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퍼지고 있는 'VIP 5촌 살인사건 두바이 제보자 취재후기'를 소개한다.
오는 17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게 만들 수밖에 없는 내용의 글이다.
김어준 총수와 주진우 기자가 5촌 살인 사건 1심 국민 참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다시 또 재개될 2심을 준비하고 있을 무렵 2014년 여름에 두바이에서 메일 한 통이 온다.
메일을 보낸 제보자는 나는 이 사건의 관련자이며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김어준과 주진우는 그 이전부터 관련 취재를 많이 해왔고 1심 재판 과정 중에도 열심히 준비를 했지만 그 제보자의 존재 자체를 처음 알게 된다. 왜냐하면 제보자는 수사 기록에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간략하게 메일로 온 제보 내용의 스케일이 너무 컸기 때문에 항상 해왔던 것처럼 주진우와 김어준 총수 달랑 둘이 갔다가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지 않을까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했고. 그래서 김어준 총수는 함께 두바이로 날아갈 팀을 꾸린다.
당시 11대 민변회장이었던 한택근 변호사, 유우성 간첩사건 무죄를 이끈 김용민 변호사(5촌 살인 사건 국민참여재판 1심에서도 변호인단에 속해 김어준 주진우를 도왔었음), 그것이 알고싶다 배정훈pd, 한겨레 탐사보도팀 임 기자, 국회의원 2명 (방해공작 등으로 인해 외교문제로 마찰이 벌어질 것을 대비), 딴지 벙커1 pd, 그리고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까지 9명으로 구성해 두바이팀을 꾸렸다.
출발준비를 하면서 수영복도 챙기고 놀 준비를 해서 갔다고 한다. (제보가 구라일 경우 두바이까지 가서 허탕 칠 수 있음을 대비해) 왜냐하면 출발하면서도 제보자와 실제로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도 확신할 수가 없었고 그때는 연락도 실시간으로 서로 잘 안되는 상황이었기 때문. 그렇지만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제보 메일의 분량이 길지는 않았지만 내용이 디테일한 편이었기 때문에 확실히 만난다는 보장이 없어도 안 갈수는 없었다.
김어준은 그 메일을 보낸 제보자가 실제 그 호텔에 묵고 있는지, 실존 인물인지, 그 제보 내용에 등장하는 인물이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실제 제보자와 일치하는지 등 확신을 못하자 그 제보자는 자신의 여권을 들고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하고 그 호텔 방문 번호 앞에 찍은 사진, 호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사진으로 두바이임을 입증하는 등 여러 사진을 찍어 보내서 진짜 자신이 그 호텔에 묵고 있음을 증명해서 김어준이 믿어주기를 바랐다.
김어준은 국내에서 따로 그 호텔 프론트 직원에게 그 방에 있는 사람이 실제 묵고 있고 그 사람이 맞는지 여차저차 해서 알아본 후, 최소한 그 호텔에 그 방 호수에 현재 그 사람이 존재하고 있구나 하는 정도는 확인을 했다.
그러나 실제 두바이에 갔을 때 만날 수 있을지.. 만났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줄지 전혀 알수없는 상황에서 두바이팀에게 성과가 없으면 수영이나 하다오자라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 했다고 한다. 실제 도착해서는 방해공작이 있을 것을 염려해 어렵게 제보자를 만났다.
그리고 그 제보자를 만난 그날부터 호텔방에서 제보자 포함 두바이팀 모두 원래 계획과는 완전히 다르게 그 방에서 3박 4일 동안 전원이 한번도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완전히 몰입해서 밤새 묻고 답하고 취재하고 녹화하고 기록하고 의문이 생기면 다시 또 묻고 하느라 밖에 나와 다른 것을 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간지 기자, 주간지 기자, 공중파 시사프로그램 pd, 김어준까지 언론인만 4명이 있었기 때문에 질문하는 방향도 다르고 사안에 접근하는 방식도 각자 달랐다. 그래서 여러 질문과 답변이 쉼없이 오갔다. 사건 파일도 출국시에 함께 들고 갔기 때문에 제보자의 진술 내용과 사건파일을 대조해보면서 함께 간 두 변호사가 취조하듯이 묻고 답하며 제보자의 진술 내용을 검토했다.
잠도 거의 못잤다고 한다. 처음에는 9명이 갔기 때문에 호텔에 방을 4개 잡았지만 사안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도 자기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모인 방 쇼파에서 잠깐씩 자고 끼니는 라면 같은걸로 간단히 때워가며 3박 4일동안 취재했다고 한다.
제보자의 제보 내용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같이 간 사람들은 각 분야에 전문적으로 취재를 하거나 법조인, 국회의원이 모였지만 제보 내용을 들으면서도 굉장히 각자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취재 후 김어준은 현재까지는 제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밖에 볼 수 없지만 귀국하고 나서 이 내용을 철저히 검증을 해보자. 제보내용을 우리가 이제 어디까지 크로스 체크하고 확인한 내용을 어디까지 보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그래서 아주 극히 일부만 보도 될 수도 있다. 귀국 후 각자가 들은 내용들을 검증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어 왔던... 두바이에서 제보를 해준 모씨. 언젠가는 국내에서도 무사히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제보 메일을 받고 김어준은 나 혼자 다녀오는 것은 신변의 위협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무사히 다녀오더라도 이 내용을 듣고 와서 나 혼자 주장을 하게 되면 무한 음모론에 빠질 수 있어서 애초에 그런 잡소리들을 불식시키기 위해 두바이 팀을 꾸려서 다녀왔다고 한다.
그리고 두바이에 다녀온 지 약 2년 4개월 정도가 지나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그 취재 내용들이 이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