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이 집에서 나가고 나서 이후의 글입니다.
위의 글은 그 녀석이 집에서 나가고 나서 한 달 정도 있다가 저희 운동 동호회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역시 정신병이라고 정의하면 쉽게 이해될 상황입니다.
정신분열 편집증 피해망상 이런 병이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혼자 창문 밖을 보면서 중얼거리거나 다른 사람이 찾아왔다는 둥 자꾸 제 3자의 이야기를 하거나 인격이 변할 때는 정말 이게 정신병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될 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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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가고 2년 정도 있다가 저희집을 찾아왔습니다.
잊을만할 때 찾아오는 센스...
술마시고 새벽 2시쯤 귀갓길이였습니다... 누군가 창문 밖에서 저희 집을 처다보고 있길래 가서 보니 그 녀석입니다.
웃으면서 인사합니다.
"오~ 오랜만이다 길래? 기고 싶지 않나??? 흐흐"
저를 첨 보자마자 실실 웃으며 한 소리입니다.
어~ oo야 잘지냈나? 머하고 살았노??
저도 웃으면서 화답했습니다. (길래가 먼소리인지 당췌... 기어다니게 한다는 거??)
"못살았지 니는 잘살고 있네? 나는 니 때문에 못살고 있는데"
아.... 보자마자 헛소리를 하니 또 속이 쓰려옵니다. 짜증이 엄청나게 났습니다.
눈치를 보니 다시 집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눈치였습니다.
절대 안 됩니다.
밥 한 끼 하자 밥 먹었나? 커피나 한 잔 하자 가자 가자
데리고 밥을 매기든 커피를 매기든 매기고 보내고 싶습니다.
"아니 잠시만 나 집에 좀 들어가면 안 되나" "함만 도와도"
차분하게 부탁하는데 그 부탁 절대 들어줄 수 없습니다.
가자 집에 지금 못드간다 대충 사정을 얼버무리니 피식피식 우스며 하는 말이 또
"길래?"
"니 자꾸 이러면 섭섭하다~~ 길래? 흐흐"
땅에서 기어다니게 한다는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뭔 개소리인가 싶어서 걍 듣기도 싫고 팔잡고 끌고 나왔습니다.
강하게 나가기로 했습니다. 개조끄튼소리하지말고 따라온나. (강한 욕 했습니다.)
차에 같이 탔는데... 와.....이거 냄새가.... 진짜 쉰내가 이런 쉰내가 없습니다... 머리는 어깨까지 길어 있습니다.
손은 정말 때가 끼어서 얼룩덜룩하고... 손톱 밑에도 때가 껴 더럽습니다.
창문을 앞 뒤로 다 내리고 운전했습니다.
밥먹었나?
안먹었다 니가쫌 맛있는거 사도~
그래 고마 삼겹살이나 무러가자 (어쩐 일로 대화가 되었습니다 대박...)
삼겹살집에 가고 있는데 역시 씰~때 없는 소리를 계속합니다. 뭔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고 증상이 더심해진 듯 합니다.
삼겹살집에서 삼겹살 5인분을 시켰는데 삼겹살에 손도 안 댑니다. 소주만 깡으로 한 병 마시고 있습니다.
아 쫌 처무라 니가 오자해서 왔다이가
"길래?"
아.. 대화 안 된다... ㅡㅡ;;;
이런저런 안 되는 대화하다가 억지로라도 먹어라고 쌈을 싸줬습니다. 받아먹습니다.
저한테도 먹어라고 쌈을 싸줍니다.... 아.... 손...ㅡㅡ;; 쫌 씻고 싸주던가....하.....
안 먹으면 안 나간다고 해서 억지로 받아먹고 고기집 나왔습니다.
집에 가라 인자. 내일 출근해야 된다.
아.. 집에 좀 가자.. 섭섭하다... 도와도
안 된다 가라.... 진짜 안 된다
"길래?"
하.... 대화 안 된다. 찜질방에 내려줄께
차에 태우고 찜질방 쪽으로 가고 있는 길에 또 "길래" 몇 번 말하길래
제가 길래가 도대체 뭐고?? 물어봤습니다.
비실비실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야.... 넌 그것도 모르나??
어 미안한데 모르겠다... 뭔말인데?
아니다^^
아니 하... 씹퐐 도대체 뭔 말이냐고 미친 또라이 새끼야!!!!! (대폭발)
룸미러로 뒤를 봤는데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하고 꺼내고 있습니다.
(냄새가 너무 심해서 뒷자석에 타라고 했습니다..)
담길래?
(길래는 담길래의 줄임말로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담길래 듣자말자 소름이 쫙 돋아서 바로 옆으로 차를 대고 내렸습니다.
(사투리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담길래 담구다 칼로 담구다 찌르겠다 이런 말입니다.)
무섭기도 했는데 너무 화가 나는 복합적인 기분에서 먼저 내리고 뒷문을 딱 여는데 이 녀석 손에 송곳이 있습니다.
아......... 진짜 이거 죽을 수도 있겠구나.... 순간적으로 움찔했습니다.
실실 웃으면서 이야기 합니다.
이걸로 내가 니를 찌르겠나?? 근데 내가 이거 왜 들고 있는지 아나?? 니 담굴라는건 아니고 그냥 끝내고 웅얼웅얼...
근데 그 때 얼마나 화가 났던지 그냥 송곳쥔 팔목잡고 멱살 잡고 차에서 끌어내렸습니다.
송곳 쟁탈전 한 번 하고 송곳 뺏어서 옆으로 있는 힘껏 던졌습니다.
