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수시로 오유를 눈팅하는 사람입니다.
관심가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베스트만 봐도 시간이 모자라긴 하지만
아무튼 오래 오래 봐왔고 공게도 제가 좋아하는 게시판 중에 하나라서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살면서 여기 글 쓰신 몇몇 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신기한 경험들을
해보았는데 그 중에서 분신사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동안 몇번이나 써볼까 했는데 망설인 것은 오래된 기억이라 분명 그중에서
일부는 저의 기억에서 왜곡이 되었을 수도 있고, 재미도 있으며 제대로 전달
할 수 있을 만큼의 글 솜씨도 없어서 이기도 하구요..
또 하나 망설인 이유는 너무 긴 이야기 일것 같아서 입니다.
분신사바를 처음 접하고 거의 한달 이상을 매일 경험하면서 파고 들었으니까요..ㅎㅎ
고등학교 3학년 이맘때 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반 아이 두명이 노트를 가운데 두고 펜을 서로 맞잡고 조그맣게
원을 그리면서 중얼중얼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쯤 영화 여고괴담에서
분신사바 이야기가 나왔다는 얘기는 나중에 들었지만 저는 뭐하는지 몰라서
가까이가서 뭐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구경하던 다른 친구가
설명을 해주더 군요. 처음에는 '별... 뭐하는 짓이야ㅋㅋ' 이런 생각으로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왔습니까.. 오셨으면 O로 가주세요"
하는데 가운데서 원을 그리던 펜이 조금씩 조금씩 이동하는 거였습니다.
그때도 저는 "야 장난 하지마라ㅋㅋ 느그가 움직이는거 아니가" 이러면서
당연히 믿을 수가 없었죠... 그러다 제가 그 두 친구중에 한명한테
"내랑 같이 해보자.. 내랑 해도 움직이나 보자" 고 했습니다.
역시나 펜은 움직였고, 그래도 저는 여전히 믿을 수가 없었으며 저랑 같이 한
그 친구가 의심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미스테리를 원래부터 좋아하기도 했으며
뭔가 한번 꽃히면 끝까지 파고 드는 성격이라 그때 당시 저랑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야! 니 분신사바 아나?? 이거 일케일케 하면 귀신이 대답해 준다던데??"
이러니까 "도라이가?? 니 그런거 믿나??" 하더군요 ㅎㅎ 얘상된 반응이었습니다.
"근데 좀전에 다른애 둘이서 했는데 좀 움직이던데?? 그래서 내랑 해봤는데 움직이더라.."
"미친 ㅋㅋ 그래서??"
"니는 이거 안 믿제?? 절대로 안 믿제?? 나도 이거 안 믿거든??
근데 만약에 우리 둘이서 해서 이게 움직이면 어케되는 거고...??
같이 함 해볼래?? 그냥 가운데서 원만 그리고 절대로 움직이지 마라
나도 절대 안움직일꺼다 해보자"
"ㅋㅋ그래 해보자"
이렇게 시작된 우리 두사람의 분신사바가 엄청난 화제를 일으킬 줄은 전혀 얘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둘은 연습장에 O와X를 커다랗게 그려두고 그 가운데서 손을 맞잡고 펜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친구가 알려준 주문을 중얼 거리면서 또 물어봤습니다.
"오셨으면 O로 가주세요" (ㅎㅎ 쓰면서 약간 오글거리네요...남고생들이...)
그러자 펜이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이건 제가 아까 본 두 친구가 하던 것과도
제가 그 중 한 친구랑 해본 것과도 다른 것이었습니다.
앞의 두 경우는 스믈스믈 조금씩 이동하는 듯 마는 듯 그렇게 움직였는데
이번엔 쑥 쑥 쑥~ 힘차게 원을 그리면서 빠르게 이동 하는 거였습니다.
일단은 끝을 내고 (분신사바는 끝 낼때도 허락을 받고 끝을 내야 된다고 처음에 가르쳐 준
친구가 그러더군요.. 안그럼 저주에 걸린다고 했던가..?? 암튼 이건도 나중에 나옵니다.)
"야~!!! 머고??"
저보다도 친구가 먼저 소리치더군요
"니가 움직였자나..내 팔이 끌려갔다고"
"뭐라하노 니가 끌고 갔자나..."
"미칬나 내가 왜 이걸 움직이겠노?? 이거 내 속이는거제??"
"진짜 니 아이가?? 아나... 나도 진짜 아니다... 진짜가??"
서두가 길어졌네요..
아무튼 그렇게해서 이게 원심력에 의해서 저절로 움직이는 걸 수도 있고
또 같이하고 있는 두 사람의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움직이는 걸 수도 있겠지만
확실하게 파해쳐 보자고 친구를 꼬셔서 계속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억나는 일화들만 써도 너무 많아서.. 엄청 길어 질 것 같은데요..
일단 처음에는 연습장에 O와 X 만 그려두고 시작한 것이
질문이 많아지고 O와 X만으로 대답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
다음날엔 스케치북을 사와서 0부터 9까지 숫자도 적어두고
마지막에는 스케치북의 중앙에는 O, X를 크게 왼쪽에는 세로로 0,1,2,3,4
오른쪽 세로에는 5,6,7,8,9 를, 위쪽에는 가로로 자음을
아래쪽에는 모음을 다 써두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이 성별이 뭐냐, 나이가 어떻게 되냐, 등등 시덥잖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온갖 질문들을 다 해봤습니다. 초반에는 할때마다 다른 사람(?)이기도 하고
같은 사람(?)이 또 대답할 때도 있어서 어떤 시스템으로 대답을 해주는지를 알아봤는데요
알아낸 것은
첫째, 처음에 부를때 주문(?)을 외우는데 그거 없이도 그냥 되더군요.
