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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0799
    작성자 : 네버윈터
    추천 : 10
    조회수 : 1664
    IP : 116.37.***.98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17/01/14 02:07:38
    http://todayhumor.com/?lovestory_80799 모바일
    내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근데 돈이 없으니 가오도 없더라.

    안그런 집 어디있냐먄 imf때 집이 망했다.
     그전까진 이럭저럭 살았는데 그때를 기점으로 훅 갔어.

    아직도 기억이 나는게 그때 살던 집이 기름 보일러를 썻다. 
    겨울이야. 근데 기름 넣을 돈이 없어. 
    일주일에 한번씩 말통 하나 구루마에 싣고 터덜터덜 
    주유소 걸어가서 1만원치 말통에 받아와. 
    받아와서 이걸 기름통에 넣고 보일러를 때. 
    이걸 일주일에 한번씩 했지. 

    근데 어느 순간 꾀가 생기더라.
     주유소에서 1만원치가 아니라 9900원치만 달라고 해 ㅋ. 
    남는 백원으로 오락실 가게 ㅋ.
    웃긴 건 주유소 아저씨도 암말 않고 그렇게 넣어줘. 고맙지 뭐.

    고등학교때는 돈이 없다니까 학교에서 육성회비도 안받어.
    거기다가 점심 식권도 한달에 한번씩 줘. 
    그리고 쌀도 주더라!?
     
    식권을 받는거야 뭐 좀 부끄럽긴 해도 교내 방송하고 나면
    후다닥 가서 받아오면 되니깐 그리고 한달에 한번이니까
     괜찮은데 쌀은 좀 난감하더라.

    쌀 받아가는게 3개월에 한번인가 뭐 그랬던거 같은데
    아무튼 쌀받아가는 날은 토요일이였어. 
    학교 수업 마치고 받아가는데 선생님 한분이랑 선도부였나?
     애들 몇명이 쌀을 나눠주고 받아가는 거였지. 

    아 근데 쌀이 좀 무거워 40키로였나 60키로였나 그랬는데
     이거 가져갈려면 차가 필요했지. 
    콜택시 부르던가 들고 10분정도 걸어나가서 버스를 타야 했지. 

    돈 없어서 피카츄돈까스도 못사먹는 나지만 이때는 콜택시  
    많이 불렀어 ㅋ. 도저히 버스는 못타겠더라고.

    무거워서.

    티비도 끊겨봤어. 생활비 앵꼬나니 뭐 별 수 있나.
    다세대 주택이라 다행히 물이랑 전기는 안끊겼는데
    티비는 케이블이라고 바로 끊더라.
    좀 촌이라서 케이블을 안달면 티비가 안나오는데 ㅋ

    그때 라디오 많이 들었다.
    이정현이 그때 dj였는데 신해철의 민물 장어의 꿈 
    틀어주는데 참 좋더라...

    뭐 집에 돈이 없다보니 술이나 담배는 꿈도 못꾸겠더라.
    당장 일요일 밤이면 월요일 버스비를 걱정하는 판이고
    명절이면 사촌들 안입는 옷 얻어 입었거든.
    그러고 보니 그때는 명절에 교복입고 제사 지내러 갔어 ㅋ.
    중 3때랑 고1때 ㅋ

    아무튼 놀려고 하면 다 돈이야. Pc방을 가면 게임비가 천원
    도서대여점을 가면 그거 하나에 300원이야.
    축구나 농구를 하려해도 그거 하고 나면 뭐 사먹어야 해.ㅋ
    얻어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난 괜찮다도 하루이틀이지
    매번 그럴 수가 없더라고...나도...가오가 있어서 ㅋ

    참 가난은 아무것도 없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데 거미줄처럼
    나를 옭아 매더라.

    뭐 그러다가 부모님 빡세게 일하시다보니 그럭저럭 살고
     이제는 나도 돈을 벌고 결혼도 하고-빚이지만-차도 사고 
    -빚이지만- 집도 사서 살고 있다.

    갑자기 그냥 다 잊고 있던 기억이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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