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반~8시 퇴근, 아내와 저녁식사 ~8시반 휴식 및 티비시청 8시 반~9시 반 아내와 동네산책 겸 운동 9시 반~10시 휴식 및 티비시청 10시~11시 샤워 및 취미(?)활동 11시~12시 침대에 누워 아내와 꽁냥꽁냥, 또는 핸드폰 보기, 그러다 스르르 잠들기
간간히 한번씩 약속있거나, 회식 또는 야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같은 패턴이었어요.
샤워를 하러 들어가서는 항상 핸드폰으로 김어준의 뉴스공장. 파파이스 같은 걸 틀어놓고 샤워를 끝나면 알몸으로 종종거리며 안방에 들어와서 핸드폰으로 계속 라디오를 들으면서 화장대 앞에 앉아 족집게로 얼굴에 난 털을 뽑아요. 한 이삼십분? 정도는 집중해서 매일매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요.ㅋ
연애할때 같이안살때는 물론 이런 모습을 몰랐기에 알몸으로 다리꼬고 앉아서는 열심히 조그만 거울을 바라보며 족집게로 털을 뽑는 모습이 너무너무 귀여운 거예요 그래서 그 알몸+털뽑기 시간을 남편의 취미생활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여보 오늘은 취미생활 안해? 여보 그 거울은 왜들고가 취미생활 하려고? 등등...ㅋ
먼저 씻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오유 보다가 다 씻은 남편이 화장실에서 나와서 알몸으로 종종거리며 안방으로 들어오는 모습, 취미생활 하는 모습, 다 너무 귀여워서 한참 쳐다보고 있곤 했어요. (그럼 남편은 문득 고개를 들어 뭘바임마! 라고...ㅋㅋ)
돌이켜보면, 참 행복하고 평화로운 나날들이었네요. 이제 다시 그 생활로 완전히 돌아갈 순 없겠죠...
왜냐하면 아이가 태어났거든요.ㅋㅋ
친정엄마가 산후조리해주시느라 집에 와계셔서 요즘은 샤워 후에 알몸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알몸으로 즐기던 취미생활도 옷입고 해야하는 신랑ㅠ
아이가 새벽에 깨면 엄마와 제가 아이를 보기 때문에 아이, 엄마, 제가 안방에서 자고 출근하는 신랑은 거실에서 자고 있는데 밤에 분유타러 나오면 거실 매트 위에 웅크리고 자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짠한지.ㅠ
곧 산후조리 끝나고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면 예전처럼 침대에서 꼭 안고 잘수도, 잃어버렸던 알몸 취미생활도 되찾을 수 있겠죠.ㅋㅋ 하지만...그것도 얼마 가지 못하겠죠.
왜냐하면...딸이 태어났거든요.ㅋㅋㅋㅋ
지금은 신생아지만, 몇개월만 더 지나면 발발거리고 기어다닐 딸아이 앞에서 차마 예전처럼 알몸으로 집안을 활개치고 다니진 못할 거란 생각에 조금 시무룩해보이던 남편이 어찌나 귀엽던지...ㅋㅋ (당연히 옷입고 다녀야지!)
그냥...오늘도 엄마가 아기랑 안방에서 자고 있는 동안 거실에서 남편하고 껴안고 꽁냥대다가 남편이 스르르 잠드는 거 같아서 일어나려고 했더니 저를 끌어당기며 "가지마...가지마...좀더같이있어..." "아휴 앞으로 평생 같이 있을거거등~" "앞으로는 앞으로고 지금 더 같이 있고 싶단 말야..." 이말에 심쿵...ㅠ 하지만 금방 잠들었으므로 미련없이 일어남.ㅋㅋ
그래도 잠든 남편의 뒷통수가...괜시리 짠하네요. 사랑해, 남편. 너무 이쁜 우리딸이랑 셋이서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출처
애기 깨워 젖주러 가기 전에 잠깐 남는 시간을 오유에 활용!
나중에 아주 나중에 혹시라도 서로 무뎌지거나 마음이 멀어지는 일이 있다면... 그때 다시 읽어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