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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2138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2
    조회수 : 2435
    IP : 110.35.***.8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5/08/01 20:10:08
    http://todayhumor.com/?panic_82138 모바일
    물귀신
    옵션
    • 창작글
    오랫만에 친구들과 계곡에 놀러갔어.

    우리가 자리잡은곳은 물이 허리까지 오는 곳인데,

    좀만 위로 올라가면 사람키를 훌쩍 넘길정도로 물이 깊은곳도 있었어.

    수영좀 하고 싶다 하면 그곳에 가서 놀면 되었지.




    해 떨어질쯤 해서 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우며 술한잔씩 했지.

    실컷 먹고 나서 모닥불 주변에 둘러앉아 분위기를 잡길 시작했어.

    남자들이 술들어가면 용기랑 허세가 상당히 심해지잖아?

    담력시험 비슷한걸 한번 해보기로 했지.



    룰은 뭐 간단했어. 

    한사람이 지령을 내리고 다른한사람은 실행하는거야.

    다들 더 무서운 지령을 내리려고 머리를 짜냈지.

    숲에 들어가서 눈감고 100까지 세고 온다던가

    어두운 산길을 혼자 다녀온다던가

    그러다 내가 갈차례에서 친구 녀석이 괜찮은 미션을 생각해 낸거야.




    "저 위쪽에 깊은 물 있지? 아무것도 없이 거기 가장 깊은 곳에서 바닦에 있는 돌 하나 집어 오는거야."

    얼핏 쉬운것 같지만 밤에 물에들어갔던 사람은 알거야.

    위험한건 둘째 치고 시커먼 물속에 들어가는게 쉽지가 않아.

    물속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잘 안들리니까.

    어쨋거나 다른 친구들이 그랬듯이 나도 식은죽 먹기라는 듯 자리를 탁 털고 일어났어.




    랜턴 없이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지.

    그주변은 특히나 어두운거 같더라고.

    근처에 또 놀러온 사람들이 있는지 시끌벅쩍 하긴 했지만 분위기는 무서웠어.

    그래도 수영은 자신이 있으니 눈 딱감고 들어가 돌만 얼른 주워오기로 했지.

    심호흡한번 하고 물속으로 천천히 들어갔어.



    수면은 완전히 새까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물속에 무언가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그게 또 미치겠더라고...

    물속에 잠긴 다리를 무언가가 확 낚아챌거 같은 상상이 막 들더라.

    그래도 술기운을 믿고 계속 들어갔지.

    한발 한발 들어가서 물이 목까지 왔을때.. 그때는 좀 망설였어.

    막상 머리를 물속에 담그려니 거부감이 확 일었거든.

    잠깐 망설이다가 후딱 끝내버리자 싶어 숨을 크게 들이쉬고 물속으로 잠수 했어.



    막상 들어가니 무서운건 많이 없어지더라고.

    바닦을 더듬어 손에 집히는 대로 돌 하나를 집어들었지.

    그만 나가려 하는데 앞쪽에서 무언가 검은 형체가 살짝 보였어.

    물속은 어두웠지만 주변보다 확실히 까만 형체..

    좀 무서웠지만 호기심이 일어서 조금씩 그쪽으로 헤엄쳐 갔어.



    잠시후 난 정말 끔찍한걸 봤어.

    긴 머리가 사방으로 하늘거리는 여자.

    새하얀 얼굴을 하고 비명을 지르는듯한 표정으로 팔을 내쪽으로 뻗고 있었어.

    불행히도 자세히 보기위해 내가 너무 가까이 다가가버렸기 때문에

    그 여자에게 손을 잡혀 버렸어.




    이상할정도로 차가운 느낌.

    그때 속으로 딱 느낌이 온거지.

    물귀신이구나.....

    들은적 있어. 물속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근처로 사람이 다가오면 확 잡아채어 물속으로 끌어들이는 귀신.



    놀라서 숨을 들이켰던 터에 물을 한바가지 삼켜 버렸지.

    물을 먹으니 진짜 패닉이 확 오는거야.

    그여자의 손을 뿌리치려 발악하다가 손에 쥔 돌이 생각났어.

    될대로 되란 식으로 그여자를 향해 몇번이나 돌을 휘둘렀지.

    확실하진 않지만 몇번은 맞은 느낌이 있었던것 같아.



    어느새 내몸은 자유로워졌고 미친듯이 물밖으로 헤엄쳐 나갔지.

    텐트까지 거의 구르다시피 뛰어갔어.

    물과 상처와 흙이 범벅이 된꼴로 뛰어오니 친구들은 재밌어 죽겠다는듯 웃어제끼더라.

    난 도저히 웃을수 없었지만 말이야.

    상황 설명할 기운도 없어서 슬쩍 돌만 보여줬어.

    친구들은 돌이 중요한게 아닌지 자세히 보지는 않더라고.




    다리에 힘이 없어 주저앉아서 내손을 바라봤어.

    손에 꽉쥔 돌맹이. 그런데 그 돌에 무언가 있더라.

    까끌까끌한 그 돌에 붙은 긴 머리카락들....




    그제서야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게 되었지.

    물속에서 물귀신을 만난것보다 무서운 상황은

    물에 빠진 여자를 물귀신으로 오인한 상황일거야. 
    출처 자작괴담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적월 - 공포 카페
    http://cafe.naver.com/moono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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