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OECD 출산율 꼴찌, 사교육비 1위라는 말은 요즘
진보든 보수든 언론에서 관용구처럼 자주 말하는데
출산율은 통계로 내기 쉽지만, 사교육비는 도대체 어떻게 통계를 냈을까요?
부동산 업자들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집계할 수 있는 전세자금 규모도 모르는데
(경제 연구소별 오차규모 1000조)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사교육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매매춘 사업 규모처럼 짐작만 할 뿐이지 누구도 정확하게는 모를 것입니다.
즉, 사교육비는 통계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교육비 세계 1위라는 이야기는 어떤 근거로 나온 이야기일까요?
사실, OECD에서 통계를 낸 것은 '사교육비'가 아닙니다.
'공교육에 대한 가계의 지출'입니다.
여기에는 학원비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언론에서 인용해대는 OECD 통계는 사실 사교육비로 번역하면 안 됩니다.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율' (private spending on public education)이 맞아요.
사교육비는 약 19조, 즉 GDP 대비 1.3%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 2.8%는 사교육비를 말하는 수치가 아닙니다.
이 2.8%라는 수치를 기억해보세요.
아래 그래프 제목에서는 public이라는 말은 빠졌지만 같은 통계입니다.
전교조에서 발표한 내용을 옮긴
다음 기사를 보더라도 이 데이터에 사교육비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공교육비에 대한 가계 부담에 사교육비가 포함될 리가 없잖아요.
한국, OECD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율 또 1위
학부모 공교육 부담 OECD국가의 3배, 사교육비 포함시 5배
GDP대비 공교육비 비율을 보면, OECD 평균은 6.3%나 한국은 7.6%로 드러났다. 이중 정부부담은 4.8%(OECD 평균 5.4%), 민간부담은 2.8%로 OECD 국가들에 비해 311%나 높게 조사됐다. 특히, 대학교육의 경우 민간부담이 1.9%로 OECD 평균 0.5%보다 4배에 달하는 높은 부담을 보이고 있다. 전교조는 ‘통계상 잡히지 않는 사교육비를 포함할 경우 약 5배에 달할 것’이라며 ‘민간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고등학교까지 수험료, 급식비, 교재비, 수업재료비 등 완전무상교육을 조속히 확대 실시하고, 상당수의 OECD 국가처럼 국공립대학교 무상교육계획도 단계적으로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한국 | OECD 평균 | OECD 대비 |
GDP 대비 공교육비 | 7.6% | 6.3% | |
정부 | 4.8% | 5.4% | 88.9% |
민간 | 2.8% | 0.9% | 311.1% |
한국이 GDP 대비 공교육비가 7.6%나 하는 것은 미친 등록금 때문이지요. (세계 2위)
대학 등록금은 교육의 질에 비해 너무 비싸고 (대형강의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대학에 가고, 정부는 너무 적게 지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통계자료는 2005년에도 비슷했어요. 2005년에는 2.8%가 아니라 2.9%였습니다.
그럼 조선일보를 함께 첨삭해볼까요?
한국무역협회가 12일 발표한 ‘203개 경제·무역·사회 지표로 본 대한민국’에 따르면,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6.80%로 OECD 30개국(인구 2000만명 이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민간교육기관 지출(사교육비)에서도 2.73%로 1위에 올랐다. (조선일보, 2003)
▷ 한국무역협회가 12일 발표한 ‘203개 경제·무역·사회 지표로 본 대한민국’에 따르면,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6.80%로 OECD 30개국(인구 2000만명 이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공교육에 대한 가계지출에서도 2.73%로 1위에 올랐다.
사교육비(학원비, 과외비) 아니지요. 공교육에 대한 가계지출이 맞지요.
In South Korea, 37.2 percent of the funding for educational institutes came from the private sector, which was the highest of all OECD countries and more than double the OECD average of 16.1 percent. This was in stark contrast to Sweden and Finland, whose governments paid for 97 percent of the costs of education.
(출처 :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40910000235)
스웨덴이나 핀란드에서는 교육 기관의 기금 97%를 정부에서 지출한답니다!
반면 한국정부는 불과 37.2%만 지출하지요!
사실, 대학교에 대한 비용을 빼면 한국이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OECD 29개국 중 15위니까요. 한국이든 일본이든 대학교 비용을 빼면 순위가 확 내려갑니다.
(일본은 꼴찌로 바뀌네요)
(이 데이터는 지출액에 대한 것입니다. GDP 대비 비율로 비교하고 싶었는데 그럼 에러가 뜹니다. 데이터가 없나봐요)
왜냐하면 등록금은 존나 비싼데 다들 대학에 가야 하니까요.
한국은 64%가, 일본은 59%가 학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게다가 대학교육의 질은 형편 없기 때문에
완전 고비용 저효율이지요.
결론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이 매일 OECD 사교육비 1위라고 소개할 때
학원비가 비싸서 그런 줄 알지만 실상은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학에 안 가면 안 되는 사회 구조 때문이구요.
과외비나 학원비도 가계에 큰 부담이 되겠지만 그건 아직 통계에 안 잡혀요.
한국, OECD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율 1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대학생 수가 너무 많고 정부가 너무 적게 지출하니까 가계 부담이 증가하는 겁니다.
그럼 정부가 더 지출하고 대학생 수가 줄면 됩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실업자가 너무 많은데도 아직 대책을 못 내놓는 정부가
무능력하기 이를 때 없는 거지요.
정부는 이 상황을 EBS 연계 수능 출제로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그런다고 대학 등록금이 낮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핵심은 '무상교육'과 '진로 지도'입니다.
전에 피케티 교수가 한국에 왔을 때도 주장했던 것은
무상교육이었거든요.
근거는 OECD 정부 중 교육 투자가 제일 적다는 것이었구요.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들은 (연합뉴스)
피케티 "한국 사교육비 OECD 최고수준" 이렇게 카피를 뽑았지요.
피케티가 한국에 처음 와서
OECD 통계도 없는 한국 학원비 가지고 무슨 말을 했겠습니까?
OECD 자료에 나온 공교육비 가계 부담율이 세계 1위인 걸 보고 말했겠지요.,
"학원비가 높으니 무상교육하자~!"
이랬다면 이상하잖아요.
"공교육 학부모 부담율이 높으니 무상교육하자~!"
이게 논리적으로 맞지요.
국가의 정책 수준은 그 국가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질에 의해 결정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OECD 통계나 피케티의 강연을 해석하는 수준을 보면
왜 우리 정책 수준이 이런지 알 수 있습니다.
말을 해줘도 알아듣지를 못하니 해결이 안 되는 거지요.
만일 반값등록금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박근혜 후보 대선 공약이었잖아요)
한국이 OECD 사교육비 1위라는 말도 갑자기 언론에서 사라져버릴 겁니다.
사교육비가 아니라 존나 비싼 대학 등록금이 통계에 잡혔던 거니까요.
뭐라고 끝을 맺지... 음...
무상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