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패륜남 사건' 알려진 사실과 달라
버스기사 "피해자 노인 아냐, 쌍방폭행"…인터넷 게시물 삭제, CCTV확보 불투명
데스크승인 2012.09.11 이시우 기자 |
[email protected] 11일 트위터 등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떠들썩하게 한 '버스 패륜남' 사건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사건이 벌어진 버스는 창원을 오가는 김해의 시내버스로 확인됐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일방 폭행이 아닌 쌍방 폭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5시께 경찰이 버스 운전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폭행을 당했다는 이는 노인이 아닌 40대 중·후반 남성이라고 했다. '버스패륜남'으로 몰린 20대 초반 남성은 30대 초반이고, 일방적으로 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서로 멱살을 잡고 치고 받는 등 쌍방 폭행을 했다고 전했다.
'버스패륜남' 사건은 11일 오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3위, 다음 실시간 검색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등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창원) 버스패륜남' 혹은 '버스패륜남'으로 검색되는 이 사건은 시내버스에서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한 젊은 남성이 자신에게 반말을 이유로 60∼70대로 보이는 남성을 폭행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은 지난 6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버스에서 할아버지가 맞았어요'라는 제목으로 처음 공개됐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원본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게시물 작성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를 정말 '개 패듯이 팬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때리고 있었다"면서 "기사 바로 뒷좌석에서 욕설과 함께 가지고 있던 우산으로 할아버지의 머리를 내려치고, 그것도 모자라 발로 얼굴 옆을 차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점점 더 폭행이 심해지자 기사 아저씨도 그때 보셨는지 '자꾸 이러시면 경찰 부릅니다. 그만 하세요'라고 했다"면서 "이런 식으로 말했는데도 멈추지 않는 폭행에 차를 세우시고는 그 청년을 말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게시자는 "가해자인 젊은 남성은 '아니 그 XX가 반말을 하잖아. 반말을. 어? 자기가 나를 언제 봤다고 미친 XX가'라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했다"고 했다.
이 게시자는 "너무 어이가 없다. 아무리 할아버지께서 잘못을 하셨다 해도 어른한테 그런 인간답지 못한 짓을 했다는 게 참을 수가 없다"며 "아직도 손발이 떨리고 눈물이 나려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지방경찰청과 김해중부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확인하던 중 이날 오후 5시께 해당 버스 운전사와 전화 연락이 닿았다.
기사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 결과 게시된 내용과는 달랐다. 피해자로 묘사된 '노인'은 머리가 다소 흰 40대 중·후반 남성이며, 일방 폭행이 아닌 쌍방 폭행이라는 게 버스 기사의 얘기였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이 버스 기사는 "한서병원에서 창원 성산구 상남동 수협 도지회로 가던 중 벌어진 일로, 40대 중후반 남성이 30대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뒷자리로 가라'고 명령조로 얘기하니까 30대 초반 남성이 화가 나서 '왜 반말을 하느냐'고 따지는 과정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면서 "차를 세워 두 사람에게 '자꾸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니까 40대 남성은 버스에서 내렸고, 30대 남성은 김해 장유에서 따로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경남경찰청 강력계 관계자는 "11일 오후 내내 관련 사건을 확인해본 결과 그저 단순한 해프닝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4시 40분 해당 버스가 소속 차량임을 확인시켜준 이 업체 직원은 "인터넷에 올라온 3장의 사진을 보니 광고와 버스 내부를 봤을 때 우리 업체 소속 차량임이 확실하다"면서 "해당 운전사도 특정이 되는데, 오후 7시 남짓 김해 차고지로 회차할 예정이라서, 그때 버스 안 CCTV를 확인해 당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다만, 버스 내 CCTV가 최대 7일간 녹화가 되는데, 6일 발생한 사건이라서 혹여 당시 동영상이 지워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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