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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일단 경위를 말하자면 만나자고 해서 시내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7시 20분경에 오더군요.
기다리는 동안 혹시 거절하는거 아닌가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문제는 평소엔 서로 허울없이 지내다 갑작스럽게 고백하고 보니 어색하더군요.
그래서 일단 어색함이라도 깨고자 계획하고 전날에 예약해둔 아웃백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앉자마자
"야, 무슨 남자가 그렇게 고백하냐? 애들이 봐가지고 놀려대고 또 왜 그럽게 갑작스러워?..."
를 시작해서 음식이 올때까지 힐난하더군요. 목이타서 물만 마셨습니다.
음식이 나오자(걔가 좋아하는 립스테이크)
"조금있다 다시 얘기해."
하면서 평소처럼 얘기를 하더군요. 문제는 전 그럴기분이 못됐다는 겁니다.
긴장했다 질책당하고 분위기 안좋은것 같아 끝나는것만 같았습니다.
일단 어두운표정지으면 그대로 끝날까 싶어 저도 예전처럼 최대한 맞춰가며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근처 노래방으로 가고 그다음 영화보고 마지막으로 술집에 갔습니다. 술집에 갈때까지도 마음이 착착했습니다. 이제곧 헤어질 시간일텐데 여기서 아무런 대답도 얻지 못하면 끝날껏 같았습니다.
"야...너 그 문자 장난 아니지?"
"어."
막창집에서 먼저 혀가 꼬부라진 그녀가 말했습니다.
"후우..나도 니가 좋긴한데.. 문자 고백을 할줄은 몰랐다, 진짜."
"남친이라 해봤자 어차피 니랑 나랑 다니는게 뭐가 달라? 니미. 같이 술마시고, 영화보고, 너 우리집에도 자주 왔잖아?"
혼자서 주절대는것을 묵묵히 듣고 있다 끝났구나 싶었습니다. 내내 아무말도 없다가 저렇게 말하는걸 보면 끝내자는 걸로 알았습니다.
"일단 6개월! 6개월만 줘봐라. 그동안 니 하는거 보고 생각해볼께."
일단 그걸로 헤어졌습니다. 앞으로 저도 그녀도 중요한 시험이 있는지라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요? 보통 남자가 고백할때 여자가 6개월 생각해보겠다고 하는건가요?
새벽까지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깨고 보니 좀 씁쓸하기도 하고.. 뭐랄까. 피하는것 같기도 하고. 오묘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제 내게 힘내라고 말한 내 동생, 클리메트린아! 내게 오유 가르쳐줘서 고맙다. 덕분에 오늘 네가 안나와서 이렇게 글쓴다.
그럼 나중에 보자. 술한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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