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앉아 스마트폰을 하고있을 때였다.
기분나쁘게 뒷덜미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화장실에 외풍이 들어오는지 볼일을 볼때마다 날파리가 달라붙은것처럼 뒷목에 소름이 돋는다.
혹시나 싶어 창문에 방풍지를 붙이고 모기향도 피워봤지만
이 이상한 서늘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엔 괜시리 무서운 생각이 들어 화장실에 가급적 안가려고 했지만
화장실이란게 아예 안쓸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도 느껴지는 이 감각때문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식으로 가다간 내집 놔두고 상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수맥이라든가 그런것과 관련이 있나 싶어 그쪽 지식이 많은 후배녀석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뭐 흔히 수맥이 흐르면 기운이 빠지고 오싹해 진다고는 하죠."
집에서 쉬고있다는 그 후배를 커피숍으로 불러내어 내 상황을 이야기 하자
후배녀석이 학자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했다.
"수맥이라면 막을수있는 간단한 처방같은게 있긴 한데, 일단 제가 한번 가보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후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곤 자리에서 일어나 후배를 집으로 안내했다.
"집 괜찮네요 아늑하고... 여긴 월세 얼마나해요?"
후배는 집들이라도 온듯 거실과 부엌을 이리저리 둘러보고있었다.
"딴짓하지 말고 화장실이나 한번 봐줘."
내말에 후배는 슬쩍 웃으며 화장실쪽으로 향했다.
조심스레 화장실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 후배녀석은,
잠시간 얼어붙은듯 있더니 조용히 문을 닫았다.
"왜 뭐 수맥같은거 흐르는거 같아?"
후배의 표정이 심상치 않아 난 급하게 물었다.
후배는 굳은 얼굴로 나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집밖으로 나갔다.
"왜 뭔데 그래? 안좋은거야?, 수맥흘러?"
내 질문에 조용히 걸어가던 후배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형... 화장실 천장에...... 머리긴 어떤 여자가 거꾸로 매달려 있어요....."
상상도 하지 못한 말에 난 입을 다물었다.
내가 화장실에서 항상 느끼던 섬뜩한 느낌은
긴머리칼이 목덜미에 닿았을때의 느낌이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