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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안 못 하고 있는 모솔오징어인데 연애게시판에 글을 올린다는게 뭔가 웃프네요.
근데 연애게시판 말고는 딱히 올릴데가 없는 거 같아서 여기다가 올려봐요.
썰 풀기 전에 돌이켜보니 벌써 4년도 더 지난 이야기네요.
새삼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갔구나 싶어서 급 숙연...
여튼 각설하고 제가 겪은 순정만화 같은(?) 일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때는 풋풋했던 대학교 2학년 시절,
그러나 학업과 도서관 알바를 병행하며 삶에 찌들어있던
2012년 5월, 성년의 날 아침이었어요.
사실 저는 그 날이 성년의 날인지도 몰랐어요.ㅋㅋ
아침 수업에 늦어서 부리나케 강의실로 가던 도중 저는 한통의 문자를 받습니다
보자마자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뭐지? 나 뭘 떨어뜨린거지? 뭘 잃어버린거지? 안 돼!!'
하면서 급히 주변을 살펴보고 가방도 뒤져보고 다 해봤는데 별다른게 없는거예요.
그러고 나서 다시 든 생각
'근데 이 사람은 누구고, 내 번호를 어떻게 아는거지...? 서가에 대체 무슨 물건을 놓아둔 거지..??'
하면서 혼파망을 일으켰고 덕분에 수업 내용은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고ㅋㅋㅋ
심지어 연속강의였는데 어찌나 수업시간이 길게 느껴지던지.(마른세수)
그렇게 4시간의 수업을 끝내고 도서관에 돌아와
문자에 적힌 서가로 가보니
아니 글쎄!!!!!!!!!!!!!!!!
그 곳에 장미꽃 한 송이와 편지봉투가 놓여 있더라구요!!!!!
막 막 심장이 벌렁거리고 얼굴에는 열이 확 오르고,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광대는 하늘 높이 솟으며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고ㅋㅋㅋㅋㅋ
아니 나에게도 이런 순정만화 같은 일이 벌어지다니!! 감격하면서 편지를 읽어내려갔습니다.ㅋㅋㅋㅋ
힘주어 꾹꾹, 예쁘게 쓰려고 노력한 필체로,
[찾느라 수고 많았어요. 성년의 날 축하해요. 누군지는 밝히지 않을게요. 누구인지도 모르실거에요. 그저 징어님께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라요.]
이런 내용의 편지가 들어있었어요.
당사자인 나조차도 모르고 있던 성년의 날을 누군지도 모르는 분께서 챙겨줬다는게 참 감동이었고,
누군지 밝혀줬으면 좋았을텐데, 말해주지 않아서 조금 밉고ㅋㅋ
또, 나 몰래 내 개인정보(?)를 알아갔다는게 좀 찜찜하고 그랬어요.
결국, 지금까지도 그 분은 제게 그저 좋은 추억으로 남아버렸습니다.
누군지 꼭 알고 싶었는데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혹시나 이 글을 그 분이 보실까 싶어서 써봅니다.
익명의 천사님! 안녕하세요?
덕분에 제게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고, 나에게 다시 이런 이벤트가 생길까? 싶을 정도로 영화같은 일이었어요.
어디에 계시던지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ㅡ^
....어때요? 결말이 오유식 해피엔딩인가요?ㅋㅋㅋ
하하하하하, 썰 풀고 나니까 더 외로워졌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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