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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2672
    작성자 : 도둑맞은마음
    추천 : 7
    조회수 : 1782
    IP : 175.209.***.22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8/19 13:42:13
    http://todayhumor.com/?panic_82672 모바일
    <단편> 그녀는 오늘도 컴퓨터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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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오늘도 컴퓨터와 마주 앉는다.

    전원을 켜고, 모니터를 응시한다.

    그녀가 접속한 곳은 유명한 **채팅사이트이다.


    잠시 후,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녀는 느긋한 손길로 마우스를 어루만지며, 어떤 방으로 입장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글자가 올라온다.

    - 알바 할래?

    그녀는 천천히 자판을 두드린다.

    - 자신 있나요?

    그녀는 한 손을 턱에 괴며, 역시 여유로운 눈길로 모니터를 응시한다.

    글자가 계속 해서 올라간다.

    - 자신? 돈을 말하는 건가, 아님, 내 몸을 말하는 건가?

    - 물론 둘 다 자신 있지.

    - 생각은 짧게! 빨리 결정해.

    - 원하는 게 얼마지?

    그녀는 가만히 모니터만 응시한다.

    애가 타는 듯한 글자가 속도를 내며 올라간다.

    - 빨리 결정해.

    - 선수끼리 화끈하게 해보자구.

    - 실망 안 한다니까.

    그녀는 다시 한 번 엷은 미소를 짓는다.

    이윽고 그녀의 기다란 손톱이 자판을 두드린다.

    - 어디서 볼까요?



    그녀는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은 예전에 꼭 한번 왔었던 곳이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그녀는 그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에게 끔찍한 사건의 기억이란 오래가지 않음을 그녀는 매우 잘 알고 있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그들이 놀라는 건 언제나처럼 잠시 뿐이리라...



    그녀는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5분 간격으로 시계를 확인한다.

    그렇게 휴대폰의 시계를 두 번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걷기 시작한다.

    인도 위의 공중전화를 이용하여, 그녀는 남자에게 전화를 건다.

    - 어디야?

    남자는 벌써 흥분이 되는지 목소리가 약간 떨리는 듯하다.

    - 전화가 안 오는지 알고 걱정했어, 목소리 죽이는데? 몸매도 그런가?

    뭐가 좋은지 남자는 낄낄거린다.

    그녀는 남자를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말한다.

    - 근처에 모텔이 몇 개 있네요. 아무 곳에나 들어가서 방 하나를 잡으세요. 10분 후에 다시 전화할게요.

    또다시, 10분을 가만히 있다가 그녀는 같은 전화기로 전화를 건다.

    남자는 자신이 있는 곳을 자세히, 정확하게 설명한다.



    잠시 후, 그녀는 객실 앞에 도착한다.

    그녀는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연다.

    문은 당연히 잠기어 있지 않다.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 있던 남자가 일어선다.

    그녀를 확인한 남자의 눈은 놀라움으로 변한다.

    그녀는 얼굴을 가렸던 챙이 큰 모자를 날씬한 콘솔 위에 올려놓는다.

    그녀의 깊은 두 눈을 감춘 선글라스도 벗어서 그 옆에 나란히 놓는다.

    남자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 도... 돈은... 어... 얼마든지... 드... 드릴게요...

    남자는 말도 제대로 잇지 못하면서, 침을 꿀꺽 삼키고 용기를 내어 그녀를 천천히 훑어본다.

    - 제... 제가... 먼저... 씨... 씻을까요?

    그녀는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준다.

    남자는 서둘러 욕실로 들어간다.



    그녀는 온몸을 감싸주었던 따뜻한 코트를 옷걸이에 걸으며, 여유롭게 방안을 둘러본다.

    언젠가 왔었던 근처의 그곳이 더 깔끔했던 것 같은 생각에, 그녀는 조금 아쉬워진다.

    아쉬움도 잠시, 그녀는 핸드백을 연다.

    그녀는 화사한 손수건과 하얀 용기를 꺼낸 후에, 용기안의 액체를 쏟아내어 손수건에 재빠르게 적셔낸다.



