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로 스물두살 강원도 영월로 홀로 귀촌한 청년입니다.
오유를 시작한지도, 시골에 내려간지도 어언 횟수로 1년을 다해가네요.
물론 오유, ASKY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기도 하지요.
어쩐지 오늘은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과 풀벌레 소리가 애처로이 들려오네요.
쓰러져 가는 시골집에 내려와서 열심히 일하고.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고.
밭을 가꾸고.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춤도추고
필요하면 만들고
고기도 잡아다 구워먹고 튀겨먹고 팔아보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한 마을상영회를 준비하고
가끔은 산따라 강따라 꽃도따고
새로운공간을 위해 또다시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다자란 머리를 손수 자르며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시골에서 지내다보니 욕심이 나는게있어요.
또래 친구가 한명밖에 없다는 건넛동네 철이와
친구가 많아도 없다는 도시의 아이들.
그리고 마음껏 자연을 누릴 수있는데에 반해
시골의 작은학교들은 폐교가 되어가고
폐교에 대한 안정망또한 없지요.
반대로 교육이 과할정도로 넘쳐흐르는 도시
하지만 그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회의 아이들.
왜 굳이 농약을 치시냐는 아들의 이야기에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죠.
"이렇게라도 치지않으면 일 못해"
왜 굳이 송아지 코꿰듯 대학 가느냐는
이야기에 젊은이는 이렇게 말하죠.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지 먹고 살지"
실제로 제가사는 도원리에는 20대도,30대도 없습니다.
마을경로당의 막내분이 60대 아저씨니 말 다했죠.
그렇게 세대와 세대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로막혀
흐르지 못하고 따로 고여버렸습니다.
도농간의 농도깊은 연결지점이 무엇이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곰이더군요.
우선은 문화적으로 차단되어있다싶은 작은마을에
쪼그만 공연과, 마을상영회등을 생각하고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2002년 작은학교를 살려냈던 남한산초등학교처럼
20년전에 잠에든 학교를 다시금 깨워내 아이들이 뛰놀고 선생님또한
함께 배울수 있는 작은학교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마구 뒹굴수있는 교육환경에서 성장했던만큼이요.
또한 옆집에 사는 사람의 이름조차 모르는 얇지만 두터운 벽으로
격리된 도시사회의 아파트, 그리고 그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매달 손수 키운 먹거리와 함꼐하는 마을모임과 여러가지 이야기들까지.
거의 야망이라고할 정도로 선뜻 도전하기 힘든 일들을
꼭 부여잡고있지요.
하지만 제가 가진 생각의 힘과 달리 실제로는 무력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나눌곳도 나눌사람들도.
그리고 더 발전시켜 실행해 나갈수 있는 힘도.
사실 어떤 도움이 필요한것은 아닙니다.
다만 시골에서 손수 옷을만들고 농사를 짓고 머리를자르며 집을지으며 자급자족하는 과정과
천천히 도시와 시골, 그리고 시골안에서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당위로 가려진 세상의 틈속에서 피어난 꽃 한송이를
함께 나누고 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진심으로.
그래서 이렇게 야심한 시각 글을남겨봅니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일을 만들어가보려는 생각으로
FB page를 개설했어요.
서로의 강의를 나누고 대학에 대해 실제 앎을 위한 대학투어부터.
서로같이 돈에 대해 다큐로 공부하고 다시 실전에서 일련의 유통과정을 거치지않고
돈을 벌어보는 돈의 맛project. 그리고 이 세상에서 나를 조금 더 자유로이 거칠것없이
살아갈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자급자족까지. 이제 시작하려합니다.
(얼마전 씨앗부터함께한 옥수수를 수확햇어요)
글을쓰는 와중에도 마치,멈칫 페이스북page를 홍보하는것 같아
마음에 걸려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다만 실제로 이야기를 나누고싶고 과정또한 함께도모하고싶어요.
그리고 또 여러의견을 발전시켜나갈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일방적인 관심을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서로의 삶의 따로, 또 같이 즐거이
향유해내고자 함이 제일큰 목적이자 저의 고민이네요.
또다시 밤이 깊어 어스름한 새벽이 다가오고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고 또 재미난 이야기가있으면 나눔해주세요.
어찌하면 언제쯤이면 자연스럽게 그리고 모두가 함께 즐거이 살아갈 수 있을까요?
주변의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장이, 그리고 고유한 성질을 가진 이곳에서
속시원히 털어놓고갑니다. 모순적이게도 친구에게 털어놓는 내밀한 이야기와는 달리
또다른 후련함이 느껴집니다. 좋은 밤 되시길...
호호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