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지금 대선을 향해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새누리당 비박계 30여 명이 공식 탈당을 하죠. 이게 2차, 3차 탈당으로 이어지면 의석수 60명 정당이 될 수도 있다 이런 관측까지 나옵니다. 게다가 반기문 총장의 귀국도 큰 변수가 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고민이 특히 깊습니다. 어제 정동영 의원이 광주를 방문했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국민의당이 대선 정국에서 소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슨 말인지 직접 듣습니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 연결해 보죠. 정 의원님, 안녕하세요.
◆ 정동영>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내년 정국에서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당이 소멸할지도 모른다 이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정동영> 아니, 위기가 분명하죠. 정당과 정치인에게 지지율은 생명줄이죠. 지지율이 높으면 살고 떨어지면 죽는 건데요. 역시 이제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이 뼈아픈 거죠. 호남의 한 초선 의원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10월달에는 그래도 국민의당 아무개입니다 하면 온기가 있었는데, 거리에서. 이제는 냉랭하다 그래서 저도 초선으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그 위기감을 표현하는 거죠.
◇ 김현정> 초선 의원이 손 잡고? 초선으로 제가 그냥 국회의원 생활 막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말이 참 가슴 아프게 들리셨겠네요.
◆ 정동영> 네.
◇ 김현정> 지금 여론조사를 하면 지지율이 친박계에도 밀리는, 지금 친박당이라고 불리는 새누리당에도 밀리는 4등이에요. 그런데 대통령 탄핵을 제일 먼저 외쳤던 게 국민의당인데 도대체 이 촛불정국에서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내려온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광장의 민심과 헤어진 겁니다. 결국 탄핵은 국회가 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정동영> 국민이 사실상 탄핵을 발의하도록 압박했고 또 사실 234명이 탄핵에 찬성한 것은 우리가 예상한 것을 뛰어넘었거든요. 그만큼 국민의 힘이 셌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탄핵 정국에서 사실 국민의 손을 꼭 잡고 놓지 말았어야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 그것은 12월 2일 탄핵을 거부한 것입니다. 그리고 12월 9일 탄핵으로 국민의당이 끌고 갔는데 결국 이게 엄청난 패착이 된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전략상 그렇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거였지만 이게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이게 패착이 됐다는 말씀?
◆ 정동영> 당내에서 전혀 토론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당내 의원들과 상의하고 토론된 것도 아니고 특히 안철수 의원의 뜻도 아니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2일날 탄핵을 처리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이었어요.
◇ 김현정> 그럼 누구 뜻이었어요, 누구의 결정이었어요?
◆ 정동영> 그거는 원내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이었고 이것은 당내의 엄청난 상처와 패착으로 귀결돼서 오늘의 위기의 핵심이유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박지원 원내대표가 그때 상황판단을 잘못하신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정동영> 그동안 우리 박 대표께서는 능수능란하게 3당 원내대표의 면면을 보더라도 박지원 대표를 능가할 분이 어디 있습니까? 기량과 연륜과 또 경륜으로 보더라도 압도적이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탄핵 정국에서 광장의 민심과 가야 하겠다는 그런 발상을 못한 것입니다. 그런 철학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