고 한쪽 끝은  큰  도로로 나가게 되어 있어요. 가로등 같은 게 있는데 생태보호를 위해서인지 좀 어두침침해요. 그리고 유수지 있는 곳에 빗물 펌프장이 있어서 밤에는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서 저는 밤에 잘 안 가요. 여름에는 늦은 시간에도 산책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때는 아직 좀 쌀쌀하기도 해서 늦은 시간에는 사람이 거의 안 다닐 때였어요.

     저는 아침에 늦어도 9시까지는 학교에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날따라 새벽에 갑자기 피부관리가 하고 싶어져서 홈샤핑에서 뽐뿌와서 질렀다가 고이 모셔둔 각질제가 기구를 가지고 얼굴에 미스트를 칙칙 뿌려가며 각질을 제거하고 있었어요. 열심히 각질 제거를 하다보니 몸에서 열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창문을 열었죠. 각질제거를 다 하고 그 기계에 초음파 기능이 있어서 크림을 바르고 초음파로 크림을 세포와 세포 사이에 침투시키고 있는데

      밖에서 희미하게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귀에 굉장히 거슬리게, 고양이가 발정기인가 되게 니야옹거리네 -_-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고양이 발정기 때 내는 되게 기분 나쁜 소리 아시죠? 애기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무시하고 열심히 피부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 울음소리가 순간적으로 "살려주세요!"로 들리는 거에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제가 평소에 사건사고를 좀 많이 겪고 그것이 알고** 같은 범죄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드디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구나 싶었어요. 무튼 무시하고 다시 피부관리를 하려는데 또 다시 확실하진 않지만  "살려주세요"라고  들리는 거에요.

      갑자기 가슴이 떨리면서 '이건 범죄다.'라는 생각이 스치고 저는 확인을 위해 창밖으로 유수지쪽을 내다보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창문에 대고 노래 부를 때도 안 하던 복식호흡으로 엄청 크게 "거기 누구 있어요? 무슨 일 있어요?" 라고 몇 번 외치니까 저 멀리서 엄청 다급한 여자목소리로 "살려주세요!"라는 비명이 들리는 거에요. 늦은 밤, 여자 비명소리 두 개를 조합해 보니 성범죄 밖에 없겠더라고요.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일단 "개새끼 호로** 십** *만한 **아 내가 경찰에 신고했다. 허튼 짓 하면 죽을 줄 알아!"라고 소리를 꽥꽥 지르고  부모님 불러서 대충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어머니와 제가 신고하는 사이에 아버지랑 오빠를 일단 내려보냈습니다. 그리고 "개**아 지금 몽둥이 든 남자 두 명 내려갔다. 넌 *됬오!!!"라고 소리쳤습니다. 일단은 소리라도 계속 질러야 여자 분이 안정감을 느낄 것 같아서 "걱정마세요. 사람 보냈어요. 경찰 곧 온대요"라고 허공에 외쳐댔습니다. 조금 있으나 유수지 쪽에서 튀어나오는 여성분이 보이더라고요. 아버지랑 오빠랑 만나서 다시 유수지 쪽으로 가더라고요.
     
      부모님이 저보고는 내려가지 말라고 하셔서 방에서 계속 창밖을 주시하는데 사이렌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소방차가 왔더라고요. 나중에 들었는데 제가 소리를 하도 질러서 불난 줄 알고 이웃주민들이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무튼 1분 1초가 급한데 경찰이 안 와서 답답해서 저도 내려갔습니다. 뭔가 무기를 들고 가야할 것 같아서 도끼를 들고 갈까 하다가 그러면 제가 경찰에 잡힐 것 같아서 구두주걱을 들고 내려갔습니다.
      무튼 소리를 하도 지르니 사람들도 창문 열고 쳐다보거나 내려온 사람도 있더라고요. 경찰은 신고한지 10분 이내에 온 것 같습니다. 오원춘 사건 바로 직후라서 형사 봉고차랑 경찰차랑 기자들까지 우르르 몰려왔었습니다. 제가 그쪽에서 어슬렁거리니까 저보고 피해자냐고 물어서 저는 신고자이고 피해자는 아빠랑 오빠랑 다시 유수지로 갔다고 얘기하고 올라왔어요.

     아빠한테 얘기 들어보니까 그 유수지에 난 산책길이 집에 가는 지름길이라서 버스에서 내려서 유수지 길로 걷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칼을 갖다대고 핸드폰을 뺏어서 어디다 던져버리고  덮치려고 했다고 합니다. 암튼 어떻게 어떻게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범인이 초범인 것 같았어요.
     무튼 그 분 폰은 찾았는데 범인은 결국 못 찾았아요. 그 유수지가 엄청 큰 찻길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도망하기 참 좋은 구조라서ㅠㅠ 숨기도 좋은 것 같고.. 숨었다면 경찰에게 잡혔겠죠. 그 많은 인력이 왔으니까 무튼 그 범죄자시키는 결국 끝내 잡히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거기에 씨씨티비도 없거든요.
     다 끝나고 나니까 문득 무섭더라고요. 그 놈이 우리집이 몇 층이 세어본 건 아닐까 하고 ㄷㄷㄷㄷ 그 이후로 그 유수지는 낮에도 잘 안 가게 됐어요. 남자친구가 밤에 산책하자는데 칼든 성범죄자 놈이 튀어 나오면 남친이 과연 나를 지켜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칼같이 거절했어요

     그 여자분은 그 후로 만나거나 연락을 받진 못했어요. 연락처를 준 적도 없고 전 얼굴도 제대로 못봤으나까. 그냥 그 분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날따라 늦게 잔 것도 창문을 연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신비한 느낌?

     하.. 빨리 성범죄자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네요ㅠㅠ
     저 변태 진짜 많이 봤거든요. --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가 잘 발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신고의식 엄청 투철해서 위험에 빠진 사람은 그냥 못 지나치거든요. 그냥 지나치면 양심의 가책이 ㅠㅠ 심지어 구걸하는 분들도 그냥 지나치면 되게 하루종일 기분이 안 좋고 (이건 병인데 ㅠㅠ) 
     얼마전에는 지하철에서 성추행 시도하려는 사람도 쫓아내고 ㅋㅋㅋ 기회가 된다면 그 얘기도 써볼게요~~~
    출처 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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