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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병원+간호장교 썰5
내 퇴원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음.
내 수술 부위도 완벽히 안정을 되찾아갔고,
부작용없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건강한 놈이 되어있었음.
솔직히,
자대에서의 압박도 있었지만
나는 군대 빨리온 이유가 이렇게 병원에서 띵까띵까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는걸 인지하고 있었음.
기왕 남들보다 빨리 온 군대,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음.
그리고 입원한지 3개월만에 나가게 됨.
그렇게 퇴원 날짜가 정해지고,
그 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음.
모든 군부대가 그렇듯이,
군병원 안에도 인트라넷이 구축되어있음.
그곳에 군병원 홈페이지가 마련되어있고,
근무하는 장병들+간호장교들+군의관들 등등 여러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활용됨.
그곳에 회원가입을 하면,
다른 회원들과 쪽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음.
그 홈페이지 가입 조건이,
그 군병원 일원이어야 하는 것이었음ㅋㅋ
나는 도우미 일을 하면서 병원 내 컴퓨터를 자주 만지게 되었음
그래서 이 인트라넷을 이용하여
S대위와 쪽지를 주고 받을 생각을 하게됨.
아 근데 난 군병원 일원이 아니지않슴?
그래서 회원가입 신청란에 글을 남김.
-저는 환자입니다. 그러나 짧지 않은 기간동안 정성껏 저를 치료해주신 군의관님과 간호장교님들, 고생하는 의무병들에게 감사하다는
의사 표시를 하고자 합니다. 병원 일원이 대부분 이용하는 이곳에 글을 남기려면 회원가입이 필요하답니다. 부탁드립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음.
글 올리고 하루만에 회원가입승인ㅋㅋ
곧바로 S대위 이름 찾고 쪽지 보냄ㅇ
-쿠크다스 맛있습니까?
그리고는 도우미 일하면서 짬짬히 쪽지를 확인함.
같이 일하던 의무병형이
으잌ㅋㅋ 너 여기 어떻게 가입했냐고 물음ㅋㅋ
곧 답장이 왔음
-어ㅋㅋㅋ 너 뭐야ㅋㅋ 이거 어떻게 보냈어ㅋㅋ
이런 내용.
그렇게 S대위와 난 하루에 몇 통씩 쪽지를 주고 받았음.
마치 사회있을때 문자를 주고받는 듯한 느낌이었음..
S대위는 아 선물 고마웠다, 그런 편지(?) 받아보는 것도 처음이다, 쿠크다스는 맛있게 먹었다ㅋㅋ
이러한 말들을 했었음.
아 그리고 쪽지로 생일이야기가나와서
생일이 언제인지도 알게 되었는데
내가 이런 쪽지를 보냄
-아 그럼 생일 때 남자친구가 잘 챙겨주시겠지 말입니다?
한참 있다가 담장이 왔음
-남자친구?ㅋㅋㅋㅋㅋ 그런거 없다ㅋㅋㅋㅋ
아 그때 군의관이랑 의무병형이 수술하러 올라가서 진료실에 혼자 있었는데,
소리질렀던거 같음.. '야호'라고
어쨋든 바쁜 군병원 근무하는 간호장교라, S대위와 그렇게 깊이 있는 대화는 못하고ㅋㅋ
난 퇴원날이 내일로 다가왔음.
오 근데
O대위랑 A중위가 간호장교실로 부르는 거임ㅋ
갔더니 의무병이랑 치킨+피자+과자 등등해서 회식 중ㅋ
말로는 뭐 나 퇴원기념 이라는데 그냥 지들끼리 먹다가 생각나서 불러준거 같음ㅋㅋ
어쨋든 고맙습니다하고 맛있게 처먹음ㅇ
근데 O대위가 어디로 전화를 함.
그러더니 "어, 난데~ 꿀쟁이 내일 간데ㅋㅋ"
이러는 거임?
읭?
몇 마디 대화하더니 전화기를 나한테 넘겨줌.
S대위였음ㄷㄷ
"내일 가냐?"
이렇게 운을 땜ㅋㅋ
아 내일 간다고, 그 동안 재밌었고 고마웠다고ㅋㅋ 입에 발린 말 해줌.
그리고 S대위는 건강하게 군생활 잘하라고ㅋ 넌 어디가서도 잘 할꺼라고 말해줌.
근데
마음속으로는 참 뭔가 아쉬운거임.
'아 이런.. 이렇게 끝나면 안되는데.'하면서
좋은 방법이 없나 열심히 머리를 굴림.
"그래~ 그럼 잘가고~ 안녕~"
"예~ 충성!"
하고 끊음.
