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라이흐(벨기에)
한국의 시장
나는 북적대는 한국의 시장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거기에는 갖가지 색깔과 상기된 사람들, 소음과 향기, 쉼 없이 움직이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손수레가 있다.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있고, 포장마차 요리사도 있다. 시장의 역동성은 나에게 그림을 그리고, 기록하도록 만든다. 배고픔을 주는 시장은 동시에 삶에 대한 욕망도 선사한다. 어서 나에게 종이와 붓과 물감을 달라. 젠장, 이 캔버스는 너무 작잖아! 아, 한국의 시장. 광란과 혼돈의 풍요가 넘실거린다. 내 스튜디오의 아름다운 혼돈처럼. 거대한 벽화.
지하철
까만 머리를 뒤로 넘겨 느슨하게 묶고 핑크색 비단한복으로 몸을 감싼 채 지하철에서 잠이든 아름다운 어머니만큼 매혹적인 광경은 없을 것이다. 어머니가 자식을 무릎에 앉혀 껴안고 있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아이를 보살피는 자애로운 어머니가 아이에게 사랑의 입맞춤을 한다. 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어머니, 그리고 행복한 아이들!
카렌 프리그(캐나다)
교통정체
한국의 교통정체를 묘사하면서 여자 운전자에 대한 선입견을 표현했다.
제인 아이비(미국)
광(光) 시리즈
상갓집의 늦은 밤에 한 쪽 구석에서는 화투 치는 소리가 한참이다. 진한 붉은 색의 면 뒤에는 화려한 그림들이 그려져있다. 오광(五光) 속에 숨어있는 오징어의 춤사위.
준이치로 이시이(일본)
What makes Korea? What makes a korean?
대도시의 모습은 점점 같아지고 있다. 모든 도시들이 편리하고, 깨끗하고, 더욱더 안 락해진 반면 그 도시 고유의 특색이 사라지고 있다. 대도시가 갖추어야 하는 시스템들이 결국 도시의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고유색을 잃어버린 채 동일화되어가는 것이 대도시의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서울은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있는 도시이다. 온통 새로 지어진 높은 건물들로 가득 차 있다. 만약 한 동안 서울을 떠나 있다가 돌아온다면 아주 많이 달라진 서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마치 환상의 영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말이다. 이번에 나는 실재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대신 영상이나 음향같은 비물질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서울의 이런 분위기를 재창작하려고 했다.
에릭샌딜(터키/호주)
호랑이를 탄 남자
호랑이를 타고 있는 남자는 고귀한 신분을 뜻한다. 높은 신분의 사람은 상징적으로 권위 있는 동물을 타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곤 했다. 묘지로 가는 죽은 사람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내세로 가는 영혼을 호위해 준다. 실제로 모구는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경축할만한 삶의 기쁨과 함께 한다. 여기서 보여지는 구조물과 그림, 종이의 결합은 이 시리즈에 있는 여덟 가지 그림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이본보그(호주)
아버지
아버지는 한국말로 아빠란 뜻이다. 한때 가정 내의 최고 권위자이기도 했던 아버지는 서구화로 인해 그 위상을 빼앗겼다. 포장지의 옛날 문구가 그 변화를 상기시킨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존재이기를 원하지만 권위를 잃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심천
청주의 무심천에 찾아온 계절의 변화를 그렸다.
개 시장
청주에서 우연히 개 시장을 보게 되었는데,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문화적인 차이를 발견했다. 그동안 나는 양치는 개처럼 개를 사람들을 돕는 동물 혹은 사람들의 친근한 친구로만 생각해왔다. 최근의 한국 역사, 특히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한국전쟁을 겪고 나서 식량부족과 궁핍한 삶이 한국인으로 하여금 개를 먹게 한 것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