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사태 이후, 화학제품을 가능하면 줄여야겠다 생각하다가, 이번달부터 차차 하나씩 주변의 화학제품들을 친환경 자연제품들로 바꿔가고 있어요.
한 달 정도 생활을 바꾸면서 일어난 여러가지 변화들을 알려드릴게요.
1. 천연세제
베이킹소다, 구연산, 과탄산소다를 이용하면 세탁세제와 주방세제를 대체할 수 있어요
물론 다양한 방법으로 천연세제를 만들어 쓰시기도 하지만, 귀차니스트인 저는 그냥 완제품을 샀어요ㅎㅎ
9900원에 주방세제+세탁세제+천연세제 안내책자 이렇게 묶어서 11번가에서 팔더라고요.
생각보다 세탁은 잘 됩니다. 화학세제보다 좋은 점은 정말 잘 헹궈진다는 점이에요.
첫번째 헹굼물부터 맑은 물이 나옵니다. 저는 자주 손빨래를 해서 입는 편인데 남은 합성세제를 몸에 묻히는 찜찜함이 없어서 너무 좋아요.
세제를 바꾼 후.... 생리통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긴 하지만,
제가 심한 생리통(외딴 길에서 쓰러져서 차타고 지나가던 행인분이 구해주셨을 정도)을 앓고 있는데다가, 생리 전이 되면 얼굴 다 뒤집어지고 속 더부룩하고 기분 얹짢고 기타등등 다양한 생리증후군을 앓고 있었는데, 어쩐지 이번달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이 모든게 싹 사라졌어요.
아마도 세제가 가장 큰 효과를 낸 게 아닐까 추측중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한달밖에 안 지난거라, 요건 한두달 더 관찰하고 결과를 말씀해 드릴게요.
2. 티트리 오일
와우, 뷰게에서 이거 추천해 주신 분 진짜 복받으십쇼.
머리채 쥐어뜯고 싸운 것처럼 방바닥을 뒹굴던 머리카락들이 사라졌습니다. 두피에 각질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었는데, 티트리 오일 한방울을 샴푸에 섞어서 감으면서 두피가 굉장히 개운해 지면서 탈모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요즘은 찰랑찰랑 머릿결은 포기하고 비누 90에 샴푸 10 정도의 비율로 머리를 감고 있는데, 처음엔 엄청 뻣뻣한 느낌이었지만 점점 부드럽게 정돈되면서 머릿결 자체의 힘이 생기는 느낌입니다.
머리의 기름기라거나 정수리냄새같은 것들이 싹 사라졌어요. 머리를 감고나면 굉장히 깔끔한 기분이 듭니다.
린스와 컨디셔너 과감히 생략했구요, 그냥 두피를 잘 씻는다는 생각으로 꼼꼼히 감고 헹굽니다. 대신 뒤에 얘기할 오일류를 살짝씩 발라주고 있어요.
화학제품은 머리의 손상부분을 우선 매끈하게 채워주지만 손상부분 자체를 치유해 주지는 않는데, 천연제품을 쓰면 손상부분 자체가 치유되기 때문에 처음엔 부스스하지만 차차 부드럽고 탄력있는 머리카락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확실히 시간이 지나면서 뻣뻣함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긴 생머리 찰랑찰랑~~ 의 헤어스타일을 추구한다면 추천하지 않아요. 천연제품으로는 화학제품이 주는 윤기와 매끄러움까지는 무리인 것 같더라고요. 저는 펌을 한 커트머리라서 이 정도로도 대략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 쓰고 있는 다이소제 브러쉬를 버리고 나무 브러쉬를 사서 써보려고 생각중이에요.
티트리 오일을 속옷 안쪽에 한방울 뿌려보라는 뷰게님들의 말씀도 진리였어요. 보송보송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현재 티트리오일은 목욕할때 바디샴푸, 양치할 때 치약에 가끔씩 쓰는데 개운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발톱무좀으로 고생하시는 아빠께도 드렸는데 효과가 좋으시다고, 얼른 좀 더 사오라고 하십니다 ㅎㅎ
다만 티트리오일은 너무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거나 간에 독소가 쌓일 수 있다고 하니, 3개월쯤 쓰고 한 1개월쯤 쉬어주려고 해요.
