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져버려서 미안하다

양치 안하고 하셨나봐요

짱시름

좋았냐 어쨌냐 물어보기는 본인도 쑥쓰러울테고 첫 경험이란 이래저래 카오스입니다. 좋을때로다~~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수하는 기분이었어요....
망할 첫키스.

하하 작성자 이 새끼..

담배맛이 났다...당돌한 여자였던 나는
내가 먼저 들이대서 그남자의 첫키스를 빼앗아버렸음.

침범벅, 혀는 얼얼, 입술은 뭐 무슨 회먹듯이 잘근잘근 씹어서 퉁퉁부음. 최악이었어 ㅡㅡ
여태 여친들하고는 어떻게 해온건지 ....

첨엔 뽀뽀만 할랬는데 그 때까지 쑥쓰럽다고 눈도 안 마주치던 애가 갑자기 드루와 드루와 해서 놀랬음
끝나고 껴안고 있으니까 좋더라고요. 좀 더 가까워진 생각도 들고
그냥 키스 자체보다 그 전까지 분위기 밟아가는 단계가 넘 좋았음

기억이 안남

분위기도 안잡혔는데 갑자기 혀가 확들어와서 놀랏음ㅋㅋㅋㅋㅋ
아니 이렇게 혀가 들어오나?!!!

처음 드는 생각은 혀가 참 굵고 크구나...+ 내가 키스를 하고있는건가

스물 두 살... 아직은 새내기의 기운을 벗어내지 못한 대학생의 여름.

매일같이 파르스름하게 올라오는 수염을 미는데도 슬슬 익숙해질 무렵,

학교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앳되어 보이는 동양계의 여성이 나에게 길을 물어왔다.

그녀는 이 동네에 막 이사온 지 얼마 되어 보이지 않은 듯, 이곳만의 버스 내리는 역에 익숙하지 않은 듯했다.

수많은 다른 사람들 중 하필 내게 말을 건 것은 분명 서로 외국에서 만난 동양인이라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무언가에 공감을 한 것이리라.

중국 북경 지방에서 왔다고 말한 그녀와 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숨막히는 어색함을 이겨내듯

간간히 방금 떠오른 듯한 주제로, 그녀의 서투른 영어를 교정해가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적지에 다 와 가자, 그녀는 "혹시, 다음에 길을 잃어버렸을 때에 물어봐도 될까요"라며, 나의 전화번호를 물었다.

언제든지 전화해도 괜찮아, 라고 말하고 그녀를 담담히 떠나보내었지만, 집에 도착해서 전화기 번호부에 저장되어

있는 그녀의 전화번호를 재차 확인한 나는 묘한 흥분에 휩싸였더랜다.



그 이후로 나는 몇 번인가 그녀와 문자를 주고받게 되었다. 처음엔 \'안녕하세요, 잘 들어가셨어요?\' 따위의 것으로

시작했던가. 그녀가 한참 후에야 보내준 답장이 괜시리 두근거리고 허파가 간지럽고 그랬다. 별 것 아닌 문자를

주고받고 하면서 알게 된 점도 꽤 있었다. 그녀는 같은 학교 유학생이라는것. 나보다 나이가 5살이나 많은 누님

이었다는것(단연컨대 첫인상은 정말 나보다 어리거나 동갑이라고 생각했다). 요리에 꽤나 능숙하다는 것 등.

서로간의 정보를 알게 된 우리는 정보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무언가를 핑곗거리삼아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이 근처의

슈퍼 물건이 싸다, 여기는 중국 물품을 파는 차이나 타운이 있다 등... 애초에 별로 밖에 나가 노는 부류가 아닌 나는

매번 핑곗거리를 만드는 데에 진땀을 뺐지만, 그런 나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작은 것에도 반응을

보이며 나를 따라와 주었다.


어느날인가, 그날은 그녀의 룸메이트가 생일이라며 그녀의 집에 초대했던 날이었지. 그녀의 집, 이라기보다는

월세를 받고 빌린 집이었지만. 처음 가본 그녀의 집이었기 때문에 파티가 끝나고 그녀는 바로 집앞의 버스 정류장까지 나를

배웅했다. 밤이 꽤 늦어, 주변은 시커먼 나무 그림자와 주황빛 가로등 불빛밖에 없었고, 멀리 도로변에서 들려오는 차

지나다니는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의 침묵을 잠깐이나마 삭혀 주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우리는 그저 둘 다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땅만 보고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상한 분위기.

나는 지금이 아니면 없다, 라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고백했다.

그녀는 왜 이제야 고백하냐면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며 나를 책망하는 것으로 받아치더라.

그리고 아무말 없이 서로를 잠시 쳐다보기만 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입을 맞췄다.

혀가 어찌되고 그런 것 없이 그저 순수히 입술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느낌의 키스였다. 뜨거운 열이 확확 눈망울과 귓볼에 치닫는 것이 느껴졌다.

심장이 터질듯이 쿵쾅거리고, 그녀의 머리를 받치고 있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그저 온 신경은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을

느끼는 데에만 쏟아져 있었다.

끝나고 나서 그녀는 아직도 꿈속을 헤메고 있는 나에게 왜 이리 익숙하냐고, 역시 경험 있는 나쁜남자였냐고 장난스럽게 칭얼대었다.

나는 당황하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 있어선 기념비적인 첫 키스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