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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81600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11
    조회수 : 2429
    IP : 210.93.***.9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7/14 17:42:56
    http://todayhumor.com/?panic_81600 모바일
    [reddit] 97. 히치하이킹
    원문 링크

    지금 이 길을 따라 몇 마일이나 내려갔지만 아직까지 한 대의 차조차 보이지 않는다. 원래는 항상 차가 다니고 그중에도 히치하이커를 기꺼이 도우려는 운전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히치하이킹이란 것은 참으로 간단하기 짝이없는 일이다. 단지 엄지손가락만 세우고 있으면 생판 모르는 사람이 차를 멈춰세워 태워주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간단함이 매력적이다  생각한다.

    마침 뒤에서 헤드라이트가 비춰지는 것이 보였고 나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마침내 차를 내 바로 옆에 멈춰세웠다.  곧바로 문을 열려고 했는데 웬걸, 문은 잠겨 있었다. 그리고 운전자는 창문을 내렸다.
    차 안쪽은 너무 깜깜해서 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긴 힘들었고 어떻게 보면 또 일부러 그림자 속에 숨은것 같아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길에서 히치하이킹 하는건 위험하지 않나?"
    젠장 또 이런 놈을 만났구만, 이런 류의 작자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히치하이킹이 위험하다고 가르치려 들지.

    "내가 알아서 할 게요. 한 두번 해본 줄 아나"
    대답하면서도 나는 이 사람이 태워주려고 멈춘 건지 아니면 그냥 잠깐 차를 세운 것 뿐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길목에서 사람들이 실종된다는 소문을 들었지, 아무도 사라진 사람들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사실 나는 그 비밀을 알지"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들은 모두 모르는 사람을 너무 믿었어"

    이게 무슨 헛소리야.
    "그럴 일 없을걸요. 전 가라데를 배웠거든요"
    나는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아무 일 없을 지 어떻게 아나? 자네가 다음이 될 수도 있을텐데?"

    "잠깐만요"
    사실 강의가 그렇게 싫지는 않지만 그것도 다 내가 차를 탈 수 있을 때의 얘기이다.
    "당신 지금 태워주긴 할 거에요? 아무런 이유 없이 차를 세운건 아닐거 아니에요. 그냥 무섭게 하려고 그럴 리는 없고"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고개를 돌려 앞을 향하는 것 같아 보였고, 그는 잠금을 풀었다. 뒤이어 나는 차에 올라탔다.
    차 안에 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좀 전 까지만 해도 신나게 떠들던 양반이 지금은 조용히 운전만 하고 있다.

    20마일 정도 가니 이정도면 충분하다 생각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는 순간 남자가 입을 열었다.
    "사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네, 그러지도 않았지,"

    "뭘 안했는데요?"

    주머니 속 물건을 꼭 쥔 채 남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가로등 불빛이 얼굴을 희미하게나마 비췄는데, 그 표정은 심란 그 자체였다. 움푹 파인 두 눈에는 슬픔이 가득해 있었다.

    "겁주려는게 아니었네"
    그는 간단히 답했고, 그리고 바로 뒷좌석에서 무언가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를 거대한것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남자의 얼굴을 다시 돌아봤다.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경고하려고 했을 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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