3. 포도씨 오일과 아오마 에센스오일
티트리오일의 효과에 탄력을 받아서 아로마에 대한 공부를 좀 했어요. 그래서 티트리 오일을 추가구매 하는 김에 이런저런 오일들을 사 봤습니다.
아로마 오일 마사지는 캐리어오일리아 부르는 기본오일에 향이 나는 아로마오일을 몇방울 섞어서 사용하는데요, 캐리어 오일로 사용될 수 있는 게 포도씨, 해바라기씨, 올리브, 호호바 오일이라고 해요.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 난다고 해서 포도씨 오일을 구입해 봤습니다. (식용 포도씨유로도 같은 효과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화장품용이 좋겠지 싶어서 사봤습니다. 저렴하더라고요. 1200원이었나 1600원이었나. 그 정도 가격.)
에탄올로 잘 소독한 조그만 병에(저는 빈 안약병 사용했어요) 포도씨 오일을 넣고 라벤더 오일을 서너방울 떨어뜨려준 후 바디로션을 대신해 발라주며 마사지를 하는데요, 기름이라 미끈할 줄 알았더니 웬걸 피부에 쏙쏙 흡수가 너무 잘 되는 겁니다. 미끈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원래 바디로션도 잘 안바르거든요. 풋 크림도 바르고 돌아다니기 힘드니까 사놓고도 안바르고. 근데 오일은 바르고 나서 돌아다녀도 괜찮을 정도로 흡수가 빠르더라고요.
뭣보다 효과가 정말 짱이었어요. 다음날 일어나면 온 몸이 완전 촉촉합니다. 갈라지던 발뒤꿈치가 애기 피부됐구요, 이렇게 예쁜 속살을 봐줄 남친이 없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피부가 좋아졌어요.
용기를 얻어서 얼굴에도 소량 사용해 봤는데 역시나 좋더라고요. 아침에 읽어나면 피부가 완전 촉촉합니다. 대신 기름기가 낄 수 있어서 클렌징을 굉장히 열심히 해 줬어요. 아직까지 트러블은 없네요. (얼굴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피부테스트 먼저 해 보고 하셔요!)
라벤더 향과 함께 잠을 자서 그런지, 아니면 마사지로 온 몸의 뭉친 곳을 풀어주고 자서 그런지, 굉장히 숙면을 취하고 아침에도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어요. 몸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4. 과일식초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서 먹어봤는데, 이거 물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아랫배에 점점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특히 술자리 다녀오면 술+기름진 안주 조합으로 배가 빵빵 부풀어오를 정도의 불쾌한 더부룩함이 있었어요. 계속 뱃살 늘어나는 건 물론이고요.
그런데 식초 마시면서 곧바로 배가 쏙 들어갔어요! 살이 빠졌다기보다는 붓기가 빠졌다고 할까요. 벙벙하게 부풀어올라있던 배가 훌쭉해졌어요.
소화기관이 깔끔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과일을 6개월씩 발효시켜서 직접 식초를 만들면 좋겠지만, 저는 그냥 시판 발효식초에 과일을 넣고 2주 정도 숙성시켜 마시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요,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여러 과일을 종류별로 다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1:9정도의 비율로 물에 타서 마시면 됩니다. 새콤한 음료수 맛이에요. 은근 맛있습니다.
암튼 이런 생활을 한 한달쯤 했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다 화장품 뭐 쓰냐고 물어봐요. 그냥 미샤 비비크림 하나만 발랐을 뿐인데.
맑고 화사한 피부랑 쏙 들어간 뱃살 만으로도 굉장히 예뻐진 느낌이 듭니다. 뭘 입어도 태가 나는 느낌이고요.
물론 본판은 불변이니까 그냥 오징어에서 좀더 싱싱한 오징어 정도로 바뀐 거지만 ㅎㅎ 그래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앞으로 비누도 천연비누로 바꿀 예정이고 (오이를 글리세린에 담가서 팅쳐해 놨어요. 오이비누 만드려고요!)
화장수도 천연으로 바꿀 예정입니다.(오이와 토마토를 청주에 담아놨어요. 알로에 플로럴워터에 히알루론산을 섞어서 화장수를 만드려고 해요.)
계속 조금씩 천연제품으로 바꾸어 가면서 좋은 결과가 나면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