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8살 (86년) O형 여자에요
사실, 개인 sns를 제외하고 이런 게시판쪽에 글을 올리는건 처음인지라 어떤식으로 말을 풀어나가야 할지
좀 먹먹하네요
(개인 sns라는 곳이 밑바닥까지 솔직할수 없는게 늘 나와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글을 본다는
전제하에 써 낼수 밖에 없으니 마음먹고 솔직하고자 해도 결국은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여 써낸글이 되더라고요,,)
요즘은 누군가를 만나도 특히 남자분들
동갑이라 친한 마음을 쌓고 선배나 후배는 또 존경과 애정을 빙자해 이야기를 나누어본들,
상대방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고요
(남자분들, 한번쯤은 여자가 풀어내는 지금은 나와 관련이 없어보이는
과거사의 일들일지라도 조용히들어봐주세요)
무튼 그렇게 대화 단절이라는 어려움들이 이성에게 여러번 느껴지고 벽이 되다 보니
아직까지 남자친구가 없어요
그리고 누군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제 솔직한 과거를 털어놓고 싶기도해요
저는 말할때 개연성있게 말하지못하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고백하고 싶었어요
초등학교때까지는 총망받는 영재였다가
(이때는 늘 반장 아니 저희때는 회장이라고 했었어요 아니면 부회장을 매년했고, 앞에 나서는 편이었어요)
중,고등 친구들과 어울리는것에 좀 문제가 생기고 성적도 외모도 무어든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였고 연년생인 남동생
생에게는 하루가멀다하고 구타를 당했어요
은둔자 같은 생활을 하다가 고3 말 무렵 우울증이 왔었어요
대학진학 중요한 시기에 무기력했고 나의 상태와는 다르게 엄마의 기대를 꺾일줄 몰랐어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 늘 거짓된 성적표를 보여주었거든요)
대학진학당시에 실제 성적을 어느정도 알게 되었고 제일 가까운 2년제대학에 들어가서
1년다니고 휴학, 그리고 6개월다니고 또다시 휴학 이렇게 휴학에 재학을 반복하여 4년만에 졸업은
꾸역 꾸역 했어요,
엄마와 가정상담소에 다니면서 같이 상담도 받고 나도 노력할터이니,
엄마의 욕심도 꺾는 뭐 그런 심리치료를 받았던것 같아요
그렇게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콜센터에 처음 발을 딛게 되었어요
거기서 만난 3살 연상의 남자와 1년반정도의 연애를 했어요
처음엔 한없이 잘해주고 다정다감했던 남자였는데
그의 과거 (가난했던 집안, 전여친과의 문제등등)를 알게되면서
그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해서인건지 아니면 그가 먼저 변해서인건지 다투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 시기에 남자친구가 다른 지역쪽으로 발령이 나면서 하루종일 소비자에 치이고 일에 매여살게 되면서
본인의 생활과 나를 놓는 일들이 빈번해졌어요
수시로 만났다가 헤어졌다가를 반복했어도 한번도 끝이라고 생각했던적은 없었어요
다른 여러가지 상황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거지 그 자체는 참 좋았었거든요
하지만 그 사람은 잠수를 타고 2월 한겨울이었음에도 매일 그 집앞을 찾아가
만나달라 보채고 울고 그러다 이제는 나도 지쳐 그렇게 이별을 했습니다.
