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안 좋은 기억은 빨리 잊어버리는 대단히 편리한 망각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안 좋으면 안 좋을수록 더 빨리, 더 깊이 잊어버립니다. 다시 기억해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한 동안 하얗게 지워져 있던 기억이 2007년 경선이었습니다. "필설(筆說)로 다 할 수 없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 우여곡절과 참혹함 등을 차마 글과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뜻인데요, 2007년 경선의 끔찍함은 정말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스물스물 그 기억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동영계, 정통, 국참. 아, 정말 다시 떠올리기 싫은 이름들인데요, 이들은 한 마디로 사람이 아닙니다. 뭐든 상상을 초월하는 수작질을 해내는 기계들입니다.
여러분, 이번 총선에서 칸막이 비례선출 기억하시죠? 비례후보 순번을 중앙위에서 결정하게 되어 있는데, 후보 순번 1번부터 10번까지는 무조건 다 뽑고, 11번부터 20번까지는 몇 명 뽑고 이렇게 한 거요. 그게 이미 2004년 총선 때 정동영과 김한길이 자기 사람들 비례에 넣으려고 창의적으로 개발한 수법입니다. 그걸 이번 총선에서 또 써먹으려다 개박살난 게 또 그쪽 사람들이구요.
열린우리당은 정당개혁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 핵심은 기간당원제로 당원의 참여를 높이는 것이었죠. 그런데 당권을 쥔 정동영계가 꼬박 1년을 붙잡고 한 일이 바로 이 기간당원제를 무력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에서 이들이 저지른 행패는 이외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나쁜 기억이라 제가 잊어버렸을 뿐이죠.
그 최고봉이 2007년 경선이었습니다. 흔히 박스떼기로 불리는데요, 정통이 저지른 짓에 비하면 박스떼기라는 이름은 아주 앙증맞고 귀여운 표현입니다. 이 얘기는 저는 더 못하겠고 내용을 더 깊이 잘 아시는 분들이 자세히 알려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인데 뭘 그러냐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안 당해보셔서 그런 말씀 하시는 겁니다. 고등학교 때 양아치짓 하던 친구는 10년이 아니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리 허옇게 세서 여전히 양아치짓 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이재명 관련 글 올리고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댓글로 "정통이 놈현 배신했다는 드립은 오해"라고 아주 상냥하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놈현? 당신 정통이냐?" 그랬더니 정동영 캠프에서 청년위원회 일을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썩 꺼져라 이 개새×야"라고 페북 시작한 뒤 처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험악한 욕을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댓글 지우고 달아났더군요. 그들이 이런 인간들입니다. "'놈현'을 배신한 적 없다?" 이게 말입니까, 똥입니까.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어떻게든 바뀔 수 있고, 잘못을 했더라도 개과천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들은 안 됩니다. 어떻게 희한하게 그런 종자들만 그렇게 똘똘 모였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재명이 거기 회장이었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하도 끔찍해서 아직 기억이 다 살아나지 않은 2007년 당시의 회장이었습니다. 박스떼기를 진두지휘한 사람입니다.
회개하고 달라졌을까요? 아마 안 그럴 겁니다. 가천대 사과하라니까 희한하게 "잘못한 거 없는데 아무튼 사과한다"는 식으로 하는 거 보고 역시 정통은 안 바뀐다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됐습니다. 이재명 지지자 여러분 열심히 해보세요. 그래봐야 정통입니다.
어쩌다 링크타고 저기 들어가서 보고 잠을 못자고 있네요.
이게 사실예요?
검증 얘긴 잠시 접어두고요. 검증하자는거 아닙니다. 진짜 그때 저런 일들이 벌어졌었어요? 전 그때 민주당 싫어했거든요
제가 얼마나 무지했느냐하면요, 탄핵했을때도 같은 편끼리 치고 싸운다고 생각했거든요.ㅠㅠㅠㅠㅠㅠ
친구가 탄핵반대 시위가자고 해도 정치병이냐고 했던 그런 빙신이었거든요.
진짜 그때 제가 내뱉았던 말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였었습니다. 그때 민주당 싫어했던 이유가 지들끼리 허구헌날 싸우는거였는데 저런일로
싸우는 줄알았으면 편들어 줄걸요.ㅠㅠㅠ뒷북치고 있지만 정말 기막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