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 가상한국 》
2030년 한국,
절친한 친구들인 재석과 제동, 정환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재석 : 벌써 졸업이구나...세월 참 빠르네...우리가 벌써 성인이 되다니...
제동 : 그러게 말이야...이제 우리도 책임이 생기는 거구나...
정환 : 훗, 녀석들...그래도 너희는 대학이라도 합격했잖아...난 이제 어쩌지?
재석 : 대학을 나와도 먹고 살기 힘든데 뭐...요즘 취업률이 10%밖에 안된대잖아.
제동 : 그래도 난...꼭 성공할거야...보란듯이 벤츠나 BMW같은 차 몰고 나타날거야.
정환 : 하하 꿈이 겨우 그거밖에 안되냐?
재석 : 아니 겨우 그거라니? 벤츠 되게 비쌀텐데...정환이 니 꿈은 도대체 뭐길래?
정환 : 훗, 난 말야...
제동 : ......
정환 : 돈을 엄청나게 벌어서... 꼭 말보로를 필거야...
재석, 제동 : 헉!!
재석 : 얌마 말보로 그거 졸라 재벌들만 피는거잖아.
제동 : 한 30년 전부터 담배값이 계속 올라서 웬만큼 부자라도 디스나 한달에 한갑 정도 핀다던데...
재석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사성그룹이랑 현다이그룹 회장만 말보로 핀다던데...
정환 : 훗, 짜식들...그러니까 내가 그만큼 성공한다는거잖아 카카캇, 나중에 니들도 한까치 줄께.
제동 : 녀석...꿈이 크구나...그래 너라면 할수 있을거야.
언제부터인가 담배값이 한푼두푼 오르기 시작하더니
고작 30년만에 담배값은 금값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대한민국 정부에서 그토록 바라던
전국민금연이 실현되어 있었다.
제동 : 재석이 넌 앞으로 뭘 할거냐?
재석 : 으응...난...일단 대학 합격했으니 학교를 다니고...공부를 열심히 해서...
정환 : 어...졸업하고 나서는?
재석 : 사성이나 현다이같은 기업에 취직할까 생각중이야...
제동 : 아니 뭐 뭐야? 얌마 왜 그렇게 목표가 낮아?!!
정환 : 그래 임마 너 정도의 수재라면 9급 공무원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텐데...
제동 : 9급이 뭐야! 넌 전국 1%안에 드는 수재 중 수재잖아! 그정도라면 7급도 무난하다구!!
재석 : 그래...뭐 9급이나 7급 공무원같은 화려한 직업도 좋지만...그래도 난 꿈이 있어...
정환 : 꿈이라는게 공무원을 포기할만큼 대단한거냐?
재석 : 우리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했어.
나는 내 손으로 전자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어...
비록 대기업에 취직하는게 하찮은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난 그걸로 꼭 성공하고 말거야...
제동 : 그래...하긴 너라면 그런 일을 해도 꼭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거야...
그나저나 정환이 넌 이제 어쩔거냐? 대학도 떨어졌으니...
정환 : 응...나는 그냥...어차피 대학도 떨어진거...아예 다 포기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좀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볼까 해.
재석 : 어떤 목표?
정환 : 후후...놀라지 마라. 난... 군대 갈거야!
제동 : 아 아니 뭐 임마? 야 좀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봐. 대학도 떨어졌는데 군대는 너무 힘들어.
재석 : 그래 정환아. 다시 한번 생각해봐. 요즘은 대학원 졸업자들도
입대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진다던데... 이제 나이가 나이니만큼 좀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봐.
정환 : 하하핫 아냐. 남자라면 꿈을 크게 가져야지. 아무리 힘들더라도 난 꼭 멋진 군인이 될거야.
제동 : 그래도...저번에 탤런트 송모씨랑 장모씨도 군입대시험 출제자한테 돈을 주고 입대했다가
병역비리로 결국 불명예제대했잖아. 그것 때문에 입대가 더 어려워졌다는데...
정환 : 그만큼 더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거겠지...난 죽어도 하찮은 대기업 사원 같은건 못하겠어.
