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애둘 아빠. 육아휴직 중. 1월1일부로 희망퇴직 확정.
부산출생. 아버지는 부산에 국립대학교 교수 역임.
부모님은 눈감고1번찍.
저는 달랐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학교-당구장-집-학교-플스방-집-학교-당구장-플스방-술-학교 이런 생활을 하던 시절에 어느 주말이었습니다.
87년 6월의 이야기를 티비에서 했습니다.
2005년 당시 정권은 제가 논산육군훈련소에서 제손으로 직접 뽑은 노무현 대통령이었죠. (언론의 자유가 상당 수준 보장되었던 시절)
87년 6월... 그냥 학교 다닐 때 '6월항쟁' 정도로만 배웠던 것...
그런데 그 다큐를 보면서 생각이 든게... 저 자리에 내가 알고 있는 80년대 초중반 학번의 형님들은 학교 다닐 때 6월항쟁을 배우지 않았고 실제 내가 배웠던 역사의 일부... 그 한가운데 서 계셨던 사람들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나는 뭐하나... 나는 그냥 학점 따서 목표한 회사에 취직 (운 좋게 그 회사에 취직했지만, 운 안 좋게 그 회사의 명운이 기울어 희망퇴직을 합니다.)을 목표로 공부나 하고 앉아있고... 난 우리나라의 발전, 우리사회의 발전,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나 실로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1년, 2년이 지나 2008년에는 투표도 안했습니다. 하나마나 안하나 뭐 뻔한 결과라서....
이렇게 될줄은 몰랐죠. MB 원세훈 최시중이 망쳐놓은 나라를 지금의 대통령과 그의 안투라지들이 완전 시궁창 속에 빠뜨렸죠...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는 그래도 2번당은 '운동권' '빨갱이'라는 인식 때문에 정서적으로 공감을 할 수 없다 하시니...
너무나 무기력했습니다. 내가 정말 존경하고 지금 내가 이정도 사고능력을 갖게 해주신 분들께서 당신들이 세뇌 당해서 주입된 지식의 틀에서만 사고하시는 모습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에 너무나 큰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최근 3달간 이어진 이 현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댓글 하나. 좋아요 하나. 지나가는 사람에게 엄지척 하나...
너무 무력합니다.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고 분해서 뉴스를 보다가도, 페북이나 오유의 글을 보다가도 눈물 흘리는 일이 잦습니다.
뉴스에 촛불집회 자주 나요죠... 6살 아들이 묻습니다. '아빠 저거 뭐야?'
5주동안 목이 메어서 대답 못했는데 이번주에는 힘들게 알려줍니다. '아들아... 저게 민주주의야..'
그리고는 혼자 속으로 눈물을 훔칩니다. 너무나 원통하고 분해서... 생업과 지리적인 여건을 핑계로 주말에 2-3시간 집회 상황 티비로 보는 것만으로 하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그래도 좋습니다. 뭐 나하나 생각 바로 박혀있으려고 노력하고 아들들에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국민과 정부, 국회가 무엇인 지 알려주려고 노력은 하니까요..
그런데.... 오늘... 미용실...
이렇게 분통 터지는 일만 있는데... 뭐가 좋자고 내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내 인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멍청한 짓을 하는 사람들인 지 알아야 하나... 진짜 답답하네요.
그냥 다 끊고 살고 싶긴 하지만... 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할 나라고 세상이기에... 내가 자랐던 사회보다는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오늘도 눈물 훔치면서 글들을 읽고 클릭해야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