둘째, 우리가 펜을 잡고 부르는 의식을 하면 자기들도 모여든고 합니다.
셋째, 대답해주는 사람(그냥 사람이라고 할께요^^:)은 아무나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의식이 진행중이더라도 대답하는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냥 하고 싶은 사람이 하는 듯)
넷째, 성별도 다르며 나이도 다양하여 0세 부터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0세 등의 아기들은 대화가 잘 안통해서 성별과 나이 외에는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다섯째, 국가도 다양합니다. (이야기 해본 사람은 일본, 러시아 뿐이었지만요^^; 역시나 성별 나이
외에는 대화가 잘 안통해서 겨우 알아낸 것이 일본 사람, 러시아 사람이라는 것만..)
여섯째,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는 죽었을 당시의 나이를 말하고 다양한 시대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초반에 알아낸 것은 이정도구요. 이걸 알아내려고 엄청난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대화를 주고 받는다기 보단 유도 심문을 하고 O, X, 숫자, 간단한 명사, 정도의 대답을 듣는거라..)
그중에 위에 써둔 끝낼때 마다 허락을 받고 끝내야 된다는 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것저것 질문하다 누군가가 볼펜을 움직이는거 말고 스스로 물리적인 힘을 사용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해보라고 했죠. 모두들 조용해졌습니다.
이미 이때 쯤에는 소문이 많이 나서 다른반에서도 오고 주변에 아이들이 구경하느라 바글바글,
시끌시끌 했었는데요. 다들 조용히 지켜봤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더군요.
옆 책상에 누워있는 볼펜을 굴려보라고 시키고, 책장을 한장만이라도 넘겨보라고 시키고
창문이 닫혀 움직일리 없는 커튼을 움직여보라고 시켰는데 그때마다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더군요. (이때부터 '아.. 이들도 사람이니까 거짓말도 할 수 있겠구나..' 했습니다.)
안그래도 끝낼때마다 허락 받고 끝내는게 귀찮았는데 그냥 허락 안받고 끝내면 안되냐고
저주라는게 진짜 있는 거냐고 끈질기게 물어봐서 그냥 끝내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거의 드물지만 물리력을 사용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긴 하더군요.
저주는 잘 모르겠습니다.. 근데 한 친구가 겪은게 있긴한데.. 저주라기엔 ..
얘기가 옆길로 새겠네요.. 암튼 이렇게 해서 끝낼때도 그냥 끝내고 일일이 존대말로 하기도 힘들어서
편하게 말하기로 하고 더 많은 질문들을 해봤네요
물론, 이때도 반신반의 하던때라 분신사바의 정체를 알아내려는 질문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위에 친구가 겪은 얘기는 진짜 초반에, 소문이 나기 전에 우리끼리 모여서 분신사바를 하고 있는데,
뭘 물어 봐야 할지도 막막할 때 친구가 장난으로 이중에 제일 못생긴 사람쪽으로 가보라고 했었는데
그 친구에게로 펜이 원을 그리면서 씩씩하게 갔습니다.ㅎㅎ
당연히 그때는 분신사바는 말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었고 (저 역시도..) 그래서 그 친구도
장난으로 "미친~ 야!! 귀신 XX !!" 막 이러면서 욕을 했었지요.. 그때 대답하던 사람은 나이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기였는데요....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그 친구가 반쯤 사색이 된 얼굴로 혹시 어제 그 아기귀신 다시 불러볼 수 있냐고
하더군요.. 저는 장난 치냐면서 왜 그러냐고 하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밤에 집에 가는데 분위기가 싸~하더라.. 가다가 갑자기 검은 고양이도 튀어나오고..
아무튼 집에 가서 씻고 잤는데... 꿈에서 어떤 애가 계속 내를 노려보고 있더라..
뿌연 배경에.. 한 3미터? 5미터? 앞쪽에 어떤 애가 서서 내를 노려보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노려보기만 하고 나도 고개도 못돌리고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마주보고 서 있었다.. 씨X...
아침에 엄마가 깨울 때 까지....계속..."
"허... 진짜가...?? 장난치는거 아니가...??"
일단 다시 분신사바를 했고 어제 그 아이를 찾으니까 바꿔주더 군요. (무슨 전화처럼 다른 사람이 대답해
달라고 하면 해줍니다. ㅎㅎ^^;)
그 아이가 맡는지 확인하고 어제 욕해서 화났냐고.. 혹시 그래서 꿈에 찾아 간거냐고.. 물어보고
그 친구가 진짜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제 안그럴테니 꿈에 찾아오고 그러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구요..
직접 하고 있는 저도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ㅎㅎ.. '이게 진짠가.. 머지..??' 계속 그런 의문을 가진 채로
'더해봐야겠다. 확실히 파헤치지는 못하겠지만 알아 볼 수 있는데까지는 다 알아보고 싶다..'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만 쓸게요. 더 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서 보시는 분들도 피곤할까봐...
다른 일화들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면 다음에 뒷 이야기를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역시나 마무리가 어렵네요^^: 그럼 모두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