온갖짓을 다 해보니 어느 정도 포기는 되더라고요
그리고 직장 몇군데를 옮기는 동안 그와 헤어진지 1년정도 후에 연락이 와서
집앞에서 잠깐 만났었어요
다른 가타부타한 말은 안하고 미안했대요
그리고 그제서야 늘 끝난것 같지 않은 헤어짐이 허락을 받은듯 홀가분해졌어요
지금의 직장은 3년전에 들어오게되었어요
업체파견을 통한 파견직으로 2년계약되어 들어와 계약종료 후에 회사자체내 계약직으로 전환이 되었어요
저희회사는 저처럼 수시로 들어온 계약직들과 빵빵한 스펙을 자랑하는 동기로 뭉쳐진 정규직들이 있어요
슬프게도 나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려는 노력은 늘 하고 있는데도 혼자서 거는 최면일 뿐이지
현실자체는 뭐 그렇더라고요
직장의신 드라마 저는 좀 보다 말았어요
제 위치가 만천하에 까발려지는것 같아 불편하더라고요
그렇게 회사생활을 좀 하다가 세살많은 다른팀의 남자랑 3개월 정도 만나게 되었어요
신중하고, 무엇보다 나를 열심히 알아주고 들어주는 모습이 고마웠어요
내가 좋아하는 노래, 취미, 생활 무엇하나 흘려듣지 않고 기억해 주었고
그도 아픈 과거가 있으니까 내가 잘 품어주면 그도 잘 품어줄것이라 생각했는데
짧은시간 너무 많은 말들을 하여 내가 첫 남자친구의 환경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한만큼
그도 나에게 그런 생각이 들었거나 아니면 단순하게 질리게 했는건지도 몰라요
짧은시간 만났고 그 사람은 문자로 이별통보를 하고 회사 여직원 (저도아는)과 소위말하는
바람이 났습니다
바로 갈아타더군요
저랑 사귈때 그 여직원 종종 말하긴 했었습니다.
집에서도 아빠와 사이가 너무나 좋고 (전 아빠와 그러지못하거든요, 얼굴 안보고 사는 사이에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더라, 친구가 많고 인기가 좋아보이더라 하는등등
그도 공채 그 여직원도 공채
길게 만난 사람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저를 많이 서럽게 했던 이별정리 떄문에 작년 여름은 속으로 매일 울며 다녔던것 같아요
그리고 겨울경
얼굴만 알고 지내며 오고 가고 인사만 하던 동갑 남직원이 전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었다, 사귀어보고 싶다라고 해서
일단 사람은 만나봐야 알수 있는거니까 그가 좋은건지 아닌건지 판단도 서지 않은채 승낙을했어요
그리고 두달정도를 만났던것 같고
늘 본인얘기만 하는 것에 기가 질려 대화자체가 안되는것 같다고 느껴
제쪽에서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어요
한번을 나에대해 물음표로 물어봐준적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그에게 많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신중하지 못한채 첫 시작을 했던건 결국 제 불찰이니까요
그러다 요 근래 동갑인 다른팀 남직원과
몇번 술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보니 좀 친해지게 되었어요
자꾸 회사사람들하고만 엮이게 되어 나 스스로도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심해졌고
소문같은것도 신경쓰지 않을수 없었어요
이번에 친해지는 남자는 동갑이니까 정말 친구 같은 마음은 들어요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고 공원산책을 하고
딱히 어느 누가 먼저 사귀자는 말을 하지 않아도 데이트메이트 ?? 같은 기분으로
몇번의 만남을 가지다가
요즘에는 모든게 허무해졌어요
그 동갑애는 퇴근도 늦고 일이 좀 많은 부서인데 늘 나에게 하소연 밖에 하지 않아요
그러다 드는 생각은 심심할때 시간때워주며 놀아주는 회사동료같은 위치밖에 안되겠구나 싶었어요
애정이 듬뿍담긴 서로의 눈을 보고
손을 잡고
같이할 미래를 이야기하고
계획을 세우고
영원한 니편,내편이 되어주겠노라 약속하는
담백하고 진실된 연애를 난 하지 못하는건가 싶어 서글퍼요
내가 살아온 과거를 바꿔 놓을순 없어요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과거일수 있고, 그런 마음의 거리낌과 오해를 받는 이유는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그에 맞춰 영향을 받고 자라지 않았겠냐 라는 시선들인데
나는 충분히 극복해냈고 잘 극복해갈수 있을거라고 말하고 싶어요
19살때는 내가 20살 이후로 숨을 쉬고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20살 초반은 내가 연애를 할수 있을지 직장생활은 할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결국은 잘 살아 있는것이 지금의 나고
몇번의 연애를 했고, 매일 눈뜨면 출근한곳이 있다는 답을 주며 살아가고 있어요.
나도 어느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수 있을까 라는것이 요즘의 의문이고
기다림의 시간끝에 답을 받고 살아갈 미래가 언젠가는 올 수 있으리라 희망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 곧 30인데
곧 아홉수가 되는 저는 많이 초조하네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침표를 찍는 순간 좀 후련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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