    십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남자는 가운을 걸친 채로 욕실에서 나온다.

    상기된 표정으로, 남자는 그녀가 가지 않은 데에 대해서 무척이나 안도한다.

    그녀는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로 포갠 채로 침대 위에 앉아 있다.

    그녀가 낮게 내뱉는다.

    - 가운을 열어요.

    남자는 당황한 눈으로 그녀를 보다가, 곧 짐승 같은 웃음을 짓는다.

    그녀를 응시하면서 가운을 벗으며, 자랑스러운 듯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그녀가 천천히 일어난다.

    그녀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 눈을 감고 내가 다 볼 때까지 움직이지 말아요.

    남자는 살짝 부끄러워하며 눈을 감는다.

    그녀는 부드러운 가죽장갑이 감싸고 있는 손가락으로 남자의 어깨와 가슴을 천천히 스친다.

    그녀의 손끝에 반응한 남자의 몸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녀는 남자를 반 바퀴 돌고 난 후, 콘솔 위의 모자로 손을 뻗는다.

    천천히, 그녀는 모자 밑의 손수건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남자의 등을 어루만진다.

    나머지 반 바퀴를 돌자, 그녀는 남자와 마주선다.

    그녀는 손끝으로 남자의 턱을 치켜든다.

    남자가 눈을 뜨자, 남자의 동공으로 그녀의 동공이 비춰진다.

    그녀는 남자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그녀는 빠르게 다른 손에 있던 손수건을 남자의 코 위로 힘껏 덮친다.

    갑작스런 그녀의 힘과 움직임에 남자는 침대위로 쓰러진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몸이 남자의 몸 위로 포개졌지만, 손수건을 떼지 않은 그녀의 손은 남자의 얼굴 위에 그대로 있었다.



    클로르포름을 흠뻑 마셔버린 남자는 눈을 뜨지 못하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취가 깨려는 듯이 남자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고 있다.

    가만히 남자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갑자기 생각이라도 난 듯, 손에 들린 주사기를 쳐다본다.

    그녀는 주사기를 세우고, 피스톤을 살짝 밀어낸다.

    주사액 두어 방울이 남자의 얼굴위로 춤을 추듯 떨어진다.

    그녀는 몸을 낮추고, 정성스럽게 남자의 손등에서 혈관을 찾은 후, 주사바늘을 찔러 넣는다.

    곧 남자의 팔은 축 늘어진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핸드백을 연다.

    그녀가 꺼낸 건, 며칠 전에 큰 맘 먹고 구입했던, 작지만 날이 곧게 선 고가의 folding knife이다.

    널브러져 있는 남자의 몸을 향해 그녀는 천천히 다가선다.

    그녀는 남자의 성기에 칼질을 하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피가 튀기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도려낸다.

    칼끝이 닿은 곳마다 피가 빠르게 흘렀고, 하얀 시트는 곧 빨갛게 번져든다.

    그녀는 황홀하듯 바닥까지 적시며 뚝뚝 떨어지는 피를 내려다본다.



    그녀는 남자의 피가 구두에 닿지 않게 신경 쓰면서, 남자가 입었던 가운에 칼에 남아있는 피를 닦아낸다.

    그녀는 가죽장갑도 남자의 가운에 오래도록 닦아낸다.

    그녀는 피가 말끔히 닦여진 칼을 핸드백에 넣고 정성스럽게 코트를 입는다.

    그녀는 콘솔의 거울을 보면서 모자를 쓴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 난 후, 몸을 돌려 남자를 내려다보며 선글라스를 낀다.



    엘리베이터에서 출입구로 향하는 그녀의 구두 굽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로비의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정중하게 그녀에게 인사한다.

    그녀도 직원에게 고개를 까딱거려 준다.



    그녀는 오늘도 컴퓨터를 켠다.

    즐겨 찾는 사이트에 접속을 하고 모니터를 응시한다.

    잠시 후 쪽지가 온다.

    - 알바 할래?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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