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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3250
    작성자 : 술빵
    추천 : 15
    조회수 : 2071
    IP : 58.124.***.56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5/09/17 21:48:10
    http://todayhumor.com/?panic_83250 모바일
    감이라는게 있는걸까요 진짜로..?
    벌써 한참 된 일인데 혼자서 곱씹다 문득 생각이 나서 써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거의 곧바로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근데, 제가 열살무렵 꾼 꿈이
    이십대 후반이 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어린 저는 제가 상상할수 있는한 가장 어둡고 무서운 장소에서
    아빠를 하염없이 불렀습니다. 
    울면서 하염없이 불렀습니다.
    그때 갑자기 문 하나가 앞에 나타났고
    그안에서 아빠 목소리가 들렸죠.
      "아빠 왜 거기있어? 이리와~" 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아빠는 매우 힘없는 목소리로
    아빠는 이제 거기로 못간다..라고 답했구요.
     왜 못오냐, 빨리와라 계속불렀지만
    아빠는 그저 이젠 못간다. 엄마말 잘듣고 잘 지내라..라고만 했습니다.
    그러고는 바로 잠이 깼는데, 어렸던 저에게도 그상황이 죽음을 의미한다는건 알수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년뒤 또 꿈을꿨습니다. 
    저는 쥐죽은듯이 누워 가슴에 손을 모으고있었고
    아빠가 울면서 제 이마를 쓰다듬고있었어요.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선, 
    "우리딸 잘자. 다음에 만나자." 
    이렇게 짧은 꿈을 꿨어요. 
    이것역시 죽음을 뜻한다는걸 느꼈지만 개꿈이려니 털어냈습니다. 

    그리고 몇년지나 아빠와 단 둘이 차를 타고 가고있었는데
    빙판길에 갑자기 차가 도로위에서 빙글빙글 돌기시작했습니다.
    신기한건, 저희 앞으로는 차가 아주 많았지만 거리가 멀었고
    뒤에는 차가 단 한대도 없었기에 사고나지않고
    죽을뻔했다며 깔깔 웃고 지나갈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일지나지않아  기억하고싶지 않은 그날...
    저는 잠을 자고있었고 아빠는 저를 끌어안고선
    잘자라고. 다녀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빠따라갈래? 라고도 말했구요.
    잠이와서 견딜수가 없었기때문에 그대로 다시 잠들었고...
    잠에서 깬 저에게 들려온 이야기는......

    병원으로 가는 차,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면서도
    어디선가 저는 이미 포기하고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장이 찢어진다는게 이런거구나...
    제가 제 마음을 지킬수있는 방법은
    모든일에서 한발짝 물러나 먼산 불구경하듯하고
    감정을 버리고 아무 생각하지 않는것이었습니다.

    몇년에 걸쳐 꾼 두개의 꿈...
    하루에도 몇번씩 꿈을 꾸는데 왜 그 두개만이 
    선명하게 지금도 기억이 나는건지
    다른사람의 죽음을 꿈꾼적 없는데 왜 하필 아빠에 대해서만 그런 꿈을 본건지. 
    왜 사고나기 몇일전, 같이있었을때 그 빙판길에서
    충분히 죽을수도 있을만큼 큰 일이 일어났는데 
    신기할정도로 무사했는지.
    저는 어릴때부터 몇번이나 죽을뻔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큰탈없이 죽음의 고비를 넘겨온,
    그런 저랑 함께 있었기때문에 빙판길에서 사고를 면한건  아닌지..
    그럼, 그날 아빠가 같이 가자했을때 갔으면...
    또 한번 피할수있었던건 아니었을까... 

    벌써 8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종종
    병실에서 소리지르며 울고있던 제 모습이 기억납니다. 어디간거냐고... 소리지르던 제가 생각나서..
    기왕 꿈을 볼거라면 사고직전에 봤다면 주의해서 막을수있지않았을까 생각도나서.
    그 꿈들이 그냥 개꿈이 아니었다면
    내게 그 꿈을 보게한... 신이던지 뭐던지
    멱살을 잡고 흔들고싶을정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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