조금이라도 더 크게 보고 앞으로 나아갈거야. 우리 다같이 힘내자.
제동, 재석 : 그래!! 우린 할수 있어!!
정환 : 그나저나 호동이 이녀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녀석이 걱정되네...
제동 : 그러게...비록 우리랑은 조금 다른 생활을 하긴 했지만 녀석도 불알친구인데...
재석 : 에휴...그녀석은 허구헌날 싸움질만 하고 공부에는 관심도 없었는데...
하다못해 의사같은 거라도 해서 앞으로 입에 풀칠이나 했으면 좋으련만...
녀석이 혹시나 나쁜 길로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정환 : 그래도...천성은 착한 녀석이잖아.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 그렇게 비뚤어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좋은 녀석임에는 틀림없어.
제동 : 그녀석 저번에 자기 홈피에 음악파일 올렸다가 소년원도 갔다왔잖아.
재석 : 그래...그리고 소문에는 질이 나쁜 애들이랑 어울려서 몰래 조리퐁을 먹기도 하나봐.
정환 : 뭐 뭐야? 조리퐁?!! 야 그건 범죄잖아!! 재수없게 여성부에 걸리면 감방 갈텐데...
제동 : 그래서 걱정이라는거지...뭐 소문일 뿐이니 확실치는 않다만...
그때 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호동의 모습이 보였다.
호동 : 어이~친구들~ 여기서 뭣들 하고 계시나?
재석 : 아 호동이 오랜만이다. 잘지냈지?
호동 : 나야 뭐 언제나 그랬듯이 쓰레기같이 살았지 킥킥. 너흰 수재라 좋겠다.
정환 : 음...그래...호동이 넌 이제 앞으로 어쩔거냐?
호동 : 나? 글쎄...나야 뭐 확실히 정해진 길 따윈 없지...
잘되봐야 어둠의 세계에서 짱먹는것 정도? 후훗, 어쩔수없어.
제동 : 얌마 그래도 뭔가 길을 찾아봐야지.
재석 : 그래...너도 이제 성인이니 할일을 한번 찾아봐. 우리도 도와줄께.
호동 : 하하. 내 비록 건달 찌끄래기지만 친구들한테 폐끼칠 수는 없지.
걱정마. 나도 다 생각은 있으니까.
정환 : 무슨 일을 할려고?
호동 : 으음...이건 비밀인데... 난...
MP3를 밀수해서 암거래를 해볼까 생각중이야.
제동 : 뭐? 임마 그건 안돼! 국내에 MP3반입은 저작권법으로 인해 금지됐잖아!!
재석 : 임마 넌 왜 꼭 불법적인 일을 하려고 하는거야? 다른 걸 해서도 충분히 먹고 살수는 있잖아!
호동 : 훗, 그래...먹고 살수는 있겠지...하지만 국회의원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나야.
그냥 먹고사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어. 그 더러운 피가 어디 가겠냐? 하하...
정환 : 이 임마...
호동 : 아...걱정마라. 이 천하의 강호동이 설마 걸리겠냐?
재석 : 너 임마 저번에 홈피에 음악파일 올렸다가 걸려서 소년원 갔다왔잖아.
호동 : 아 그 그건...;; 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이었어; 아주 가벼운 실수였지-_-
제동 : 그래...그래도 될수 있으면 불법적인 일은 하지 마라...친구인 우리들이 더 안타깝다.
호동 : 하하 걱정 말라구. 두고봐. 난 꼭 MP3밀매로 성공해서
최소한 디스플러스 정도는 입에 떡하니 물고 나타날테니 하하핫.
정환 : 그래 자식아. 꼭 성공하길 바란다. 그리고 제동이, 재석이 너희들도...
우리 꼭 성공해서 다시 만나자.
재석 : 그래... 우린 다시 만나는거야!
그렇게 네 명의 친구는 헤어졌다.
암울한 시대에 각자의 확고한 목표를 갖고...
언젠가 성공해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했다.
- 3년 후 -
호동은 할일없이 그저 집에서 빈둥대고 있었다.
MP3 밀매같은 것이 그렇게 맘먹은 대로 될리가 만무했다.
