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일 전이다. 내가 갓 오유를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초보 리플러 놀이 할때다.
PC방에서 자료를 검색하는 길에, 베스트를 올리기 위해 추천을 구걸 하여야 했다.
옆자리에 자게에 죽치고 수다들 떠는 폐인이 있었다.
자료을 하나 올리고 가려고 토스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굉장히
귀찮아 하는 눈치 같았다.
"검색은 해보고 왔지현?"
"어차피 자료는 돌고 도는거 아닙니까?"
"중복은 안되지현"
"좀 토스 해줄 수 없습니까? 다른 분은 재탕 삼계탕 해먹던데..." 했더니,
"자료 하나로 베스트 가는게 그렇게 쉽겠소? 싫으면 다른사람에게 사정해 보우"
대단히 XXX 없는 폐인이었다.
추천 해달라고는 못하고 토스만 해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내 마우스를 잡더니 열심히 자료를 살펴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닥치고 더블클릭 하는 것 같더니,
시간이 지나도록 이리 클릭하고 저리 클릭하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다이렉트로 토스 하면 다 될 건데, 자꾸만 스크롤 바만 위 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토스 해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PC방에서 선불 요금이 종료되는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베스트 안 가고 보류 게시판 가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성인 사이트에 링크가 되 있는지 확인하고, 바이러스나 애드웨어를 살펴봐야 지현?"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자료 올리는 사람이 이만 좋다면 그만이지 당신, 운영자이시구먼,
폐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 부탁하우. 난 토스 안하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네티즌 놀이 할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PC방 정직원 님하에게 5분만 연장해 달라고 말하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살펴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DB에러가 나고 치명적인 오류가 난다니까. 자료란 제대로 토스해야지,
토스하다가 토스취소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자료 화면 뜬 것을 숫제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클릭하여
태연스럽게 소스를 보고 태그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흥분해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자료를 보고 이리클릭 저리 클릭 하더니 다 됐다고
토스 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유머 자료다.
리플 달 시간을 놓치고 베스트 만 봐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토스를 해 가지고 유머가 남아 날 턱이 없다. 네티즌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추천만 되게 짜게 누른다. 네티켓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토스맨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옆를 돌아다보니 폐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모니터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본좌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눈매와 딸 근육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자게 폐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다음날 와서 내 자료를 검색해봤더니, 리플러 들이 자료는 이쁘게 태그했다고 야단이다.
중복이라도 처음꺼 보다 더 재밌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리플러들의 설명을 들어 보니,
와레즈 링크로 걸면 얼마 못 가서 자료가 인식이 잘 안되다가
엑박으로 보이며, 무리하게 포탈사이트로 링크걸면 네이버 소년이 잘 웃고 물음표가 나오기 쉽단다.
URL을 항상 UTF-8로 체크 안해도 이렇게 잘 나오는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폐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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