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여~ frogmiss님 글 보고 쓴게 아니라~
리니지 한창 할때 쓴 글이였는데 그때 이거 써서 아덴은 지금인가??
거따가 올렸는데 당첨은 안됬었던듯....................
하튼 억지루 잼께 읽어주세요~
--------------------------------------- 절 취 선 --------------------------------------------------
벌써 4년 전 일이다. 내가 레벨 10이 된지 얼마 안 돼서 기란 마을에 내려가 살 때다. 화말 왔다 가는 길에, 페어리 퀸을 만나기 위해 요말에서 피탐과 엠탐을 해야 했다. 엄마나무 아래 동굴에 앉아서 몽둥이를 깎아 파는 네루파라는 노인이 있었다. 몽둥이를 한 벌 만들어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번엔 어떤 쓰레기를 만들러왔나?"
라며, 엔줄을 굉장히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몽둥이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만들라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퀸 뜰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깎을 만큼 깎아야 아템이 되지, 엔줄 몇개 붙인다고 상점에나 팔리겠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네루파, 외고집이시구먼. 퀸 뜰시간이 다 됐다니까요."
네루파는 퉁명스럽게,
"즐~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퀸을 만나 오리하루콘을 만들기는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아템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와퍼조각을 집어 먹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몽둥이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몽둥이다.
퀸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유저들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엔줄만 많이 달라고 한다. 메너겜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생각할수록 켄슬을 걸고 커스를 건다음 이럽과 콜라세례를 주고 싶었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네루파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계단 위의 엄마나무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노인다워 보였다.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네루파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귀환주문서로 아지트로 돌아와서 못다한 피탐이나 하려고 몽둥이를 떨궈 놨더니 며칠 전 결혼한 아내 여요정은 이쁘께 깎았다고 야단이다. 버그베어가 들고 다니는 것 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버그베어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배가 너무 부르면 작은 몬스터를 잡을 때 비껴갈 위험이 있어 카오틱성향이 될 확률이 높고, 배가 너무 안 부르면 몬스터가 잘 눕질 않고 손에 해먹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네루파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엔트의 줄기로 몽둥이를 만들면 상점에 갖다 팔 때, 무려 75아데나 만큼이나 받았었고 좀체로 부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줄기는 한 번 부러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줄기를 모아 몽둥이를 만들 때, 덱스가 높은 요정 캐릭을 만들어 엔트를 찾아 다니며 보이는대로 두들겨서 줄기를 모아 창고에 맡겨두었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몽둥이를 만들어 상점에 갖다 판다. 이것을 몽둥이 노가다라고 한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몽둥이가 15아데나이다. 값은 싸졌다. 그러나 노가다 하기가 좋지 않다. 그렇지만 요새 돈벌이도 되지 않는 것을 몇시간씩 걸려 가며 몽둥이 노가다를 할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아이템의 시세만 해도 그럿다. 옛날에는 주문서를 사면 데이 엔 푸엘스는 얼마, 젤 고머는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축복수락(祝福受諾)한 것은 세 배 이상 비싸다, 축복수락이란 축복 받은 주문서를 말한다. 확인 주문서를 바르지 않고 맨눈으로 보아서는 축복받은 것인지 저주 받은 것인지 알 수 가 없었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누가 잘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는데 아이템 거래를 정직하게 할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 이상의 값으로 살 사람도 없다. 옛날 유저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즐겜은 즐겜이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진정한 노가다로서 아데나를 벌어 냈다.
이 몽둥이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데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젊은이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물건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네루파를 찾아가서 말갱이에 열매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텔레포트 투 마더로 다시 와서 네루파를 찾았다. 그러나 네루파가 않았던 자리에 네루파는 있지 아니했다. 아마 계정이 끝난 모양이다. 나는 네루파가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을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계단 위의 엄마나무를 바라보았다. 매일 저자세로 있어야 하는 엄마나무에 붙어있는 여인이 꽤나 힘들어 하고 있었다. 아, 그 때 네루파는 저 여인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몽둥이를 깎다가 엄마나무를 보고 마음을 가다듬는 네루파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캐릭터는 또 다른 나입니다!' 메티스의 시구가 새어나왔다.
오늘 안에 들어갔더니 아내 여요정이 몽둥이로 고블린을 잡고 있었다. 전에 몽둥이로 난쟁이, 홉고블린을 쿵쿵 두들겨서 잡던 생각이 난다. 몽둥이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몽둥이질 하는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본토에서 배를 타고 섬에 도착했을 때, 애수를 자아내던 선창장에서의 pk소리도 사라진지 오래다. 문득 4년전 몽둥이 깎던 네루파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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