중국에서 밀수하던중 짱깨놈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그나마 가진 밑천마저 날려먹고
집에서 몰래몰래 조리퐁이나 까먹는 것이 그가 하는 일의 전부였다.
결국 그는 조리퐁중독자가 되어버렸고,
때때로 조리퐁이 떨어지게 되면 극심한 금단현상에 시달렸다.
그럴 때는 언제나 청계천 일대에 있는 암거래상을 찾아
비싼 값에 조리퐁을 사와야만 했다.
그날도 역시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억누르며
청계천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중이었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막 돌아가는 중에
무언가가 튀어나와서 그의 가슴팍에 부딪쳤다.
그리고는 힘없이 쓰러져버렸다.
뒤이어 너댓명의 장정들이 달려왔다.
" 훗, 윤택 이자식...드디어 잡았군 음하하하핫."
그리고 그들은 쓰러진 윤택이란 남자를 마구 짓밟기 시작했다.
호동은 피가 끓어올랐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쓰러진 사람을 저렇게 짓밟다니...
비록 백수건달이지만 그냥 모른척 넘어갈 수가 없었다.
" 그만들 하시지...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쓰러진 사람을 여럿이서 밟는건 너무 비겁하잖아."
" 훗, 넌 뭐냐 이자식. 다치기 싫으면 상관말고 가던 길이나 가라."
" 그렇게는 못하겠다."
" 아니 이자식이!!"
다섯 명의 장정들이 일제히 호동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호동도 학창시절부터 주먹이라면 자신있는 몸...
순식간에 다섯 명을 모두 쓰러트리고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며
남자가 쓰러진 쪽을 바라보았다.
윤택이란 남자는 어느샌가 일어나서 호동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택 : 으윽...자넨...누군가? 왜 날 도와주는거지?
호동 : 그냥 길가던 백수요. 내 비록 백수지만 비겁한 꼴은 못봐주거든. 그래서 그런거니 상관마쇼.
윤택 : 으음...실력이 보통이 아니던데...아까 그녀석들은 당나라당에서도 알아주는 주먹들인데...
호동 : 당나라당? 그럼 그놈들이 정치인들?
윤택 : 그렇다네. 아참 내소개가 늦었군...난 오나라당의 대표 윤택이라고 하네.
호동 : 오나라당 대표라면 현직 국회의원이군요...어쩐지 주먹들이 보통이 넘는다 했더니
다들 정치인이었군.
윤택 : 훗, 정치를 하기 위해선 주먹은 필수지. 그나저나 자네도 보통 실력이 아니던데...
우리 오나라당에 입당하지 않겠나? 운이 좋으면 국회의원까지 될수도 있고 말야.
호동 : 흥, 국회의원이라면 이제 이가 갈려요. 우리 아버지도 국회의원이었거든...
윤택 : 뭣이? 아버지가 국회의원? 아버님 함자가 어떻게 되시나?
호동 : 성은 강이고 이름은 도자를 쓰시죠. 강도.
윤택 : 아니 그렇다면 자네가 그 유명한 세금 날강도 강도의원님의 아들이란 말인가?
호동 : 우리 아버지를 아십니까?
윤택 : 알다마다...우리 오나라당의 최고의원이셨는데...
몇년전에 당나라놈들이랑 해외에서 내기골프를 치시다 혈압에 그만...
호동 : 예...골프치다 돌아가셨죠.
윤택 : 어쩐지 자네 얼굴이 낯익다 했더니 강도 의원님 장례식때 봤었던거 같구만...
허허...그땐 조리퐁에 찌든 얼굴이었는데...지금은 끊었나?
호동 : 훗, 아직...
윤택 : 그래...그건 그렇다치고...내밑으로 들어오는게 어떤가? 자네 정도의 배경이라면
공천은 무난히 받아서 빠른 시간내에 국회의원이 될수 있을거 같은데..
호동 : 흠...글쎄요...
윤택 : 잘 생각해보게.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더러운 직업이니 세금도둑이니 하지만
다 자기네들이 능력이 없어서 그러는거야. 어차피 우리 앞에선 굽신거리잖아 하핫.