얼마나 노숙을 했는지..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넘어트려 놓고 무릎으로 배 누르고 니온밸리 자세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5분정도 개발광하는 거 무릎으로 눌러 놓고 경찰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경찰이 도착하고 풀어줬습니다.
근데 경찰이 왔을 때 이 녀석이 엄청하게 순수하고 착하고 정상입니다.ㅡㅡ;; 웃으면서
경찰 아저씨 제가 술 조금 먹고 싸웠어요 죄송합니다~
하고 경찰 아저씨한테 인사하고.... 전 이 새끼가 송곳으로 저 공격했다고 이야기하니 송곳을 찾아오랍니다.....
옆길이 풀이 완전 우거진 산비탈길이라 이거 뭐 찾지도 못하겠습니다. 어디로 던졌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이 친구 행색 좀 보라고... 노숙자인데 저한테 와서 사람 돌게 한다... 어째 쫌 해달라 노숙자 쉼터 같은 거 없느냐? 하고 물어보니
중심가 쪽에 노숙자 센터가 있는데 등록하고 사용가능한데... 이 시간에는 안 됩니다. 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보고 잘 타일러서 싸우지 말고 집에 보내고 일단 자기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빡이친 저랑 경찰이랑 큰소리내고 싸우는 중에 이 녀석 옆에서 실실 웃고만 있습니다.
경찰이 그렇게 그냥 가고..
전 이 녀석 길에 놔두고 혼자 차에 타고 출발했습니다.
차 뒤로 전력질주로 따라오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ㅡㅡ;
엑셀 밟고 계속 갔습니다.
그날 친구집 가서 잤습니다....
이틀 뒤에
저희 집에서 자고 있는데 밖에서 `ㅇㅇ이~ ㅇㅇ이~ ㅇㅇ이~ㅇㅇ이~' 새벽 4시 반쯤에 저를 부릅니다.
아... 진짜 벽 하나 두고 창문 밖에서 저를 계속 10분 넘게 부르고 있습니다. 자다 깼습니다.
"어...... 왔나? 무슨 일이고?? 새벽인데 잠도 안 자나?"
태연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어 집에 좀 들어가면 안 되나 이야기할께 있어서?? 아니면 이야기만이라도 하자"
"안 된다.. 나중에 내 아침에 출근해야 되니까 잠쫌자자 그 때 온나 "
"아럿다"
이 녀석이 대답하고.... 계속 벽앞에 서 있습니다.
벽 하나 두고 전 누워있고 이놈은 서 있습니다.
부스럭부스럭 앉았다 일어나는 건지.... 얼마나 가까운지 숨소리까지 들립니다. 출근시간까지 벽하나를 두고 한숨도 못 잤습니다.
5시간 넘게 저희집 창문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또라이다... 절대 내가 화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씻고 나와서 있는 현금 십 몇 만원 주고 또 몇 시간을 타이르고 타일러서 보냈습니다.
몇 번을 더 찾아오고 좋게 타일러서 보내고 보내고... 몇 개월을 고생했습니다.
3달 전에 저희집 앞에 제가 그 녀석한테 줬던 옷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쯤 찾아왔었고 완전 말짱한 사람이 돼서,
구미에 일하러 간다. 일자리 구해서 자주 못 볼 껀데 돈 많이 벌면 내려와라 밥사준다. 하고 떠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저한테 했던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게 적습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고 있습니다.
내가 많이 이상하재?? 미안타... 그 사람 때문에 그렇다
니가 잘못한 게 내랑 엮인 게 잘못인데 내가 어떻게든 해볼께 미안타
그 사람이랑도 내가 알아서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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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뉴스를 보니 아찔해지네요....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렵습니다.
경찰은 불러봤습니다. 저와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가 없어 자기들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법원에 가서 따로 소송을 걸든가 해야 한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좋게좋게 상황을 풀어서 저에 대한 망상을 떨치게 해서 보내는 게 답일 것 같습니다.
좋게 대해주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망상을 떨치게 하는 게 맞는 듯 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입니다. 또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이제 대략적인 굵은 이야기로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이 녀석은 제가 자기를 감시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까... 저를 감시합니다.
핸드폰 셀카 부분 카메라를 박스나 테이프로 막아둡니다.
(자기를 누가 감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창문을 박스로 막아서 빛이 안 들어오게 해놓습니다.
(누군가 자기를 계속 쳐다본다고 생각합니다.)
군인이나 군용차량 등을 보면 길가다가 바로 돌아서 가거나 극도로 군대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군대 앞으로 차타고 같이 지나갔는데 갑자기 저한테 소리지르면서 어디 가는 거냐고 발악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디에서든 일을 하면 이런 증상들 때문에 사람들과 적응을 못 하나 본데,
자기가 적응 못 하는 이유가 제가 그 사람들한테 자기 얘기를 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맨위에 캡쳐 사진에 있는 글을 쓴 듯 합니다.)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씩 정상인이 돼서 대화를 합니다.)
귀신 씌인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옆을 보면서 "아...나 그만좀 쳐다봐라..."
"oo아 니는 사람 죽은 거 봤나? 니 밑에 있네."
"니옆에 사람 있는데 니는 못 느끼나? 야.. 넌 그걸 못 느끼나?? 니 머리카락 손으로 돌리고 있는데??"
이런 소리들 심심치 않게 합니다.
최대한 마음써서 그 녀석을 위해서 잘해줬는데 결과가 너무 안 좋네요.....
제 마음도 많이 다치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습니다. 그 녀석은 그 녀석 나름대로 저에 대한 피해망상을 했구요...
그 녀석이 잘돼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의 연은 앞으로 더 없기를 바랍니다.
넋두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