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에 고슴도치를 주웠습니다 라고한 글쓴이입니다.
작년 6월에 키우기 시작했으니까... 약 9개월 가량을 함께 했네요 벌써. 시간참 빨라요.
키우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책 사들고 룰루랄라 집가는 도중에 부스럭 소리에 놀라서 보니까 수로에 하얀 도치가 똻!
놀랐죠. 아무리 산 주위에 아파트가 있다해도 고슴도치가 있다는건 말이안되잖아요? 그것도 하얀게..
처음엔 엄청 놀랐죠. 시뻘건 눈의 고슴도치라니. 이러쿵 저러쿵 해서 입양보낼까도 했지만 잘 안되서 결국 키우게 됬습니다.
정말 밤송이 같았어요. 집에 아무것도 없다보니 작은 햄스터 케이스에서 키웠거든요. 금요일 저녁에 주워서.. 어디 가서 살수도 없구요..
다행히 친구가 고슴도치를 키워서 밥을 좀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였죠.
정말 빨간눈은 처음에 정감이 안가긴 했어요. 빨간눈 좋아하는 사람 별로 없잖아요. 지금이야 익숙해서 좋지만은.. 부모님이 엄청 싫어하셨죠.
밥먹는걸 보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일단 사료냄새에 한번 놀라고, 오독오독 잘도 먹는 고슴도치에게 놀라고, 똥냄새에 놀라고..
먹을땐 정말 개가 뼈다구 먹는거 같았어요.
동물병원에 데려갔을땐 조금 두렵기도 했었어요. 일단 버려진건 맞지만, 이게 병걸려서 버렸으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이 컸어요.
다행히 진드기만 처치하면 됬어서 다행이긴 했죠. 씻겨놓으니까 엄청 하얗고 코도 분홍분홍하고.. 엄청 예쁘고 귀여웠어요.
또 겨우겨우 부모님을 설득해서 집에서 키우게 됬죠. '몽순이' 라는 이름도 붙이고 좀 즐거운 시간이였어요.
장마철이라 냄새도 엄청났지만, 집에 귀여운 녀석이 있어서 더 활기차졌죠.
이렇게 집도 마련해주고
이 코좀 보세요.. 분홍색의 촉촉한 이 코... 고양이 발바닥같은 느낌이랄까..
목욕시켰을 때 사진이에요. 이거보면 진짜 물에 빠진 쥐가 뭔지 알게 되더라고요.
지금이야 목욕시키는 스킬이 생겼지만 처음에 할때는 어려웠어요. 계속 바둥바둥 거리고.. ㅋ
씻겨놓으면 진짜 졸귀에요... 옆에서 보면 눈이 좀 이상하게 보이는 면이 있는데 앞에서 보면 귀여움..
예민해서 좀만 소리내도 바로 쉭 소리 내면서 저런 포즈 취하는데 저게 너무 귀여워서 엄마랑 저랑 맨날 놀래켜요..
이렇게 잘 놀아주고 잘 먹여주고 잘 재워주니까 이게 슬슬 살이 쪄갑니다. 저때가 한 400g정도 였을때에요..
저때까지는 봐줄만 했죠. 평균 몸무게가 저러니까요.. 여기서 더 잘해줬으면 안됬는데.. 점점 뚱도치가 되가죠.. 흑..
방에다 풀어두면 항상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려고 해요. 보고 있으면 웃긴게 뭐냐면 절대 안들어갈 구멍에도 근성을 가지고 들어가려고 하더라고요.
저 짧은 다리로 애쓰는거 보세요.. 멍청하면서도 하는짓 보면 웃겨 죽습니다 정말 ㅋㅋ
이러고 놀면 진짜 재밌어요 ㅋㅋㅋ 살쪄서 그런지 더 웃기고욬ㅋㅋ 저러고 한 5초 정도 지나면 바둥바둥 거려서 풀어주는데
귀엽지 않나요 ㅋㅋㅋ
그러다가 11월달에 샵에 용품사러 갔다가 새끼들을 보게 됩니다.
이걸 본 작성자는 새끼를 키우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되죠. 이게 비극의 시작이였습니다.
어찌어찌 몽순이가 새끼를 가지게 되고 출산일이 다가왔는데 이게 어림잡아 추측하는 거라 정확한 날짜를 잡기 어렵더라구요.
한번 자면 안일어나는 못난 주인덕분에 새벽에 홀로 새끼를 낳게 되고.. 비극으로 이어집니다..
총 4마리를 낳았는데.. 이미 봤을땐 2마리가 죽어있엇어요.. 그나마 남은 한마리도 다음날 무지개다리를 건넜죠..
이틀동안 3마리의 새끼를 묻으니까 진짜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못난 주인때문에 이렇게 된거라 생각하니..
몽순이한테 엄청미안하기도 했고. 마지막 남은 새끼가 희망이였는데 그나마도 몽순이(엄마)가 새끼를 내치길레 결국 이아이도 죽겠구나 했습니다.
4마리 중에 가장 몸집이 작아서 곧 또 묻으러 가야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왠걸..
이 독한 녀석은 끝까지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하루하루 이 아이를 걱정하면서 지냈지만 나날이 커가는 모습에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막 벌레같아서 징그럽다고도 생각하기도 했고, 귀엽다고도 생각했어요 ㅋ
결국 잘 크더라구요? 혼자서 모유를 독차지해서인지 몸집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서 놀라기도 했죠.
우량아 처럼 보였거든요.. 1달이 되었을때 몸무게는 평균 몸무게를 훨씬 웃돌았었구요 ㅋㅋ
정말 빨리도 크더군요. 눈뜰때가 되서 가루 사료를 먹이는데 자꾸 손에만 올리면 핥는건지 무는건지 모르는 행동을 막 하더라구요.
결국엔 안팅까지 해서 아 이제 난 주인이 되는건가 했는데 그렇진 않더라고요;; ㅠㅠ 막 깨무는데 아파 주금.. ㅠㅠ
이게 안팅이라는 거더라고요 ㅋ
뚜껑을 열어놓으면 한시라도 가만히 있지 않는 우리 까망이.. 계속 탈출해요 계속..
정말 예쁘게 잘 큰거 같아요. 이 아이 이름을 정하는데 가족회의를 할 정도로 이제 고슴도치는 우리 가족이 됬구요.
새끼 이름은 까망이에요. 사실 여러 이름이 있었는데 결국 설에 데려가서 대가족 회의를 해서 정해졌어욬ㅋㅋㅋ
비록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애교가 있고 활동적이고 이런 동물은 아니지만 고슴도치도 가족이라 생각해요 전 ㅋ
계속 먹이때매 싸우길레 이때부터 분리해서 키우고 있어요 ㅎ
저 요염한 자태를 보세요. 남자주제에 저 라인은 뭔지 참 ㅋㅋㅋㅋ
모자 끼리 찍어놓으니까 참 볼만해요.. 이제 둘다 슈퍼 돼지가 되었어요.
몽순이는 이제 600g이 넘어가고.. 새끼도 한 300은 넘은거같아요.. 아빠가 얘들 보면 이 돼지들! 하시는게 이젠 일상이죠 ㅋㅋ
확실히 집에 동물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집이 더 재밌고 활기차지거든요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냄새도 나지만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동물친구입니다. ㅋㅋ
언제까지 같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쭉 같이 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