호동 : (음...하긴...어차피 MP3 밀매를 하려고 했던 몸이니...
차라리 합법적인 도둑인 국회의원이 되는게 나을지도..)
윤택 : 어때? 한번 해볼텐가?
호동 : 예. 그러죠. 어차피 할일도 없던 차에...
윤택 : 좋아. 잘 생각했네. 이제 우린 같은 배를 탄거야 음하핫.
그렇게 호동은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 1년 뒤 -
재석과 제동, 정환은 오랜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정환 : 결국 이렇게 또 만나는구나 짜식들. 잘 지내지?
재석 : 그래. 우리야 뭐...
정환 : 재석이 넌 원하던대로 사성에 취직했다며?
재석 : 어...뭐 어차피 대기업에 취직하는거야 그리 어렵지 않으니까...그보다 제동이가 더 대단하지.
그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으니 말야.
제동 : 하하...뭘...4년 동안 죽어라 공부만 팠으니 당연한거 아니겠냐? 하핫...
정환 : 그래...9급 공무원이라니...정말 대단하다. 니가 제일 성공했구나 녀석...
제동 : 음...그래...정환이 넌 입대시험 이번에도 떨어졌다며?
정환 : 하하...말도 마라. 이번이 벌써 8번째다. 젠장...
재석 : 거봐 짜식아. 쉬운게 아니라고 했지? 오죽하면 유명연예인들도 돈주고 입대하는
병역비리까지 있겠어...에휴...
정환 : 젠장...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그놈의 출산가산점 때문에...
제동 : 그거야...어쩔수 없잖냐...출산을 하려면 최소 1년간은 꼼짝도 못하니...
그 기간을 보상해주기 위해서 그런 제도가 있는건데...
또 여성들은 신체조건도 불리하고 말야...
정환 : 제길! 그렇다곤 해도 엄연한 남녀차별이잖아! 우린 출산을 할래야 할수가 없다구!
그놈의 출산가산점만 안붙었어도 벌써 1~2년 전에는 입대를 할수가 있었는데!
재석 : 너무 자책하지마 임마...어차피 하기로 맘먹었으니 그정도는 감안을 했어야지..
그래도 3% 가산점 때문에 떨어졌으면 다음번엔 꼭 합격할거야. 걱정마라.
정환 : 그래 솔직히 이제 어느 정도 감도 잡히고 해서 크게 문제는 없는데...
억울해서 그러는거야... 말로만 남녀평등이고 도대체 출산가산점은 뭐냔 말야...
제동 : 다 정치하는 인간들이 썩어서 그런거지...제대로 된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확 바뀔텐데...
재석 : 아 그러고보니...호동이 녀석은 정치계로 들어갔나보더라.
정환 : 뭐? 그녀석이? 하긴...그녀석은 어릴때부터 싸움질만 했으니...
결국 그쪽으로 갈거 같더라구 젠장...어떻게든 말렸어야 했는데...
제동 : 그게 뭐 우리 잘못이냐? 호동이가 그쪽밖에 재능이 없는데...
어쨌든 합법적인 일이니 MP3 밀매보다는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지...
재석 : 합법적이긴 하지만 훨씬 위험하고 좋지 못한 일인데...
에휴...어쩌겠어...이미 공천까지 받아서 다음번엔 국회의원 출마도 한다더라...
정환 : 에이...이왕 이렇게 된거 확 그쪽에서 성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제동 : 그래...호동이 주먹이야 어릴때부터 알아줬으니...
몸싸움으로 짱먹는 국회에서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거야.
재석 : 그래...그러니 정환이 너도 힘내고 임마...너만 입대하게 되면 우리는 모두 자리가 잡히는거야.
제동 : 그래 힘내 임마.
세사람의 술자리는 이렇게
사회에 대한 푸념으로 저물었다.
요즘은 유머싸이트에 올라오는 글보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더 우스워서
한번 끄적여 봤습니다.
쓰고보니 별 재미는 없네요 ㅎ;
다음편을 쓸지는 장담 못하겠습니다.
굳이 원하시는 분들 없으면 안쓸려구요..
그냥 가볍게 읽고 넘어가주세요^^;
흐림없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