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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을 하시고
어머니와 단둘이 단칸방 월 15만원짜리 화장실도 없는 방에서 살기를 1년
나는 돈이없어서 4시간 걸려 통학하고, 엄마도 돈이없어 2시간걸려 통근을 하면서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방두개 화장실이 있는 우리만의 보금자리로 이사를 했다
짐을싸면서 이렇게 즐거울 수가 있을까 15년이 지난 아직도 그날이 또렷하게 기억나는 걸 보니 기분이 참 좋았나 보다
용달트럭을 타고 조촐한 짐을 싣고 2000년의 그 어느날 우리는 이사를 했다
이사할 집에 도착해서 짐을내리고 짐정리하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작은 티비하나 작은 냉장고하나 작은 옷장하나 어디선가 얻어온 작은 컴퓨터 하나 작은 책상하나...
모든 짐을 정리하고 전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을 지우고자 참 빡빡 닦고 쓸었다
여기저기 부적이 붙어 있는 것은 신경쓸 겨를도 없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으니까
대충 모든 정리가 끝나고
하루종일 기분이 너무좋았던 탓일까 아니면 조촐하나마 짐을 옮기는 노동을 해서 그런가
저녁8시 밖에 안됐는데 잠이 쏟아진다
엄마는 안방에서 나는 드디어 생긴 내방에서 잠을 청한다
새벽 두시쯤일까 깜깜한 한밤중에 잠에서 깼다
덥고 갑자기 목이 너무말라 방문을 열고 비몽사몽간에
한발을 거실겸 주방에 딛는다
사사삭
사사사사사삭
무언가 파도처럼 방바닥에서 퍼져나간다
음?
이게뭐지?
거실불을 켜본다
아무것도 없는데 뭐지?
자세히 구석구석 살펴보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자연스럽게 욕이나온다
이런시발
.
.
.
.
거실구석구석
더듬이를 흔드는 바퀴벌레들이 날바라본다
어떻게 잡을 엄두도 안나는 숫자다
아 이사온 하루만에 그 좁던 단칸방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냥 기억나는데로 썼네요 별로 재미는 없는거 같은..;
최근 공게 벌레이슈에 한발 담가봤습니다..;
출처 | 2000년 울산남구의 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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