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머 이용자님들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의 유머와 반대점에 선, 일간베스트의 유저입니다.
흔히 벌레새끼라 불리는 제가,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행동이 오늘의 유머 이용자분들께 큰 결례가 되는 행동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지켜봐온 일베 올드유저의 입장으로 이 게시판을 빌려, 제가 바라보는 '요즘 일베'에 관하여 몇자 남기고싶은 마음에 막 가입하여 글을 남깁니다.
또한, 제가 작성한 글은 저의 입장일뿐이며, 일베전체의 입장은 아닙니다. 눈팅중이신 일베유저분이 계시고, 저와 의견이 다르시다면 조용히 '뒤로가기'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합니다.
2010년, 제 전공인 '경영학'과 더불어, 청소년시기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던 '정치 및 사회'분야를 공부하고싶은 마음에 '철학과'를 부전공 삼아 공부했습니다.
저의 정치적 견해와 안보관 형성은, 주위 환경을 많이 받았습니다. 큰집은 육군 대장 출신 큰아버지, 외갓집은 카투사 창립출신으로 한평생 미군부대에 몸 담으신 외할아버지, 그리고 x땅굴 최초 발견자이신 작은 외할아버지가 계셨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뒤집어 보고 반성키위한 철학공부는, 저의 정치 안보 견해를 더욱 깊은 골로 몰고갔습니다.
당시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 4대강이 이슈화되며, 교수진과 학생들은 좌우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끼어있던 저는, 저의 신념을 보호하고 고취시키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러한 때, 평소 저와 대척점을 이루시던 젊은 강사님께서 '일간베스트'를 소개하셨습니다.
'학생의 의견과 상당히 부합하는 커뮤니티다. 이곳에서 뭘 배울수 있을지는 내가 장담하기 어렵지만 도움이 되라'
이렇게 2011년 초, 일간베스트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당시 일베는 지금과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당시에도 정치적견해는 뚜렷한 커뮤니티였지만, '칭찬할건 칭찬하고, 깔것은 까자'는 열린 비판문화가 활발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배우면 뭘 더 배우겠냐만은, 일베를 드나들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2012대선 시기에 유저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양질의 자료가 생산됨과 동시에 부작용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죽어지내던?흩어져있던?보수적 견해를 가진 인터넷 이용자들이 갑작스레 한데 뭉쳐진탓에, 열기가 끓어오르다 못해 넘쳤고, 이러한 터전을 지키고자, 사고가 한쪽방향으로 통일되는것이 심각해졌습니다.
다행인것은 지금도 꾸준히 열린 비판문화적 글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일베에 올라오는것은 소수의 글밖에 되지않으며, 나머지는 금방금방 반대의견에 뭍혀버리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렇게 한쪽방향으로 흘러가는 일베의 모습이 걱정스럽습니다.
이렇게 사이트내에서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지만, 커져간 일베가 옳고그름을 분간치 못하고, 아무 관련없는 타 커뮤니티에 일으키는 만행도 심각해지고있습니다. 일반적인 취미 동호회 커뮤니티에서까지 일베용어를 남발하는게 현 실태이며, 눈살을 찌푸리는 유저에겐 '네다홍'이라며 지역감정적 발언까지 쏟아내고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일베라는 우리안에서는 전현직대통령을 조롱하고(박근혜 대통령포함), 여성비하적, 지역분란적 댓글도 서슴치않게 쓰고있습니다. 하지만 일베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행동하며, 타 장소에선 절대 입밖에 꺼내질 않습니다. '정치사회적인 이야기는 사석에서, 친한친구와도 절대 나누지 말아라''나 스스로에게는 중요한 신념문제지만, 남에게 보여지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다'는 것을 최소한이나마 지키는것이지요.
아무 잘못 없는 커뮤니티에마저 일베용어를 사용하는것은 명백한 테러행위이며 문제입니다. 일베유저들도 이부분엔 상당히 공감합니다.
정치적 견해가 뚜렷한 커뮤니티간의 대립은 어쩌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들간의 신념이 대립될 경우에만 해당한다 생각합니다.
이런 전제없이 무차별적으로 행해진 테러중에 가장 최악이었던 사례가, 과거 좋은 취지에서 개최되었던 '오유 바자회' 테러 사건이구요.
현재 대다수 일베유저는 이러한 잘못을 자각치 못한 채, '우리가 옳다'는 사고가 급속도로 심각해지는 상황입니다. 수없이 드나들며, 오랜기간 정 담았던 일베가 끝도없이 이렇게 막장으로 달리는 요즘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일베 스스로 반성하며 스스로 돌아보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많이 느끼구요...
벌레새끼가 대립시되는 오유에 와서 이런 글을 남겨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시관련글로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요즘... 서로를 헐뜯는 커뮤니티 문화에서 벗어나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길 바라며, 반성겸 자숙하는 의미로 글을 남깁니다.
평소 생각한것을 두서없이 막 적은 글이라, 보기 불편한 부분이 많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대의견도 소중히 받겠습니다. 미운정 고운정 든 오유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