그리고!
끊으면 휴대폰에 상대방 전화번호가 남지 않음?
그걸 재빨리 읽어냄.
그리고 회식 내내 그 번호만 계속 머릿속으로 생각했음.
앞은 010이니까 '1234-5678', '1234-5678' ....
이런식으로.
그리고 재빨리 먹는거 마무리하고
내 수첩 구석에다가 적어놈.
그렇게 병원에서의 마지막 밤이 저물고
나는 자대로 가게됨.
ㅋㅋ자대에서 나는 조혼나 열심히 했음.
퇴원할때 일병이었으니까
자대 도착하니 후임이 5명.
병원에서 꿀빨고 왔다는 선임+후임들의 눈초리를 견디며
진짜 존나 열심히 굴렀음.
퇴원을 4월달에 했는데,
상병 꺾일 때까지는 진짜 개이등병처럼 긴장타고 군생활했음.
여름에 항상 흘리는 땀때문에 '소금가이'라는 별명도 얻고,
선임도 인정하고
후임과도 친해지면서
자대생활이 편해질 때쯤
S대위 생각이 났음.
방법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군수과 계원을 PX로 꼬셔서 컴퓨터를 사용함ㅋ
그곳에서 군병원 홈페이지로 들어가 쪽지를 남김
-잘 지내십니까?
아 퇴원하고 반년만에 쪽지 남기니까 그 날 내내 또 설렘ㅋ
매일같이 군수과로 가서 확인했음ㅋㅋ 답장왔나
아 물론 간부 없을때ㅋ
한 삼일 만에 답장이 왔음.
-어ㅋㅋ 반갑네^^ 잘지내??
으허헣허허어어어
좋아서 그 자리에서 춤추다
들어오던 보급관한테 뒷통수맞음ㅋㅋ
그리고 쪽지로 안부 전하다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냄.
아 S대위님 번호를 안다고, 저번에 전화받을 때 보고 기억하고있다고
혹시 불편하지 않으시면 전화한번 해도되겠냐고
그러니까 괜찮다고 하라고 함ㅋ
그래서 그날 저녁에
ㅅㅂ진짜 입대할때의 긴장보다 더한 긴장을 지닌채로
전화를 걸음..
물론 군전화. 나라사랑카드..
"여보세요?'
아음ㄴ루크ㅓㅗㅓ뫄론마ㅓ외ㅓㄴㅁㅇ홰ㄴㅁ옿ㅁㄴ
아 존나 설렘
그렇게 목소리가 예쁘게 들릴 수가 없음.
이미 내 기억속에는
S대위는 신세경이고 나발이고 그냥 내 인생에서 제일 예뻣던 간호장교로 인식됨.
전화로
간단한 안부와 함께 병원이랑 부대 이야기도 좀 하면서
다시 말문이 트임ㅋㅋ
어떻게 사는 것부터 해서 언제언제 수도병원으로 전출가고 난 전역은 언제고 등등등
한달에 세 네번씩은 통화했던거 같음.
한 번 통화할때마다 길게 이삼십분씩 이야기하고 그랬는데,
내가 남자친구 언제 사귈꺼냐고ㅋㅋ
나이들면 그것도 힘들어진다고 하니까
막 신세한탄함ㅋ
나이는 들어가는데 남자는 안보인다고.
아 그래서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드립을 시전함.
"가까운데서 찾으시지 말입니다. 지금 통화하고 있는데."
그랬더니 막 웃음.
그렇게 난 훈련받고, 근무서고, 공부도 하면서
전역을 하게 됨.
전역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으로 문자ㅋ
-저 전역했습니다ㅋㅋ
곧바로 답장이 옴
-축하해^^
이 글이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제가 여기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가진 가장 인상적인 추억을 이야기로 정리해보고 싶어서 이기도하고,
공부하면서 힘들 때 잠깐잠깐 보며 웃고 마음을 달랬던 오유라는 사이트를 좋아해서 이기도하며,
만에 하나 유머사이트를 자주 찾아보신다던 S대위가 이 글을 보면 좋겠다싶어서 입니다.
추천 구걸은 이를 위해서 했습니다.
-S대위.. 아니 이젠 S민간인이지. 어쨋든, ... 주신 기한이 1년 남았습니다. 저 이제 졸업 얼마 남지 않았고, 곧 취직합니다.
좀 나이차이가 나면 어떻습니까ㅎ 서로 좋아하면 됬지. 당당하게 찾아갈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뭐 선봤다는 소문이 들리던데
선 보세요! ㅎㅎ 결혼만 안하시면 됩니다. -꿀쟁이가.
추천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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