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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1494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0
    조회수 : 471
    IP : 221.155.***.18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7/03/17 22:26:17
    http://todayhumor.com/?lovestory_81494 모바일
    [BGM] 왜 그럴까, 우리는




    1.jpg

    이문구부지깽이

     

     

     

    시골집 나뭇간엔

    작대기감도 말뚝감도 안 되어

    그냥 노는 막대기가 많은데

    어느 날 부지깽이가 되면

    부뚜막에 오른 개

    엉덩이도 때려 주지만

    불을 때며 아궁이를 들락거리며

    불땀 없는 땔감을 괄게 태우고

    잉걸불 끌어내어 화로에 담으면서

    제 몸을 태우고 또 태우고 해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다가

    드디어 아궁이에 던져져서

    불덩이가 되곤 했지







    2.jpg

    정현종슬픔

     

     

     

    세상을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사람을 만나기도 하였다

    영원한 건 슬픔뿐이다


    덤덤하거나 짜릿한 표정들을 보았고

    막히거나 뚫린 몸짓들을 보았으며

    탕진만이 쉬게 할 욕망들도 보았다


    영원한 건 슬픔뿐이다







    3.jpg

    Emilly Dickinson, 내가 만약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고

    괴로움 달래줄 수 있다면

    기진맥진 지친 울새 한 마리

    둥지에 다시 넣어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4.jpg

    신현수술값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잘난 척한 날이고

    말도 안하고 술값도 안낸 날은

    비참한 날이고

    말 많이 하고 술값 낸 날은

    그중 견딜만한 날이지만

    오늘말을 많이 하고 술값 안낸 날은

    엘리베이터 거울을

    그만 깨뜨려버리고 싶은 날이다







    5.jpg

    이해인왜 그럴까우리는

     

     

     

    자기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그리도 길게 늘어놓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

    슬픈 이야기에는

    전혀 귀기울이지 않네

    아니처음부터 아예

    듣기를 싫어하네

     

    해야 할 일 뒤로 미루고

    하고 싶은 것만 골라 하고

    기분에 따라

    우선 순위를 잘도 바꾸면서

    늘 시간이 없다고 성화이네

     

    저 세상으로 떠나기 전

    한 조각의 미소를 그리워하며

    외롭게 괴롭게 누워 있는 이들에게도

    시간 내어주기를 아까워하는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늘 말로만 그럴듯하게 살아 있는

    자비심 없는 사람들 모습 속엔

    분명 내 모습도

    들어 있는 걸

    나는 알고 있지

     

    정말 왜 그럴까

    왜 조금 더

    자신을 내어놓지 못하고

    그토록 이기적일까우리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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